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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토록 평범한 미래

[ EPUB ]
리뷰 총점9.7 리뷰 3건 | 판매지수 1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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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종합 70위 | 소설 2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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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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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63.5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1.4만자, 약 3.7만 단어, A4 약 72쪽?
ISBN13 9788954688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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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이토록 평범한 미래
난주의 바다 앞에서
진주의 결말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엄마 없는 아이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사랑의 단상 2014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해설 | 박혜진(문학평론가)
바람이 불어온다는 말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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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오랫동안 단편소설을 쓰지 않았다. 쓰고 싶은 게 없을 때는 쓸 수 없다. 그러다가 2020년이 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쓸고 나자 뭔가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떤 이야기가 쓰고 싶었느냐고 묻는다면 메리 올리버의 다른 시 「골든로드」의 한 구절을 들려줘야겠다. 그는 “빛으로 가득 찬 이 몸들보다 나은 곳이 있을까?”라고 썼다. 이 경이로운 문장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 나는 잘 알게 됐다. 직전의 시구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삶이라는 힘든 노동은/어두운 시간들로 가득하지 않아?”

‘어두운 시간’이 ‘빛으로 가득 찬 이 몸’을 만든다. 지금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이런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언젠가 우리의 삶이 될 것이다.

eBook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호**로 | 2023.03.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평이 좋아서 구매한 책이다. 솔직하게 앞부분은 잘 읽히지 않았고 난해하다 생각됐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한동안 또 책을 읽지않고 다른 잡다한 것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리라. 문장이 하나하나 아름답고 무게를 지닌다는 점이 작가님의 다른 책 또한 찾아보게 만들었다. 글을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쓸데없이 글자로 남 푹푹 찌르기 잘하는 까칠한 나로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존경;
리뷰제목

평이 좋아서 구매한 책이다.

솔직하게 앞부분은 잘 읽히지 않았고 난해하다 생각됐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한동안 또 책을 읽지않고 다른 잡다한 것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리라.

문장이 하나하나 아름답고 무게를 지닌다는 점이 작가님의 다른 책 또한 찾아보게 만들었다. 글을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쓸데없이 글자로 남 푹푹 찌르기 잘하는 까칠한 나로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세계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랑은 뭘까.

흔하디 흔해서 이제는 노래나 드라마 주제로도 식상한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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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s******c | 2023.02.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8편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한편한편이 쉽게 다음 편으로 넘어가게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다시 곰씹고 싶어서 책을 다 덮고도 다음 책으로 쉽사리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여러 사람의 인생이 8편의 단편에 오고가는데, 그 중 이 문구가 마음에 와서 박혔다. 아무 일 없을 수는;
리뷰제목
이토록 평범한 미래 - 김연수


8편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한편한편이 쉽게 다음 편으로 넘어가게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다시 곰씹고 싶어서 책을 다 덮고도 다음 책으로 쉽사리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여러 사람의 인생이 8편의 단편에 오고가는데, 그 중 이 문구가 마음에 와서 박혔다. 아무 일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갈 수는 있다. 이게 지금 내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연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만, 내 삶은 결코 아무 일 없었을 때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렇기에 내 삶이 아무 일 없는 삶일 수도 없다.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어쩌겠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걸.

일어날 수 없을 법한 우연을 "소설 같은 일"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그런 우연이 종종 등장한다. 오랜 시간 못만나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 이전의 시간을 돌아보는 일.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삶도 소설 같아질까.


[책속으로]

실제로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모를까, 그걸 언어로 변환한 이상 그 진의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이야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이야기의 형식은 언어다. 따라서 인간의 정체성 역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진다. 이렇듯 인간의 정체성은 허상이다. 하지만 이렇게 규정하는 것도 언어이므로 허상은 더욱 강화된다. 말로는 골백번을 더 깨달았어도 우리 인생이 이다지도 괴로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오래전에 비트겐슈타인의 책에서 ‘그러나 당신은 실제로 눈을 보지는 않는다’라는 문장을 읽고 그 혜안에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한 적이 있어요. 우리는 원하는 걸 다 볼 수 있지만, 그것을 보는 눈만은 볼 수가 없죠. 보이지 않는 그 눈이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않을지를 결정하지요. 그러니까 다 본다고는 하지만 사실 우리는 우리 눈의 한계를 보고 있는 셈이에요. 책을 편집하다보면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모든 문장은 저자의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는 한계의 한쪽에서만 나오죠. 그래서 모든 책은 저자 자신이에요. 그러니 책 속의 문장이 바뀌려면 저자가 달라져야만 해요.”

“그렇다면 제가 달라져야 이런 풍경이 바뀐다는 뜻인가요?”

“그게 내 앞의 세계를 바꾸는 방법이지요. 다른 생각을 한번 해보세요. 평소 해보지 않은 걸 시도해도 좋구요. 서핑을 배우거나 봉사활동을 한다거나. 그게 아니라 결심만 해도 좋아요. 아무런 이유 없이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거나. 아주 사소할지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겠다고 결심하기만 하면 눈앞의 풍경이 바뀔 거예요.”

진호씨가 말했다. 그건 무척이나 놀라운 말이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대부분의 말은 듣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어떤 말들은 씨앗처럼 우리 마음에 자리잡는다.


메이저리그 투수가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이기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지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 지기만 하는 인생도 나쁘지 않아요. 중간에 선택을 바꾸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바다에서 밤새 바람이 불어왔는데, 덜컹거리는 문을 열고 나가보면 바람의 반은 눈송이들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세상을 거울이라고 생각해왔다. 자신의 내면에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도 어딘가 뒤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믿음에 가까웠지만, 그는 늘 눈앞에 펼쳐진 세계의 모습을 통해 지금 자신의 내적 상태를 점검하곤 했다. 거리의 풍경을 면밀히 살펴보거나 들리는 소리에 자세히 귀를 기울이는 건 그의 오랜 습관이었다.
그러므로 자연이 무섭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었다


자연을 닮아 인생의 나날로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비와 눈과 바람 같은 일들이 느닷없이 벌어지곤 했다. 그때마다 그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짜려는 소설가나 숨겨진 의미를 알아내 불가해한 것들을 상징으로 만들려는 시인처럼 자신의 인생사를 설명했다. 그


정미가 죽은 뒤로 마음의 가장자리는 매 순간 조금씩 시간에 쓸려 과거로 떨어지고 있었다.


“밤의 세계는 하나의 세계로, 밤은 밤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다. 인간은 백오십 리 높이의 대기권에 짓눌려 그 육체적 기관이 저녁이면 피로하게 된다. 피로해진 인간은 누워 휴식한다. 육체의 눈이 감기는 바로 그 순간, 생각보다 그리 무기력하지 않은 머릿속에서 또하나의 다른 눈이 열린다. 미지의 세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모르고 지내던 세계의 어두운 사물들이 인간의 이웃이 된다”라고 빅토르 위고는 『바다의 일꾼들』에서 썼다.


과거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잘 알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면 미래의 아름다움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움,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모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아름다움이다. 이 미래의, 두렵지만 우리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건 우리에게 밤이 찾아와 피로해진 우리 육체가 잠들 때다. 과거라는 이름의 유령들은 잠든 우리 곁을 지키지만, 이제 우리는 거기에 없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깨어난다.


꿈은 밤의 수족관이다.


지구의 나이 사십육억 년을 일 년으로 치면 한 달은 약 사억 년, 하루는 천삼백만 년, 한 시간은 오십오만 년이 된다. 그런 식으로 따져보면 공룡은 12월 11일에 나타나 16일에 사라졌고, 인류는 12월 31일 저녁 여덟시에 처음 등장해 열한시 삼십분이 되어서야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그리고 현대문명은 자정 이 초 전에 시작됐다.


‘캇땀 호 가야’는 인도말로 ‘다 끝났어’라는 뜻입니다. 인도에서는 모래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그 말을 한다네요. 그래서 언젠가 사막에 가면 나도 그 말을 해봐야지 생각했거든요.”


모든 믿음이 시들해지는 순간이 있어. 인간에 대한 신뢰도 접어두고 싶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때가. 그럴 때가 바로 어쩔 수 없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할 순간이지. 아무리 세찬 모래 폭풍이라고 할지라도 지나간다는 것을 믿는, 버스 안의 고개 숙인 인도 사람들처럼. 그건 그 책을 읽기 전부터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였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지금도 책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그분들은 왜 그렇게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할까? 나는 왜 같은 이야기를 읽고 또 읽을까? 그러다가 문득 알게 된 거야, 그 이유를.”
“이유가 뭔데?”
“언젠가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되기 때문이지.”


명준이 이제는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얼굴은 유동한다. 흐르는 물처럼 시간에 따라 조금씩 과거의 얼굴에서 미래의 얼굴로 바뀌어간다. 그렇게 우리의 얼굴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 덕분에 거기 희망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게 예술이 하는 일이라고도. 배우는 표정으로 그 시간적 간극을 압축해 조명 아래에서 드러내 보인다


그녀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아버지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건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인생에는 있는 법이다.


희진은 당장 울음을 그치고 싶었으나 그건 마음먹는다고 되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었다. 울음의 주도권은 울음이 쥐고 있었다.


이 글을 끝내면서 내가 진정으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뿐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사랑은 ‘빠진 상태’라는 것이다.”*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사랑에 관한 연구』, 전기순 옮김, 풀빛,


‘고립은 자신에 대한 애착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타인을 멸시하기에 비극을 초래한다. 하지만 고독은 우리 자신으로부터도 이탈하는 것이다. 이 이탈을 통해 각 존재는 공통의 시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때 다산은 삼십오 년 뒤, 그러니까 세상을 떠날 무렵의 자신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못했겠지. 하지만 유배에서 돌아와 죽음을 앞둘 때의 다산은 분명 삼십오 년 전의 자신을 생각했을 거야. 과거의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왜 미래의 우리는 생각할 수 없을까? 그간 중단했던 내 신앙 공부를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할까 해.


여기 있지만 저기에도 있는 사람. 그날은 내가 소설가에 대한 정의를 얻은 날이기도 하다.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다른 세계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


미래를 기억하는 사람은 세 번의 삶을 살게 된다. 과거에서 현재로 진행되는 첫번째 삶, 과거를 기억하며 거꾸로 진행되는 두번째 삶, 그리고 두번째 삶이 끝나고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진행되는 세번째 삶. 그런데 이 세번째 삶은 첫번째 삶과는 다르다. 그 안에 미래가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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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이토록 평범한 미래-김연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2.12.03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김연수의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과 해설,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 나면 '수록 작품 발표 지면'이라는 페이지와 마주할 수 있다. 소설이 언제 쓰이고 어디에 실렸는지를 보다가 2014년과 2022년이라는 연도를 주목한다. 2014년에 두 편을 쓰고 2020과 2021년에 각각 한 편 나머지 네 편은 2022년에 쓰였다.    2014년과 2022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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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과 해설,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 나면 '수록 작품 발표 지면'이라는 페이지와 마주할 수 있다. 소설이 언제 쓰이고 어디에 실렸는지를 보다가 2014년과 2022년이라는 연도를 주목한다. 2014년에 두 편을 쓰고 2020과 2021년에 각각 한 편 나머지 네 편은 2022년에 쓰였다. 

 

2014년과 202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다들 한 번씩은 무너졌고 무너진 김에 일어나지 못하고 오래 울었을 거고. 누군가 혹은 각자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 앞인지 뒤인지 모르지만 일단 걸어갔을 수도 있고. 안녕한지 묻는 게 미안해 어색한 웃음을 인사 대신 나누던 시간들이었다. 

 

소설가는 소설을 쓰지 못했던 거다. 써보려고 시도했고 안간힘을 다해 문장을 적어갔을 테지만 문장은 버려졌을 거라는 짐작을 한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 실린 소설들은 사랑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8년의 공백을 메운다.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슬픔에 미래를 떠올릴 수 없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2022년에도 여전히 가슴 아프다. 그들에게 내일이 있다는 걸 누군가가 말해주기만 했어도,라는 걱정의 마음으로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쓰였다. 

 

죽음이 암시되는 미래를 거부하고자 현재를 끝내기 위한 연인들이 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다가 흩어지고 부서지고 소멸되는 것이라 믿는다. 곧 힘든 시간이 지나갈 거야 막연한 믿음조차 서로에게 주지 못하자 죽음을 선택하기로 한 젊었던 시절의 자신들. 예언자의 말처럼 세계는 끝장나고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리라는 절망만을 노래처럼 들려주던 우리들이 소설에 있다. 

 

배가 뒤집히고 단 한 명도 그 안에서 구해내지 못 한 참혹한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지나 미래의 시간에 안착했다. 그럼에도 미래는 '이토록 평범한' 걸 그때는 짐작할 수 없었다. 짐작할 수 없어서 자꾸 울었다. 소설 속 인물은 달에 도착할 수 없어도 달에 가는 것처럼 걸을 수는 있다는 말을 듣고는 결심을 한다. 완벽한 결말은 없어도 완벽한 절망은 존재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걸 각성했기에. 「엄마 없는 아이들」의 제목을 오래 들여다 보았다. 엄마 없는 아이들은 어디에나 있다고 알려주기에. 

 

사랑의 상실을 겪어내고 이별 후에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면 바다에 가지 않더라도 바다를 그리워할 수 있다면 두 번째 바람을 맞으며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과거는 지나가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시도 때도 없이 개입하며 나를 살게 한다는 걸 떠올리면 된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거라고 소설은 말하고 있어서 그 바다에 두고 온 사랑과 슬픔을 함께하며 좋았던 추억을 자꾸 들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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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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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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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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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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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0 | 2023.03.04
구매 평점5점
김연수작가만의 따뜻한 다정함은 여전하군. 위로와 힘이 되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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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c******s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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