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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 난다 | 2022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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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46g | 124*210*30mm
ISBN13 9791191859379
ISBN10 119185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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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우리의 삶이 한 편의 시와 같다면] 시를 읽는 일은 인생을 읽는 일, 『인생의 역사』는 시로 다시 겪게 되는 생의 순간, 걷게 되는 사색의 걸음을 담는다. “나는 인생의 육성이라는 게 있다면 그게 곧 시라고 믿고 있다.” 말하는 평론가 신형철은 스물다섯 편의 시를 소개하며 그 행과 연 사이를 흐르는 운율에서 삶을 읽어낸다. -에세이 PD 박형욱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가 조금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 그랬던 시들 중 일부를 여기 모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책의 가장 심오한 페이지들에는 내 문장이 아니라 시만 적혀 있을 것이다. 동서고금에서 산발적으로 쓰인, 인생 그 자체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내가 겪은 시를 엮으며」중에서

사랑 따위 아무 의미 없다는 말이 아니다. 격정으로서의 사랑이 덧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진실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 천사가 껴안으면 바스러질 뿐인 우리 불완전한 인간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그를 ‘살며시 어루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사랑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자세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관계 속에서 인간은 누구도 상대방에게 신이 될 수 없다. 그저 신의 빈자리가 될 수 있을 뿐.
---「연인들에게 묻는다, 우리의 존재를」중에서

언젠가 기타노 다케시는 말했다.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을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는 것은 모독이다.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났다’가 맞다.” 이 말과 비슷한 충격을 안긴 것이 히라노 게이치로의 다음 말이었다.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끼리의 연결을 파 괴하는 짓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저 말들 덕분에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게 됐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중에서

나의 대답은,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래야 한단 말인가.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한번 놓친 길은 다시 걸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이 시는 말하지만, 작품은 길과 달라서, 우리는 시의 맨 처음으로 계속 되돌아가 작품이 품고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남김없이 다 걸어도 된다. 다행이지 않은가. 인생은 다시 살 수 없지만, 책은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사랑하고 대부분 오해하는」중에서

그러므로 내가 당신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이 세계가 흡수해도 안전한 것임을 미리 확인하고 당신에게 그것을 주는 일이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의 안전함을 먹는 일이 된다. 그러고 보면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먹었다’라는 첫 시집의 제목은 그의 첫 시집이 ‘자기’를 돌보는 불가피한 단계의 산물임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제 그는 ‘당신’을 돌보는 사람이 되었다.
---「돌봄, 조금 먼저 사는 일에 대하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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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내게도 생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만났던 시들이 있다. 그 시들의 목소리를 이어보니 과연 인생의 역사가 됨을 깨닫는다.
- 채사장 (작가)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시 속에 인생이 있다는 말은 부풀려진 관념도 채색된 낭만도 아니다. 역사가 시간과 공간의 대화라면 인간은 그 언어이고 시는 그 기록이다.
- 신용목 (시인)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잠자고 있는 내 영혼에 찬물을 끼어 얹는다. 전신이 젖었다. 강을 건너 앞 산 밑을 걸었다. 땅을 보며 걷는다. 아! 이 곳에서 태어난 인생은, 시는 얼마나 쉬운 것인가.
-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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