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0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380g | 152*213*14mm |
ISBN13 | 9788960907775 |
ISBN10 | 8960907774 |
발행일 | 2022년 10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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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380g | 152*213*14mm |
ISBN13 | 9788960907775 |
ISBN10 | 8960907774 |
MD 한마디
[한 가족의 기록이 기도가 되기까지]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감독의 첫 산문집. 아버지-북의 가족들-어머니로 이어지는 재일코리안 가족 다큐멘터리 3부작을 완성한 저자는 영화로 담지 못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한 가족의 기록을 곱씹으며 ‘어머니의 기도‘처럼 결국엔 모두가 잘 지내기를, 기도하게 되는 이야기. - 에세이 PD 이나영
작가의 말│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책의 용어에 대하여 1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 이카이노 여자들 미국 놈, 일본 놈, 조선 사람 부모밖에 못 하지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 가족 여행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할머니,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평양으로 아버지의 칠순 잔치 잔인한 질문 우리 영희 착하지 2 카메라를 꺼주세요 선화의 미소 시냇물 굽이굽이 어디로 가나 이 사람은 내 고모입니다 기타 치는 새엄마 필사적인 전화통화 마지막 인사 매일 잘 먹고, 조금 웃자 아버지 옆에 누워 3 모든 행위가 기도였다 기억의 실을 손으로 감듯 세포에 스며든 노래 어머니, 스무 살 또 한 명의 주인공 닭 백숙을 나눠 먹으며 건오 오빠의 죽음 어머니의 증언 충성의 노래 70년 만의 제주도 초상화 치우던 날 부치지 못할 편지 어머니의 기도 〈수프와 이데올로기〉 추천의 말 |
양영희 작가님의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작가님, 아니 감독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감독님의 가족사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축소하고 응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의 삶과 가족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너무 흥미롭고 또 재밌지만,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있다. 영화 쪽에 관심이 있거나 종사자라면 '양영희 감독'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 한편도 관람하지 않았다. 최근 가족 다큐멘터리 3부작의 끝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개봉했지만 관람하지 않았다. 개봉쯤 아는 기자분이 양영희 감독 인터뷰 후기를 들러주었다. 그때 솔깃했다. 선입견이란 무척 힘이 세다는 것을.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수프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극영화 <가족의 나라> 그 어느 것도 보지 않았다. 오직 그 기자님의 인터뷰 후기를 듣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영화를 보기 전 에세이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단숨에 읽었다. 가족 이야기에 오랜만에 눈물 콧물 다 빼면서 펑펑 울었던 게 오랜만이다.
앉은 자리에서 오랜만에 완독한 영화였고, 후반부로 갈수록 거의 눈물이 앞을 가려 글씨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 70여 년이 이 가족의 역사와 맞닿아 있었던 거다. 근현대의 비극이 가족에게 미친 영향력을 훑어본다.
왜 선입견이 생겼는지 생각해 봤다. 이유는 북한, 재일코리안이 낯설기도 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재 때문이었다. 대학생 때부터 이와 관련된 영화나 강의를 들어왔는데 지금은 일 때문에 많이 놓아 버렸다. 복잡하고 마음아픈 정치적 이념의 사람들이 20대 초반에는 알고 싶지 않았을 거다.
영화가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 살짝 들었던 때 일이 바쁘거나, 재미있는 영화에 치여 늘 뒷전으로 밀리지 않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잘 되었다. 지금에서라도 양영희 감독의 에세이를 읽고 영화를 연달아 볼 이유가 생겼다. 어떤 사람은 가족의 고통을 우리고 우려서 팔아 먹는다고 말하지만 양영희 감독의 가족사는 한국, 북한, 일본의 역사로서 가치가 크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양영희 감독은 피를 나눈 가족 때문에 애틋했고, 행복했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 조총련 간부였던 아버지와 헌신적으로 보필하는 어머니. 세 오빠를 북송 사업으로 보내고 말도 없는 슬픔과 짐을 지게 된 부모님. 양영희 감독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결정해 준 짝과 결혼 후 곧 이혼하게 된다. 이후 유학도 가고 한국 국적을 얻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늘 미안하고 힘들었을 마음이 예상된다. 영화를 만들고는 북한에 가끔 들어가 친지들을 만나는 일도 금지당했다. 이후 팬이라며 콘서트 티켓으로 유혹(?)한 지금의 일본인 남편을 만나기까지. 재미있기도 해서 울다 웃다 난리났었다.
어머니가 일본인 사위(아라이 카오루)에게 정성스럽게 백숙(수프)을 만들어주는 모습은 어떤 정치적 이념(이데올로기)도 필요치 않은 사랑이었다. 디아스포라, 조총련, 재일코리안 등 '파친코'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다. 이념 앞에 음식은 누구라도 무장해제하는 큰 무기인 것 같다.
다큐멘터리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봤어요.
보통의 가족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엄청난 역사를 품고 있어서 놀라웠어요. 겉보기엔 평범한 가족이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이데올로기, 오히려 덤덤하게 보여줘서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네요. 이 책은 영화에서 담을 수 없었던 뒷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는 가족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양영희님의 특별한 삶을 담은 책이에요.
"한때 이카이노라고 불렸던 오사카시 이쿠노구. 어머니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재일코리안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이곳은, 주민의 4분의 1 이상을 재일코리안이 차지하고 있었다. 국적이나 사상과 관계없이 이곳에 사는 재일코리안의 9할은 한반도의 남쪽, 한국 출신이다. 일본 사회의 민족 차별과 가난으로 고통받던 이들의 생활은 조국 분단으로 인해 더 큰 혼란에 빠졌다. 북이냐, 남이냐. 모두가 이념을 따져야 했다. 정치와 떼어놓을 수 있는 일상이란 없었다." - <수프와 이데올로기> 중에서 (17p)
과거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했는지, 우리는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고 괴로워하는 심정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요. 책을 읽다가 쇠약해진 아버지 옆에 누운 저자의 사진과 에피소드에서 그만 눈물이 터졌네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대동맥류가 발견되어 입퇴원을 반복했고,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어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늘 가족과 함께라고 믿고 있는 어머니는 매일 기도를 올린다"라는 내레이션에 가슴이 뭉클했어요. 어머니에게 남은 마지막 기억은 사랑하는 가족이었네요. "'가족이란 사라지지 않고, 끝나지도 않아. 아무리 귀찮아도 만날 수 없더라도 언제까지나 가족이다' 그런 실감이 나를 새로운 해방구로 이끈다." (7p) 라는 저자의 말이 뜨겁게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