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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리뷰 총점9.8 리뷰 10건 | 판매지수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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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44g | 129*198*20mm
ISBN13 9791190489669
ISBN10 119048966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불 켜진 시인의 주마등走馬燈을 바라보며

1부: 시인이여, 시를 떠나라!

시인 선서
시인이여, 시를 떠나라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자기 속의 독자를 살해하라
시란 무엇인가 1
시란 무엇인가 2
시인을 위한 메시지
시여, 나는 아직도 너를 모른다!
가장 절실하고 소중한 것
길 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허공을 보았다
사람의 몸은 악기
형태 파괴의 시
한 통의 전보가 나를 시인으로 깨웠다
시는 혼자 쓰지만, 읽는 이는 여럿이다

2부: 나의 문학 요람을 흔들어주었던 이들

나의 촛대에 아직도 촛불이……
우째 그래 주량이 작노
남포의 갈매기
나의 문학 요람을 흔들어주었던 이들
《현대시》 동인들의 젊은 날
우리의 종로 3가 시절
“선생님, 똥 잡수이소, 똥!”
‘지봉池峯’이라는 아호에 대하여
시인과 요리사
신新 실크로드의 음식기행
박남수 시인과 나
내가 만난 이건청 시인
미당의 목탁은 우리의 술
내 인생, 단 한 권의 책
평생의 지음知音에게 띄우는 편지

3부: 시가 된 유년 삽화

어이구, 시근 다 들었구나
시가 된 유년 삽화
나의 10대, 눈물과 노래 「오 대니 보이」
첫사랑의 추억
어머니, 우리 어머니
서른다섯 살의 사랑과 불꽃
젊은 시인의 시와 삶
나의 시는 무인도, 바닷속에 있다
찬란한 축복
절실한 마음이 일어날 때, 그때 시를 쓸 거예요
못과 나의 가족사
아우 김종철 시인
아버지와 「항해일지」

4부: 그 약을 다 먹으면 나는 잠들리라

시를 쓰고 싶지 않았다
텃새는 동물병원에 갈 수조차 없다
나뭇잎은 떨어질 때 비로소 보인다
저쪽을 열 수 있는 손끝의 쾌감
엄마와 함께 걸었던 황톳길
눈 오는 날은 귀가 먹먹하다
‘나’를 스스로 ‘짐朕’이라고 사칭하였다
국화꽃 한 송이를 창밖으로 던지다
봄날, 하느님이 예배당에 계시지 않는 이유
머리카락 한 올마다 삶이 새겨져 있다
그 약을 다 먹으면 나는 잠들리라
까마귀가 우짖는 그 대구對句를 나는 알아들었다
평양 다녀와서
「항해일지」에 대하여
개여, 사라져다오
나무연필로 시를 쓰는 이유
무인도가 내 삶의 마지막이 아니다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김종해 시인이 말하는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시로써 사람을 느끼며,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자랑하고 싶은 시,
울림이 있는 시, 향기 있는 시!


“아침에 짤막한 시 한 줄을 읽었는데, 하루 종일 방 안에 그 향기가 남아 있는 시. 사람의 온기가 담겨 있는 따뜻한 시. 영혼의 갈증을 축여주는 생수 같은 시. 눈물이나 이슬이 묻어 있는 듯한, 물기 있는 서정시를 나는 좋아한다.” (p. 16)

시인과 요리사의 동행, 여행은 시의 재료가 된다! 시인으로서 저자는 각종 시인대회와 세미나, 시 낭송 등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여러 나라 시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삶과 문학의 시야를 넓혀왔다. 책에는 저자가 시인으로서 글을 짓는 일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음식으로 고역(?)을 치르는 지인들을 위해 요리사의 역할을 자처하곤 했던 에피소드들도 소개하고 있다. 맛있는 요리는 고작 몇 시간 동안만 그 미각이 몸속에 녹아 있지만 맛있는 시는 섭취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그 향기가 몸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맛있는 시는 먹을수록 공복이 된다고. 요리사도 지향하고 시인도 지향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음식이든 시든 사라지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라지는 것 또한 필요하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일용의 양식, 시는 그 영원성을 추구한다. 시의 영원성과 함께 있는 시인을 나는 하례한다.” (p. 87)

“지금 무인도에서 홀로 살고 있더라도 우리의 삶이 무인도가 마지막 삶이 아니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혹한의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내가 쓰는 시의 메시지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알마크호의 선원이었던 17세 문학 소년, 삶 속을 항해하는 시인이 되다!

서정주와 박목월, 황순원, 김춘수를 좋아했고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와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를 문학 등대의 빛으로 삼았던 시인. 그는 파랗게 불꽃을 내뿜는 철공소 용접기를 들었고 500톤 여객화물선을 탔다. 그러나 가슴속 이글거리는 10대의 열정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절실한 삶의 기록을 끊임없이 시화詩化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절실함은 이후 「항해일지」 연작시로 이어진다. 더 거슬러 올라가 김종해 시인의 문학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부산 서구 소재의 천마산에서 출발함을 볼 수 있다. 그는 말한다. “내 시 의식의 원천이며 모태인 초장동은 언제나 꿈속에서 시공을 뛰어넘어 나타난다.” (p. 136)

중학교를 졸업한 후 어머니를 돕기 위해 나는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점원 생활을 했다. 그것마저 여의치 못해 야간 고등학교를 휴학하고 부산에서 속초를 운항하는 500톤짜리 알마크호 여객화물선을 타게 되었다. 이때의 선상생활 체험은 시인이 된 이후 나에게 중요한 시의 소재를 제공했는데, 연작시 「항해일지」가 바로 그것이다. 「항해일지」는 바다를 항해하는 수부의 기록이 아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 도시에서 노를 젓고, 삶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화되어 있다. (p. 157)

“우째 그래 주량이 작노?”
치기와 낭만으로 물들었던 젊은 날, ≪현대시≫ 동인들과 함께한 시절


「내란內亂」이라는 시가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선정된 1965년, 김종해 시인은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목월, 조지훈 두 시인을 처음 만났다. 이 산문집에는 저자가 존경하고 의지했던 박목월 선생과 한국시인협회 일을 함께하고 또 《현대시》 동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박남수 선생과 인연을 이어오며 겪은 이야기들이 마치 그 시대를 옮겨온 것처럼 생생하게 실려 있다. 또한 그 안에는 웃지 못할 여러 에피소드와 더불어 한편으로 60년대, 우리 문학의 순수 참여 논쟁의 한 극을 담당했던 《현대시》 동인 젊은 시인들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상을 쾅 치고 나서 나는, “목월 선생, 할 말 있소!” 하였다. 좌중은 경악했다. “와 그라노? 할 말 있거든 해봐라.” 목월 선생의 부드러운 말이었다. 다음 순간 나의 주먹이 음식상을 또 내리쳤다. 음식 그릇들과 술잔들이 또 튀었다. “남수 선생, 할 말 있소!” 또다시 그릇들과 술잔들이 튀어올랐다. “한모 선생, 할 말 있소!” (중략) 전날 일어났던 그 무례함과 추태는 나 자신으로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모욕감을 주었다. 심한 위축감과 죄책감과 숙취로 찌든 채, 아침에 원효로의 목월 선생께 전화를 드렸더니 선생은 화들짝 웃어댔다. 그 웃음은 부끄러움 속에 꽉꽉 밀폐해놓은 나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래, 닌 술을 고거밖에 못 마시나, 우째 그래 주량酒量이 작노? 하하하…….” (p. 50~51)

한국 현대시사現代詩史를 장식하였던 수많은 별들……
김종해 시인이 만난 평생의 스승과 지기, 그들의 진솔한 모습
그리고 시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상인 어머니와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산문집


김종해 시인의 60년 문단 활동을 통틀어 처음 출간되는 산문집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는 박목월, 박남수, 서정주 등 한국 시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대가들을 비롯하여 최하림, 이건청, 김종철 시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또한 박남수 시인과의 개인적 서신 왕래 등 시단 이면의 내밀한 이야기들은 독자의 눈길을 붙잡는다. 특히 부산 천마산 자락의 초장동 어린 시절 가난을 헤쳐 가며 4남매를 키우신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추억,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세 살 연상의 여대생에게 사랑을 고백한 첫 사랑 이야기, 형제시인으로 함께 문단 생활을 한 아우 김종철 시인에 대한 회상 등은 시인의 삶을 보다 가까이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미당과 목월은 스승의 예로써 숭배하였고, 스승의 댁이 있는 공덕동과 원효로는 우리 젊은 시인들의 성지였다. 무엇보다 공덕동의 미당 선생 댁은 명절날이 아닌데도 항시 북적대었다. 미당 선생이 목탁을 두드리면 그 소리를 듣고 방옥숙 사모님이 술과 안주를 끊임없이 내오셨다. 미당 선생은 아들 또래의 우리를 술친구처럼 격의 없이 대해주셨다. 문단에 갓 등단한 60년대 중반부터 이미 우리는 미당의 아호 앞에 ‘시성’이라는 호칭을 각자 마음속에 새겨놓고 있었는데, 미당만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p. 118~119)

“선생님, 똥 잡수이소, 똥!”
문인들의 사랑방이 자리했던 종로 3가 시절


당시 종로 3가에 있던 문학세계사 사무실은 한국시인협회 사무실도 겸하고 있어서 문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다. 또 각 일간지의 문학 담당 기자들도 무시로 드나들면서 어김없이 바둑판과 고스톱판의 장이 서곤 했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원로시인 박남수 선생도 귀국하면 들러 후배 시인들과 회포를 풀던 곳, 최하림 시인과 김원호 시인의 출판사도 잠시 둥지를 틀었던 곳, 1980년대 문학세계사 흑백 사진에 찍힌 추억의 한 풍광이다.

바둑과 고스톱과 술판은 그칠 날이 없었고, 만나면 즐거웠다. 고스톱을 막 배우기 시작한 정한모 선생에게 박현태 시인이 옆에서 훈수를 두었다. “선생님, 똥 잡수이소, 똥!” 좌중은 웃음판이 되었다. (p. 79)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강력추천, 올해의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마*렌 | 2022.11.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종해 시인님의 첫 산문집이다. 시와 시인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깨끗하고 엄정한, 시에 대한 양심과 시인으로서의 자부심, 빛나고 올곧은 시학을 소유하고 있는 분이라서 읽으면서 아주 큰 감동을 받았다.   작가는 이래야 한다는 주관을  김종해 시인의 이야기와 고백에서 발견할 수 있어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n;
리뷰제목

김종해 시인님의 첫 산문집이다.

시와 시인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깨끗하고 엄정한, 시에 대한 양심과 시인으로서의 자부심,

빛나고 올곧은 시학을 소유하고 있는 분이라서 읽으면서 아주 큰 감동을 받았다.

 

작가는 이래야 한다는 주관을 

김종해 시인의 이야기와 고백에서 발견할 수 있어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예를 들자면, "내 안의 절실함이 없으면 누가 요구해도 응하지 말라는 것,

(돈, 명성, 세상적인 흐름을 따라 가볍고 편한 글을 남발하여 쓰지 말라는 의미로)

하늘의 뜻을 좇으라는 것,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는 것

(허세와 거짓된 글을 쓰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또한 "시란 지상을 살아가는 고단한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곳으로 솟구치게 만드는 가장 정직한 노래가 되어야 한다"는 정의도 깊이 와닿았다.

 

시인이 '외롭고, 가난하고, 그늘지고, 핍박받고, 영원 쪽에 선 이의 맹우'가 되어야 한다니..

참 아름다운 천명이자 귀한 선포가 아닌가..

 

이 외에도 밑 줄 긋는 행위를 넘어,

자주 책을 펼쳐 읽고 읊조리며 새겨두고 싶은 문구들이 많다.

 

시인의 산문집이라, 곱고 특별함이 느껴진다.

한 편의 시 같은 운율성과 부드러운 서정성,

정제되고 응축된 시인의 신념과 소회, 진솔한 고백들이 귀하게 느껴진다.

 

'영혼의 갈증을 축여주는 생수 같은 시'

 

'시인은 시를 쓰면서 즐거움과 고통, 자기 위안을 함께 받는다

가장 충실한 독자는 시인 자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암호의 압축,

축약된 문맥과 색깔, 상상력과 율동,

그 어법 속에 살아있는 시의 혼을 담아내는 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곧 시인의 몫이다.'

 

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비정하고 타락한 시대에

명쾌한 정의들을 던진다.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이..

번민과 갈증으로 타 들어가는 

서글픈 어느 독자의 속을 시원케 어루만지면서,

진실하고 날카로운 사자후처럼 외치는 대목들도 모두 만족스럽다.

 

동료 시인들과 존경하는 은사님 박목월 시인과의 일화라든가,

여행하면서 겪은 일, 첫사랑 추억, 투병의 기록,

자라면서 재밌게 읽었던 책들, 시인의 문학관 등..

진중한 삶의 조각들로 엮은 일화들,

진실하고 뭉클했던 예수님에 대한 신앙 고백,

산문집 속에 간혹 만날 수 있는 명시들.. 모두 아름답게 읽었다.

 

이 책을 발견하지 못 해...안 읽었다면,

올해의 나는 얼마나 아쉬웠을까?

 

단연 올해 읽은 책 중에 베스트로 꼽고 싶다.

 

강추..강추..강추다~!

문학과 시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혹은 시인이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마지막이 될 산문집이라고 하셨지만..

이런 산문집이라면 또 한번 내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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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k*******2 | 2022.11.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잘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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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잘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분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시이며, 거짓말 시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 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시어,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專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유린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 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 盟友 여야 한다. (-14-)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아침에 짤막한 시 한줄을 읽었는데, 하루 종일 방 안에 그 향기가 남아 있는 시.

사랑의 온기가 담여 있는 따뜻한 시.

영혼의 갈증을 축여주는 생수 같은 시.

눈물이나 이슬이 묻어 있는 듯한, 물기 있는 서정시를 나는 좋아한다.

때로는 핍박받는 자의 숨소리, 때로는 칼날 같은 목소리, 노도의 새벽이 들어 있는 시를 나는 좋아한다.

고통스러운 삶의 한철을 지내는 동안 떫은 물 다 빠지고 시인의 마음 안에서 열매처럼 익은 시.

너무 압축되고 함축되다가 옆구리가 터진 시.

그래서 엉뚱하고 다양한 의미로 보이기까지 하는 선시 禪時 같은 시.

뿌리와 줄기도 각기 다르고 , 빛깔과 향기도 다르지만,최상의 성취를 빚어내는 하느님의 시 .

삶의 일상에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가 세상사의 중심을 시로써만 짚어내는 시인릐 시.

시로써 사람을 느끼며,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사랑하고 싶은 시.

울림이 있는 시, 향기 있는 시.

나는 이런 시가 정말 좋다. (-17-)

 

 

을지로 2가 지업상 골목을 끼고 장교동과 수표도이 있었는데, 1979년 문학세계사가 두 번째 이사를 한 곳은 이 수표동 골목이다.지업상 2층 문학세계사의 작은 사무실을 쪼개어 자가 집필실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곳에 시인 정한모, 김과림, 이형기, 정진규, 이근배, 허영자, 이탄, 박현태, 신달자,유안진 ,이건청, 김종철 등과 작가 송영이 자주 드나들었다. 송영은 문인 가운데 최고의 바둑 실력을 뽐냈는데,이 방면의 실력자인 이근배 시인과 내기 바둑을 두었고,나머지 시인들은 술내기 고스톱을 치며 술판을 벌였다. (-78-)

 

 

70년대 중반의 이 기간 동안 해마다 시협에서는 신춘시화전, 연간사화집 간행, 야유회, 가을철 세미나에 이어 국민낭송시집 간행과 같은 주요 사업이 잇따랐다. 물론 시인협회 간사들이 일을 나누어 맡아 진행했지만, 일이 가장 많은 쪽은 이건청과 나였다. (-112-)

 

 

김종철은 부산시 초장동 3가 75번지 산동네에서 아버지 김재덕 님과 어머니 최이쁜 님 사이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다. 부두 노역자였던 아버지가 파상풍으로 젊은 나이에 일찍 별세하자 젊은 어머니 혼자서 식솔들을 먹여 살린다. 우리들은 충무동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어머니를 위해 스스로 역할을 나나 우리를 도왔다. (-182-)

 

시인 김종해는 1941년에 태어나 어느덧 , 6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미당 서정주를 시인으로서 최고로 치는 시인 김정해의 산문집에는 시인의 사회적 역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진실만을 쫒겠다는 강한 의지가 피력되고 있었다. 1963년 《자유 문학 》지와 《경향신문 》신춘문예지에 시당선으로 시인이 되었으며, 자신의 삶을 켜켜히 모아서, 시로서 함축하고자 하였다.

 

 

먼저 책을 읽으면, 어릴 적 시인의 자화상이 오롯히 느껴진다. 문청시절의 시인의 모습 속에서, 60년간, 오랜 세월을 견뎌온 출판사와 그 주변의 문인들의 삶을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부산 초량에서 태어나 2014년에 소천하였던 김종철 시인의 삶과 시를 소개하고 있어서,눈길을 끌게 된다. 시인이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배고프더라도, 절실하지 않으면, 시를 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상과 정직, 신념이 소멸되고 있는 현 세태에, 60년의 세월을 견뎌온 『항해 일지』,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로 대표하는 시인 김종해의 인생 메시지가 고스란히 느껴지고 있다. 젊은 시절 문청 사람들과 교류하였으며, 출판사 문학세계사 를 거점으로,시인들과 교루해온 시간, 바둑을 두면서, 술로 시름을 잊고 있었던 그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시인은 지난한 세월을 온전히 시(詩) 장인으로 살아온 것이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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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n********1 | 2022.1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소설에 비해 시는 읽기도 쓰기도 어려운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것 같다. 사실 시든 소설이든 그것이 무엇을 정의하는지를 명확히 깨닫고 난 후에라야 그것을 쓸 수 있음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사는 가운데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라고 명확히 정의해 그에 따라 사유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모름지기 시가 무엇이고 왜;
리뷰제목


 

소설에 비해 시는 읽기도 쓰기도 어려운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것 같다.
사실 시든 소설이든 그것이 무엇을 정의하는지를 명확히 깨닫고 난 후에라야 그것을 쓸 수 있음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사는 가운데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라고 명확히 정의해 그에 따라 사유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모름지기 시가 무엇이고 왜 시를 쓰는데 골몰하고 고통스런 창작 시의 세계에 침잠 하는지는 오롯이 그것을 하고자 하는 이 외에는 알 수 없는 과정이자 인간이 정한 기준을 벗어난 해탈적 의미를 시에서 찾고자 하는 이유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생각의 해탈이란 구속된 의식의 결합에 의한 문장의 나열이 아닌 자유로운 의식의 발로가 펼쳐지는 세계를 열어젖혀 탐험하고픈 욕망을 자극하는 존재감을 부여한다.
그런 의식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결연한 의미를 보여주는 시인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듯하다" 는 60여 년을 시에 몰입해 온 시인의 첫 산문집이자 마지막 산문집이라 저자 스스로가 그러함을 소명한다.
김종해 시인은 시와 함께해온 삶의 발자국들을 시집이 아닌 산문집에 고스란히 녹여 놓았다.
마치 특정의 피가 부족한 누군가의 피를 뽑아 채혈하듯 그의 시에 대한 사유와 어우러진 삶의 양식들을 뽑아내는 듯 한 느낌을 얻게된다.
시인의 지난 세월 삶의 근저에는 지금으로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향수어린 타자와의 관계와 어우러짐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세상을 살며 마음이 맞는 친구, 또는 지인을 얻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나, 우리 역시 그러한 존재들을 희망처럼 이야기 하기에 더욱더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 같은 의식, 작품, 문학을 통해 그들과의 교류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일은 나로부터, 타자에게 전해지는 공감과 공동의 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역으로 생각해도 성립될 수 있는 사유의 세계이다.
우리가 아는 굵직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인의 애오라지 시 세계를 형성하고 지켜 오게된 바탕으로 느껴진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와 시를 대하는 김종해 시인의 진솔함이 담긴 산문의 문장을 통해 독자의 시와 시인의 삶에 대한 이해를 더해 볼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 무엇, 암호의 압축과 축약된 문맥과 색깔, 상상력과 율동을 어법에 맞게 써 살아 있는 시의 혼을 담아내는일이 바로 시인의 몫이라고 했다.
시는 언어를 매개로 하는 나와 타자와의 교감과 소통의 암호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암호 역시 언어가 없다면 시도 없음을 의식할 수 있기에 시인은 시를 위해, 언어를 색칠하는 미술가, 예술가라 말할 수 있으리라.
김종해 시인의 일대기?와 얽힌 시, 시를 위한 삶이 빛을 발한다.
오롯이 시만을 위해 살았을 그의 삶에 따르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는 시가 있어기에 세상은 따스하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차갑고 두려운 일들만이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는 현실이라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세상을 따스하게 하는 시들을 읽어보자. 
따스한 시들을 통해 나로부터 변화하고 세상을 향해 다가설 수 있는 인간으로의 사랑을 시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면 진정 시가 있어 세상이 따스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 믿게 될것이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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