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인잡이 이끈 독서 두 번째 <제5도살장:그래픽노블>
블랙유머와 반전소설의 대가라는 커트 보니것의 세계를 경험했다! 마.침.내.!!!
몇달 전, <타이탄의 세이렌>에 입장했다가 뛰쳐나온 후론 엄두가 안 났었는데 알쓸인잡 덕분에 재도전, 그래픽노블이란 형식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
저자: 커트 보니것(원작), 라이언 노스 (각색),
앨버트 먼티스 (그림)
번역: 공보경
출판: 문학동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포로였던 저자의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의 주인공은 빌리 필그림. 22살에 독일군 포로가 되어 드레스덴에서 가축 도살장으로 쓰이던 '제5도살장'에 갇힌 주인공 빌리가 시간에서 풀려난다.?
때로는 독일군 전선 후방으로, 때로는 그를 납치한 트랄파마도어 행성의 동물원으로, 때로는 자신이 죽는 순간 등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어떤 시간으로 흘러갈지는 통제할 수가 없다. 그래서 빌리는 발작하듯 시간 사이를 떠돌며 늘 두려워한다. 때문에 작품은 정신분열증을 겪는 느낌으로 각색되어 있다.
보니것의 모든 작품에 등장한다는 트랄파마도어인들은 45세의 빌리를 납치한다.? 모든 순간은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그들은 모든 순간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시제 없는 언어, 이미지적 문자를 사용한단 측면에서 영화 <컨택트>(2017) 속 외계 생명체와 비슷하다.
빌리가 여행하는 시공간은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전쟁이란 비극이 벌어진 지구와 우주의 유인 행성들을 관찰하는 트랄파마도어 행성.?
지구에서의 이야기는 전쟁의 참상을 담담히 고발하는 반전 소설로 작용하고, 트랄파마도어 행성에서의 이야기는 운명론을 말하는 듯 삶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데 별다른 극적 요소 없이 모든 것이 의미심장하다.
빌리는 시공간을 초월하며 수많은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그러니까 무려 106번이나 '그런 거지 뭐 (so it goes)'라며 냉소한다.
처음엔 13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된 드레스덴 폭격 한복판에서 살아남은 보니것이라 취할 수 있는 자세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인간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것이 결코 끝은 아니다. 그러니 개의치 말라'처럼 다가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이 순간에 살면 된다' 같기도 하고.
보니것의 트레이드 마크라는 블랙 유머의 묘미를 즐기지 못했음에도 생각할수록 짜릿하다. 보고싶은 관련 콘텐츠도 많고 독서모임도 하고 싶고. 완전 블랙홀 같은 작품 세계를 만난 듯!
????#제5도살장_그래픽노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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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라, 빌리 필그림은 시간에서 풀려났다! -p.16
?? 하느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차분한 마음과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언제나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p.44
??나는 트랄파마도어인이고, 당신이 쭉 뻗어나간 로키산맥을 한눈에 보듯 모든 시간을 봅니다. 말 그대로 모든 시간이죠. 변하지 않아요. 설명할 수 없어요. 그냥 그런 거니까요. 시간을 한 순간씩 떼어놓고 보면, 아까 내가 말했듯이, 우리 모두가 호박 속에 갇힌 벌레인 걸 알게 될 겁니다.-p.75
??나는 우주의 유인 행성 서른한 곳을 방문했고, 행성에 관한 백 개 이상의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필그림 씨. 그중 지구에서만 ‘자유의지’에 대해 얘기합니다.?-p.75
??끔찍한 시간은 무시하고 좋은 시간에 집중하라.?-p.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