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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3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370401
ISBN10 8984370401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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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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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창인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잡지사와 신문사 기자로 여러 해 동안 일했으며, 한때 출판 기획팀을 이끌며 생명력 있는 많은 책들을 만들어냈다.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녀가 눈뜰 때』와 『먼 훗날 느티나무』, 『따뜻한 포옹』을 발표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현재 서해의 작은 섬에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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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다. 할아버지는 승우의 손에 동전을 쥐어주었다. 앞면과 뒷면에 똑같은 5페소라고 쓰인, 마술사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동전이었다. 그날 승우는 동전을 바라보며 울고 또 울었다. 아빠가 아주 떠났고, 더는 아빠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은 아니었다. 세상에서 할아버지만이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졌다.
한참을 울고 났을 때, 할아버지가 말했다.
앞으로 울고 싶어지면 동전을 보거라. 동전의 앞과 뒤가 같듯이, 슬픔도 기쁨도 사실은 별다를 게 없단다. 이쪽을 슬픔이라고 정하면 슬픔이 되고, 저쪽을 기쁨이라고 생각하면 곧 기쁨이다. 살아가면서 슬픔을 아주 안 만날 재간은 없겠지. 중요한 건 슬픔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려는 마음가짐이란다.


날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여기서 헤어지자.”
당연했다. 경찰이 네 명을 한몫에 확인한 이상 떼지어 다닐 수는 없었다.
승우가 곧 울음보라도 터뜨릴 듯한 얼굴로 변했다. 연희는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제 오빠의 손을 잡은 채 두 눈만 깜박거렸다. 애처로울 지경으로 어깨를 떨며 승우가 물었다.
“우리도 따로 가야 되나요?”
“지금부터는 각자 알아서 가는 거다.”
“삼촌이랑 같이 가고 싶어요, 끝까지.”
끝까지. 끝까지, 누군가 내 손을 놓지 않은 채 동행해 준다면??. 날치는 한순간 가슴이 얼얼해지는 느낌이었다.
조직에 쫓기고 경찰에 수배된 처지 때문일까. 손 내밀 벗 하나 남기도 못한 주변머리다. 몸뚱이조차 온전히 누울 곳이 없다. 외롭다. 그러나 외로움도 쫒기는 자에겐 사치고, 제아무리 외로워한들 열세 살짜리 꼬마한테 무엇을 기대한단 말인가.


“엄마 고향에는 가봤냐?”
“아뇨.”
“참 딱도 하구나. 고향이 어딘지는 알고 있냐?”
승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의 고향도 모른다고 하면, 또 무슨 말이 아줌마의 입에서 흘러나올지 걱정이다.
“어쩌겠느냐, 일단 거기로 찾아 가보는 수밖에.”
세 마리의 새끼를 품은 어미캥거루 같은 배를 좌우로 흔들며 아줌마는 대문 안으로 사라진다.
바람이 불고, 빠르게 어둠이 밀려온다.
승우와 연희는 오랫동안 서 있다. 연희는 이제 울지 않는다. 울음이 진작 바닥이 나 더는 울 수조차 없을까. 앞으로 울어야 할 일이 얼마든지 있어 미리 남겨두려는 속셈인지도 모르겠다.
돌아서기 전, 승우는 까치발을 하고 대문을 넘겨다본다. 엄마가 살았다는 지하방이 어디쯤일지 궁금하다. 그 지하방 어디쯤에는 아직도 엄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만 같다.


중국집을 빠져나왔을 때 승우는 말했었다.
“삼촌이 올 줄 알았어요. 삼촌을 믿거든요??.”
자신을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 승우였다. 열세살짜리가 믿어줬다고, 뭐가 달라질까. 날치는 숱하게 도리질을 쳤다. 냉큼 외면하고 싶었다.
어차피 남이다. 인사도 없이 헤어질 아이라고 생각해 오지 않았던가. 그 누구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 누구를 위해 나를 포기하는 일. 이 날치에게는 도대체 어울리지 않아. 난 원래 그런 고상한 부류가 아니라고. 삼류건달일 뿐이야. 지금껏 살아오면서 판단하고 결정한 대로, 꼭 그렇게만 하자. 마음의 방향을 정한 듯하면 어느 새 승우의 목소리가 다시 귓전에 울려왔다.
“믿음은요,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해줘요.”


승우는 생각한다.
수리3동 판잣집을 떠나던 날부터 지나쳐 온 많은 길들??. 모든 길은 바람처럼 승우의 어깨를 스쳐 지난다. 길은 길로서 이어지고, 어느 순간 뚝 끊어진다. 길이 끝나면, 어디를 향해 가야할까. 오던 길 돌이켜 다시 걷는 수밖에 없을까. 걷고 걸어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엄마는 그 옛날 기억속의 엄마처럼 진짜가 되는 것일까.
누가 나에게 분명히 말해 줬으면 좋겠어. 이 길이 옳고, 저 길은 틀렸다고. 이것이 거짓말이고, 저것이 진실이라고. 말짱 가짜가 진짜가 된다. 진짜가 말짱 가짜가 되는 일은 지긋지긋하다. 나는 이런 엉터리 뒤죽박죽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연희야, 너도 그러니? 그래서 열 살도 못돼 서둘러 하늘나라로 가고 싶은 거니?


“이따금씩 배도 바다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와야 한다. 한 생애를 마칠 때까지 줄곧 바다에 떠 있을 수는 없지. 뭍에 올라앉아 배 밑창을 햇볕에 말리고 흠집도 수리해야 할 시기가 필요한 법이란다.”
승우는 알고 있다.
자신이 그 시기를 막 통과했고, 다시 먼 바다를 향해 떠나는 배와 같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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