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대 정치-경제 권력과 진심으로 싸워온 김경율, 이번엔 이재명이다- 이 책은 ‘왜’ 쓰여졌는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각종 권력형 범죄 의혹과 측근들의 증언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이자 현 민주당 당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명. 그에게 제기된 여러 비리 혐의들에 대한 수사가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워낙 방대하게 얽혀 있고 뿌리 깊은 부정부패 사건들이라, 단편적인 언론 기사 몇 줄, 뉴스 방송 2~3분으로는 전체 구조와 맥락을 파악하기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게다가 국회의원과 거대 야당 대표라는 이중의 방탄복에 싸인 채, 그의 열성 지지자들의 맹목적인 옹호까지 받고 있으니, 설령 죄를 지었더라도 정당한 법의 심판이 내려질지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다. 대한민국에서 검은돈의 정체와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고 타협 없이 싸워온 사람이 여기 있다. ‘국민해괴사’로 불리는 김경율.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거쳐, 현재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다스 비자금 사건 등 거대 정치-경제 권력 비리를 도맡아 파헤쳐 왔다. 시민단체에서 함께 활동했던 많은 인사들이 제도 정치권에 포섭되어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지금,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아무도 하지 않는 싸움을 홀로 멈추지 않았다. “여기 김만배 씨와 정반대에 선 ‘나쁜’ 사람이 있다. 권력으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혀 공공기관 용역은 아예 뚝 끊겼고, 일주일 내내 귀찮을 정도로 참석해야 했던 온갖 위원회 위원 자리도 다 잘렸으니 그의 사회생활 능력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집요하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공론화하며 돈 흐름을 좇고 있는 김경율 회계사 얘기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세 그룹인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이지만 조국·윤미향 사태 때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입바른 소리를 하며 참여연대와 거리를 두느라 평생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의 80%가 떨어져 나갔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국민해괴사’ 김경율이 정면 승부를 건 불법 비리 의혹의 주역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김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가장 먼저 SNS와 언론을 통해 공론화하였고, 그 외 이재명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도 그의 주특기인 숫자와 논리로 ‘팩트 폭격’을 해 왔다. 이 책『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을 쓰면서 흩어져 있던 자료들을 다시 뒤지고 분석하여 그간 해왔던 비판들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되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재명의 5대 사법 리스크, 그 의혹들에 대한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탐구를 마쳤다. 2. 이재명과의 첫 싸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공론화하다- 이 책은 ‘어떻게’ 쓰여졌나?① 이재명의 비리 의혹은 여럿이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다. 처음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경기경제신문〉에 실린 박종명 기자의 칼럼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이 칼럼에는 사실과 다른 대목이 여럿 있었다. 워낙 사건 초기이기도 하고, 기자 한 명이 대장동의 복잡한 진실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탓. 그래서 이 내용은 ‘기사’가 아닌, ‘기자수첩’이란 제목의 칼럼으로 쓰였다. 박종명 기자의 승부수를 받아서 대장동 이슈를 재점화하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공론화하는 역할은 김경율 회계사의 몫이었다. “처음엔 SNS에 떠돌던 대장동 사건을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고 있었는데, 나랑 친분이 있던 이민석 변호사가 이렇게 말하는 거다. “김 회계사님 이거 좀 한번 봐보세요. 많이 수상합니다.” 여기까지만 했다면 알았다고 하고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었지만, 다음 말은 내 구미를 확 끌어당겼다. “이런 정도라면 배임 혐의가 뚜렷해 보여요. 대기업에서 나타나는 일감 몰아주기랑 비슷한 것 같거든요.” 그다음 날, 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회계사 생활 20여 년에서 배운 게 있다면 경제사건을 파헤칠 때는 자금흐름을 쫓아가라는 것, 그래서 난 대장동의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엑셀로 만들었다. 그랬더니 뭔가가 보였다. 민간 주주가 있는데, 그 사람이 과도한 배당을 받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대략 5천만 원 정도 투자해 놓고선 3년 동안 받은 게 대략 500∼700억 원,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 본문 181~182쪽 그가 분석해서 페이스북에 올린 대장동 사건 관련 엑셀 자료를 기자들이 받아서 쓰면서 본격으로 대장동 사건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그 이후 김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와 관련된 모든 신문과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이 사건의 불씨를 크게 키우고 파헤치는 주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은 이때부터 기획되었다. 2021년 9월이었다. 이 책의 3장과 4장에 대장동 사건의 서막인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성립부터 최근 김용의 구속까지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외에도 2010년부터 시작된 사모님 리스크인 김혜경의 법인카드 불법유용 의혹, 대장동의 예행연습이었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대장동과 더불어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핵심 중 하나인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기업 후원금 문제까지. 『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한눈에 조망하고 밝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3. ‘국민해괴사’ 김경율과 ‘사회기생충 감별사’ 서민의 콜라보― 이 책은 ‘어떻게’ 쓰여졌나?② 이재명의 다섯 가지 사법 리스크를 파헤치는 데, 저자 김경율의 옆에는 또 한 명의 동반자가 있다. 기생충을 연구하는 의과대 교수라는 본업보다 풍자와 해학으로 사회 비리를 고발하기로 더 유명한 서민 교수다. 이 책은 ‘국민해괴사’ 김경율의 숫자와 팩트, ‘사회기생충 감별사’ 서민의 풍자와 애드립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완성된 책이다. 이 두 사람은 지난 넉 달 동안 매일이다시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처음부터 책의 전체 구성을 의논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치열하게 분석했다. 서민 교수는 김경율 회계사의 전문 지식을 일반 독자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심지어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게 풀어주는 역할을 기꺼이 맡았다. “회계사 일과 시민단체 일, 그리고 유튜브까지 하면서 책을 쓰는 건 좀 무리일 듯했다. 주변에 글 좀 쓸 줄 알면서 한가한 이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다, 나와 〈신쾌도난마〉를 같이 하는 서민 형을 떠올렸다. 요즘 기생충이 없어져 할 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했지만, 예의상 물었다. “형님, 요즘 바쁘세요?” 서민 형은 배시시 웃으며 대선이 끝나서 별로 할 일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제안을 했다. 이재명에 대한 책을 쓰려고 한다, 난 그가 저지른 일들에 대해 낱낱이 알고 있지만 글재주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런데 형은 이재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글도 제법 쓰고 시간도 많지 않느냐. “그래서 말인데, 형과 내가 합작으로 책을 쓰면 어때? 내가 이재명에 대해 다 얘기해줄 테니, 형이 그걸 글로 옮겨. 인세는 5대 5로 하고.” 내 말을 들은 서민 형은 이렇게 물었다. “좋아. 그런데 누가 5야?” - 들어가는 말 중에서이 책 『맞짱-이재명과의 한판』 초고가 나왔을 때 한 번, 마지막 조판 원고 나왔을 때 또 한 번, 모두 두 차례, 출판사 대표와 책임 편집자와 함께 네 명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서로 번갈아 낭독하면서 한 문장 한 문장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 과정을 통해 꽤 많은 팩트들을 바로잡았고, 문장의 톤, 읽기의 흐름을 조절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대부분이라서, 원고가 조판 되어 교정을 보는 사이에도 여러 군데 글을 추가하거나 교체하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중요하고 긴급한 우리 사회의 현안을 다루고 있지만, 정치 사회 이슈라서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김경률 회계사가 그간 페이스북에 올렸던 날카롭되 유머가 가득한 온라인 밈들을 활용해 독자들이 혼탁한 의혹들 속에 싸여 있는 진실에 좀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관련 사건들의 이해를 돕는 데이터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이미지로 바꿔 보여주는 것 또한 놓치지 않았다.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때로는 유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보여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