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 팔 때도 적대적 협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인연이 깊더라도 같은 사람과 두 번 집을 사고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집을 살 때는 싸게 사야 하고, 팔 때는 비싸게 팔아야 한다. 부동산 거래에서 중개인은 누구 편일까? 그렇다. 사는 사람 편이다. 파는 사람은 팔고 타지로 떠나지만 사는 사람과 중개인은 그 집을 팔 때 한 번 더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부동산 중개인에게 부담 없이 여러 가지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파는 경우라면 구매자와 중개인 두 사람과 게임을 해야 한다. 이때 “세금문제 때문에 2개월 이내 팔아야 합니다.” “사업에 실패해서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하니 비싸게 팔아주세요.” 하는 식의 말을 꺼내는 것은 금물이다. 적대적 협상의 대상에게 다급한 상황을 말하면 싸게 파는 데 활용될 뿐이다.
적대적 협상 * 경제학 교수가 바가지를 쓴 이유는_ 중에서
우호적 협상의 대표적인 사례는 단골손님과의 협상, 배우자와의 결혼생활, 고정 거래처와의 협상 등이다. 우호적 협상을 할 때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며, 상대의 말과 감정을 수용해야 한다. 적대적 협상을 할 때처럼 상대를 심하게 대하면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고 향후 관계도 불편해진다. TV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과 아무 관계없는 사람, 특히 웃어른을 홀대했더니 그 사람이 시어머니나 시할머니가 될 사람이었던 경우를 자주 설정한다. 이는 적대적 협상의 대상이 우호적 협상의 대상으로 바뀌어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을 활용한 사례다.
우호적 협상 * 부부싸움을 해도 “이혼 해!”는 금물이다_ 중에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시간, 돈, 노력 등을 투자하게 하라. 그러면 당신에게 힘이 생긴다. 연애결혼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힘에 걸려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노름꾼이 노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은 투자한 본전 생각 때문이며, 노름꾼의 아내가 그 사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내가 한 번 더 용서하면 마음을 고쳐먹겠지. 지금 내가 돌아서버리면 지금껏 용서하며 살아온 지난 세월은 누가 보상하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돈을 잃은 사람을 아주 가혹하게 취급한다. 그러면 그 사람이 언젠가 반드시 복수하러 다시 오게 되어 있다. 반면 돈을 딴 사람들에게는 최고급 방과 음식을 제공하여 돈을 딴 채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한다. 방과 음식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사람은 자다가 일어나서 낮에 딴 돈을 다 잃을 때까지 도박을 하게 된다.
투자의 힘 * 백화점에서 옷을 싸게 사는 방법은_ 중에서
미국의 자동차 판매점은 건물 뒤쪽에 주차장을 둔다. 전화로 약속한 고객이 오면 안내원이 안내하는 동안, 담당 영업사원이 고객의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면서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본다. 그런 다음, 트렁크에 골프 클럽이 들어 있으면 골프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등산장비가 들어 있으면 등산 이야기로 화제를 풀어가고, 낚싯대가 있으면 낚시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 영업사원이 지연, 혈연, 학연 등 찾을 수 있는 건 다 찾아서 상대와의 동질성을 확보하면, 고객은 그를 ‘이익을 착취하려는 사람’이 아닌 ‘나를 알아주는 동지’로 인식하게 된다. 이 생각은 다시 그를 ‘내가 필요한 차를 가장 좋은 가격에 구매하도록 도와줄 동지’로 인식하게 만들고, 그러면 계약은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일시의 힘 * 중국인들이 건배사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_ 중에서
협상을 할 때는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고나 분쟁의 대비책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모든 게 잘 되겠지.’ 하는 식으로 손 놓고 있지 말고, 분쟁이 생겼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를 계약서에 미리 명시해두는 것이다. 중재 조항을 만들 때는 ‘이럴 때 어떻게 하지’를 반복하며 문제 발생 시 대책을 생각하고, 그 대책을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처리방법을 계약에 명시한 것을 ‘약관’이라고 한다. 금융회사들은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표준약관을 만든다. 그런데 그 약관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보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약관을 상세하게 읽지 못하도록 깨알 같은 크기로 인쇄하는 데다 서둘러 서명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뒤늦게 자신의 성급함을 후회하지만, 이미 때가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어떻게 하지?’를 반복하라 * 왜 두 친구는 다시 보지 않는 사이가 되었을까_ 중에서
협상에서 부정적인 뉘앙스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협상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보편적인 상식이다. 협상을 진행하는 중에도 “우리가 만약에 합의를 못하면”과 같은 부정적인 말이나 생각을 꺼내서는 안 된다. 긍정적인 말은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하지만 부정적인 말은 자신의 입지를 좁히고 협상을 막다른 길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협상을 하러 갈 때는 협상이 잘 성사되었을 때의 긍정적인 모습을 상상하며 나가고, 협상장에 나왔다면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안 됩니다.”는 “검토해보겠습니다.”로, “어렵습니다.”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로, “불합격입니다.”는 “간발의 차이로 아쉽게 됐습니다.”로 바꾸어 표현해야 한다.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잘 알겠습니다. 회사에 돌아가서 상사와 상의해보고 답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협상의 화법이다.
협상가는 NO라고 말하지 않는다 * 안 되는 일이라도 안 된다고 말하지 마라_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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