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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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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86g | 130*205*25mm
ISBN13 9791192107974
ISBN10 119210797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I 예언자와 고슴도치

1 망자들의 날
2 꽃의 힘
3 라일락과 나치

II 지하로 가기

1 연기, 셰일, 얼음, 진흙, 재
2 석탄기
3 어둠 속에서

III 빵과 장미

1 장미와 혁명
2 우리는 장미를 위해서도 싸운다
3 장미 예찬
4 버터 바른 토스트
5 어제의 마지막 장미

IV 스탈린의 레몬

1 수석 길
2 거짓말 제국
3 레몬에 대한 강압

V 후퇴와 공격

1 인클로저
2 젠틸리티
3 설탕, 양귀비, 티크
4 올드 블러시
5 악의 꽃

VI 장미의 값

1 아름다움이라는 문제
2 장미 공장에서
3 수정 같은 정신
4 장미의 추악함
5 눈과 먹물

VII 오웰강

1 즐거움의 목록
2 꽃과 열매
3 오웰강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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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조지 오웰은 전체주의와 프로파간다에 대한 선견지명으로, 불유쾌한 사실들을 직면하는 것으로, 건조한 산문체와 굴하지 않는 정치적 견해로 유명하던 작가이다. 그런 그가 장미를 심었던 것이다. 사회주의자나 공리주의자, 실용주의자나 또 아니면 그저 실제적인 사람이 과일나무를 심었다는 것은 놀랄 일이 못 된다. 과일나무는 가시적인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고 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산물―물론 그 이상이지만―을 내니 말이다. 하지만 장미 한 그루를―또는 그가 1936년에 복구한 이 정원의 경우처럼 일곱 그루를, 그리고 나중에는 더 많이―심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 p.27

그의 글에는 흉측한 것과 아름다운 것이 종종 공존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취재차 독일에 갔던 그는 보행자용 다리 근처에서 시신을 하나 발견했다. 그 다리는 슈투트가르트를 지나가는 강에 놓인 다리들 가운데 끝까지 폭파되지 않은 몇 개 중 하나였다. “죽은 독일 병사 한 명이 계단 발치에 드러누워 있었다. 얼굴은 밀랍처럼 노랬다. 가슴에는 누군가가 놓아둔 라일락 한 다발이 있었다. 사방에서 라일락이 피어나던 무렵이었다.”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그림 같은 장면이다. 노란 얼굴과 라일락, 죽음과 삶, 봄의 생기와 전쟁의 참상.
--- p.47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같은 작가라면 콩을 심고 은유와 잠언을 거두었을 법하지만, 이런 일지에서 오웰의 콩은 엄격하게 콩으로 자랐다. 즉 그는 그런 관찰이나 기록을 상상력의 도약판이나 공공연한 문학적 기초 공사로 삼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것은 사적인 성격이 없는 일지로, 발표하려고 쓴 것도 아니고 그의 감정적·창조적·사회적·신체적 삶의 기록도 아니다. 단지 그의 노동과 작업 계획을 담고 있을 뿐이다. 때로는 무엇을 사고 무슨 일을 해야겠다는 식의 목록도 있는데, 너무나 단순하고 가까운 미래의 계획이라 다른 많은 일들이 실현 불가능할 때에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들이었다.
--- p.66

정원은 항상 생성의 장소이므로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은 희망의 몸짓이다. 지금 심는 이 씨앗들이 싹 터 자라고, 이 나무가 열매를 맺으리라는, 봄이 오리라는, 그래서 뭔가 수확이 있으리라는 소망 말이다. 그것은 미래에 깊이 관여하는 활동이다.
--- p.72

오웰은 자신이 글로써 반대한 것들, 즉 권위주의와 전체주의, 거짓말과 프로파간다(그리고 대충 넘어가기)로 인한 언어와 정치의 타락, 정치적 자유의 근간인 프라이버시의 잠식 같은 주제들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 힘들로부터, 그가 긍정적으로 추구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다. 평등과 민주주의, 언어의 명확성과 의도의 정직성, 사생활과 그 모든 즐거움과 기쁨, 정치적 자유와 어느 정도 그 기반이 되는, 감독과 침범을 받지 않는 프라이버시, 그리고 즉각적 경험의 즐거움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것들을 굳이 반대되는 것들로부터 유추할 필요는 없다. 그는 긍정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많이 썼다. 그런 에세이들이 그가 쓴 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그렇지 않은 다른 작품들 곳곳에서도 그는 삶을 살아갈 만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썼다. 그의 가장 암울한 글에도 아름다움의 순간들이 있다. 그의 가장 서정적인 에세이들도 실제적인 문제들과 드잡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 p.73

이 모든 것의 저변에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반혁명적이고 부르주아적이요 퇴폐적이고 향락적이라 보며 그런 것들에 대한 욕망은 근절하고 경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실용주의적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다. 자칭 혁명가들은 오직 물량화할 수 있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보다 마땅히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어떠한 것보다 마땅히 어떠해야 할 것에 맞추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빵과 장미’에서 장미란 단순히 더 많은 것이 아니라 좀 더 손에 잡히지 않는 섬세한 무엇을, 로즈 슈나이더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저 생존이 아니라 삶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을 살 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어느 정도 측량 불가, 예측 불가하며 사람마다 다르다는 주장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장미는 또한 주관성과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뜻한다.
--- pp.127~128

『1984』는 잠재적인 위험뿐 아니라 현재에 대한 경고이며, 오웰이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에 대한 옹호였다. 이번에 책을 읽으며 나는 그 점에 주목했다. 경고는 예언이 아니다. 경고는 우리에게 선택이 있음을 전제하고 그 결과에 대해 주의를 주는 것인 반면, 예언은 고정된 미래를 기초로 작동한다(물론 소설은 현재의 잔혹함과 위험에 대한 것인 동시에, 그 논리적 귀결이 어떠할까에 대한 것이다). 유토피아 및 디스토피아에 대한 소설가이자 사색가로서, 옥타비아 버틀러는 이렇게 말한다. “가능성들을 알아보고자 앞을 내다보고 경고하려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희망의 행위이다."
--- p.346

오웰의 주목할 만한 성과는 전체주의가 자유와 인권뿐 아니라 언어와 의식에까지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다른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적시하고 묘사한 것이다. 그의 작업이 너무나 강한 설득력을 지녔으므로, 그의 마지막 작품은 현재까지도 그림자를, 아니 봉화의 불빛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과를 더욱 풍부하고 심오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작업에 불을 지핀 연료, 즉 그의 이상주의와 헌신이다. 그가 소중히 여기고 욕망했던 것, 욕망 그 자체와 즐거움과 기쁨에 대한 긍정적 평가, 그리고 그것들이야말로 전체주의 국가와 영혼을 파괴하는 그 침식력에 반대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 pp.359~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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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는 작가 조지 오웰과 함께 기쁨으로 저항하기

『오웰의 장미』가 포착한 ‘정원가’로서 오웰, “장미의 옹호자”로서 오웰의 면모는 그를 더없이 동시대적인 작가로 만들어준다. 오웰의 삶은 전쟁으로 점철되었다고 할 만하지만, 그는 언제나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일상적인 즐거움과 지금 여기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경하”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쓴 글에서 자신이 심은 장미를 칭찬하고 폭격당한 자리에 피어나는 잡초를 언급하는가 하면, 또 다른 글에서는 동면에서 깨어난 두꺼비의 아름다움과 봄의 즐거움을 환영한다. 이 책은 또한 오웰이 인간에겐 ‘빵’과 함께 ‘장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빵뿐만 아니라 장미를 얻기 위해서도 싸워야 함을 깊이 이해한 작가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웰의 장미 옹호는 결코 전원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잉글랜드 북부 탄광 취재를 떠났고, 스페인내전에 참전했으며, 죽음 앞에서도 정치적 논평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웰다운’ 글이란 두꺼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주의 정통 노선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듯이, 개인적 즐거움, 안식과 자유 및 인권 문제를 종횡무진하는 것이며, 흉측한 것과 아름다운 것이 공존하는 것이다. 솔닛의 관점에 따라 그의 작품을 다시 읽을 때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로이 드러난다. 파시스트군을 향해 혁명적 구호 대신 ‘우린 버터 바른 토스트를 먹고 있다’고 외친 한 공화파 병사의 일화(『카탈루냐 찬가』)에서는 적을 즐겁게 초대하는 자유를, 정의 못지않게 토스트를 원할 수 있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읽어낼 수 있다.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이라 일컬어지는 『1984』에서조차 “감탄하고 열망하고 즐기는 것들에서 건져내는 순간들”과, 주인공이 바라보는 창밖 빨래하는 중년 여성은 생명력과 강인함과 너그러움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오웰에게 폭력, 거짓,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의 원동력은 장미를 심고 정원을 돌보는 구체적인 행위에서 비롯된다. 솔닛은 이런 오웰의 실천과 태도를 “희망의 몸짓”, “미래에 깊이 관여하는 행동”이라 일컫는다. 또한 오웰의 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을 ‘행복’과 구분 짓는다. 행복이 지속적인 상태로 상상되며 의존을 야기할 수 있다면, 기쁨은 위험과 곤란 가운데서도 불현듯 나타나며 새로운 것을 행하고 느끼는 능력의 성장을 뜻한다. 이런 맥락 속에서 오웰의 삶이 보여주는 기쁨과 저항의 방식은 현재적 의의를 획득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투쟁, 저항과 기쁨에 대한 추구가 함께 갈 수 있으며, 그것이 지속 가능한 투쟁의 형식임을 배운다. 기쁨으로 저항하기야말로 기후위기와 전쟁, 불평등 심화와 극우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2020년대의 우리에게 유효한 희망의 형태인 것이다.

‘예쁜’ 장미 너머의 ‘아름다움’과 윤리를 탐구하는 여정

이 책은 거짓과 맞물려 있지 않은 아름다움, 장미 이면의 이야기까지 탐색하는 솔닛의 여정이기도 하다. 솔닛과 오웰이 말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예쁜 것과는 다르다. 솔닛은 오웰이 “윤리와 심미성이 별개가 아닌” 아름다움에 도달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솔닛 역시 장미와 그것이 상징하는 것들의 윤리적 문제와 정치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영국식 정원이 추구한 자연스러움의 미학이 구축되어가던 18세기에 중점적으로 시행된 인클로저 법의 폐해를 살피고, 사회적 위계질서를 자연화하는 자연주의적 정원의 반(反)혁명성을 짚어낸다. 또 영국식 정원을 가능케 한 풍요로움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영국의 식민지 노동력 및 자원 수탈을 꽃의 정원에서 지적한다. 예컨대 유럽·북미인들에게 수선화는 찬탄의 대상이지만, 카리브해에서 나고 자란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에게 그것은 식민주의 교육, 제국의 언어와 폭력을 상징하는 꽃이었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소비되는 장미의 80퍼센트를 생산하는 콜롬비아의 장미 농장을 직접 찾아가 화훼 산업이 노동력을 착취하고 콜롬비아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음을 고발함으로써 예쁜 절화의 이면을 폭로한다.

오웰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을 가장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솔닛을 통해 다시 한번 입체적으로 구현된다. 솔닛은 더 희망적이고 입체적인 오웰의 초상을 그리는 데서 나아가, 장미가 드러내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주제들을 오웰의 방식을 참조해 탐구한다. 이러한 작업은 아름다움과 윤리, 정치와 예술을 함께 지키려는 싸움을 이어가는 작가의 계보에 솔닛의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한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특유의 글쓰기는 이번에도 어김없는데 “구체적인 대상들과 쓸모없는 정보 조각들에서 즐거움을 얻”는 오웰과 만나며 더 많은 샛길로 돌아간다. 험난한 독서 여정은 전에 없던 풍경을 보여준다. 모든 권위에 반기를 드는 오웰에 가려져 있던 ‘장미 옹호자’ 오웰의 얼굴을.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들겠다는 오웰의 다짐이 솔닛을 통해 구현된 책이다.
- 은유 (작가)
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하여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 저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인류를 위해, 리베카 솔닛은 정원을 사랑한 작가 조지 오웰의 아름다운 문장들과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정원’이라는 눈부신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혹한 생존의 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리베카 솔닛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한 정원 가꾸기라는 향기로운 투쟁의 비결을 제안한다. 우리 모두가 정원사의 기쁨과 슬픔을 이해한다면, 온갖 전쟁으로 부서지고 메말라가는 이 세상을 마침내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정원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끝내 괜찮을 것이다.
- 정여울 (작가)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과 장미라는 두 대상을 거점으로 마치 거미처럼 넓고 탄력적인 자료와 해석의 포집망을 짓는다. 1936년 오웰이 심은 6펜스짜리 장미 묘목에서 출발하여 빵과 장미로 표상되는 여성의 참정권 운동, 영국의 석탄 산업과 고생대 지질학, 화석연료와 기후위기, 식민지 시대의 노예 착취와 오늘날 콜롬비아 장미 농장의 노동조합처럼 광범위한 주제들이 조밀하게 집결한다. 이로써 우리는 아름다움은 윤리의 문제에서 결코 자율적이지 않으며, 양자를 함께 지키려는 싸움은 우리 공동의 생에 필수임을 새로 인식한다.
- 윤경희 (『분더카머』,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17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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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리를 지탱하는 종종 훨씬 더 섬세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3.0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주 긴 여행을 한 기분이다. 실제로도 오래 읽었다. 2022년 12월에 떠나 2023년 1월에 마쳤으니. 현재의 물리적 시간은 그렇고 책 속에서 유령처럼 돌아다닌 시간은 수십 년을 오갔다. 20대 <1984>를 택시 안에서 읽던 시간과 30대 도서관에서 솔닛의 책을 처음 본 오후, 수많은 장면들이 회전하듯 빙글거렸다.   존경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라 가늠할 엄두는 못 내면서;
리뷰제목

 

아주 긴 여행을 한 기분이다. 실제로도 오래 읽었다. 202212월에 떠나 20231월에 마쳤으니. 현재의 물리적 시간은 그렇고 책 속에서 유령처럼 돌아다닌 시간은 수십 년을 오갔다. 20<1984>를 택시 안에서 읽던 시간과 30대 도서관에서 솔닛의 책을 처음 본 오후, 수많은 장면들이 회전하듯 빙글거렸다.

 

존경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라 가늠할 엄두는 못 내면서도, 예전의 이상화된 삶의 한 조각도 독자인 내게 남아 있지 않다는 쓸쓸하고도 안심이 되는 자각도 있었다. 오웰은 자신이 그렇다고 주장한 적이 없고, 솔닛은 이 책에서도 지적한 어리석고 애틋한 완벽의 추구... 상당히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은 철없던 시절이 내게 있었다.

 

인간됨의 본질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고, 때로 신의를 위해 기꺼이 죄를 저지르는 것이며, 정다운 육체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금욕주의를 밀고 나가지 않는 것이고, 결국에 생에 패배하여 부서질 각오를 하는 것이라고

 

이상화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면 덜 폭력적이 된다. 불완전하고 유한한 모든 존재들은 제각각의 형태대로 아름답다. 그 화해는 몸의 긴장을 풀게 하고 두통을 낫게 한다. 물론 그렇더라도 자신의 선택이 어떤 내용과 방향이어야 하는지 평생 맑게 보는 시선을 가진 작가들이, 사상가가 있었다.

 





 

오웰이 장미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오웰의 변절과 정체停滯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의 비판의 언어가 장미 정원에 묻혀 소멸되었다고 여기는 이도 없을 것이다. 비판은 물론 장미도 묻어버린 것은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저 많은 혐오와 폭력은 어디서 숨었다 터져 나오는 것인지 어딘가에서 대량생산 중인 것인지.

 

전제주의 지배의 이상적인 신민은 확신에 찬 나치나 확신에 찬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 사이의 구분(즉 경험의 현실성), 진실과 허구 사이의 구분(즉 사유의 기준)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 파탄에 이른 정신 상태, 내 정신 상태에 들락거리는 것들...

 

지적 굴복, 믿기 편리한 모든 것을 기꺼이 믿으려는 주눅 든 순응성, 때로는 냉소주의, 아무것도 믿지 않으려는 태도, 모든 것이 다 똑같이 썩었다는 단언...

 





 

별 일 없이 사는 듯해도 매일 다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그러듯이 다른 이들도 살기 위해 귀를 막아 보기도 하고 눈을 돌려 보기도 하고 어딘가로 도망을 가서 숨을 고르기도 한다. 그 자구책들이 모두 성공해도 어딘가에 상흔이 남는다. 때론 날카롭게 밖을 향해 무작위로 누군가를 공격하기도 한다.

 

내가 품은 기대와 희망이 서늘한 만큼 세상의 온기도 식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 장미의 꽃들이 피려다가 병들고 시들어버릴 기온일지도... 상상 속에서도 서글픈 풍경이다. 솔닛이 찾아간 오웰은 따뜻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장미를 심고 가꾸었다. 아름다운 조우였다.

 

빵과 장미라니 (...) 거기에는 생존과 신체적 복지 이상의 것이 필요하고 또 권리로서 요구된다는 맹렬한 주장이 들어 있다. (...) 장미란 인간이라는 존재가 복잡하고 욕망들은 환원 불가능하며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종종 훨씬 더 섬세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이라는 생각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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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오웰과 장미 둘 중 어느 것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포***C | 2023.01.1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건, 오웰 때문도 아니었고 장미 때문도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의 홍보 문구에 꽂혔다.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책을 읽기 직전, 나는 갈수록 우경화되는 사회에, 기후 위기가 실현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경제 침체의 그림자에, 심해지는 빈곤과 불평에 슬퍼하고 있었다. 이 우울함을 떨쳐 버리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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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하게 된 건, 오웰 때문도 아니었고 장미 때문도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의 홍보 문구에 꽂혔다.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책을 읽기 직전, 나는 갈수록 우경화되는 사회에, 기후 위기가 실현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경제 침체의 그림자에, 심해지는 빈곤과 불평에 슬퍼하고 있었다. 이 우울함을 떨쳐 버리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쁨의 저항으로 말이다. 오웰과 장미는 그저 내게 이용당했을 뿐이다. 내가 책에서 알아내고 싶은 건, 오웰도 장미도 아니고 기쁨으로 저항하는 방법이었을 뿐이니까. 

 

읽고나서 더 알쏭달쏭해지는 책이다. 이 책은 무엇에 관한 책일까? 오웰인가? 장미인가? 사회주의와 전체주의인가? 헷갈린다. 책은 어떤 장에서는 오웰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오웰이 자기 정원에 심은 장미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러다가 어느 장에서는 장미와 관련된 (그러나 오웰과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다른 장에서는 오웰도, 장미도 언급하지 않고 스탈린 체제와 전체주의에 대한 묘사만 나온다. 이 책은 무슨 책일까? 

 

오웰은 사회를 분석하는 작품들을 많이 썼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내내 전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쓰는 작품들은 대부분 어둡고 침울했다. 한강 작가는 <소년이 운다>를 쓰고 나서 근 1년 넘게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작가는 자기가 쓰는 작품과 동떨어진 삶을 살지 못한다. 사회비판적인 책을 많이 쓴 오웰은 우울, 비탄과 같은 감정들에 빠져 살지 않았을까? 

 

오웰은 그러지 않았다. 오웰은 그러는 대신에 자기 정원에 장미며, 과실나무를 심었다. 그것들을 아주 정성스럽게 가꿨다. 정원 가꾸기는 오웰에게 시대와 상관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다. 나도 나의 장미를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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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조지 오웰은 장미를 심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3.01.06 | 추천12 | 댓글7 리뷰제목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이 1936년 4월부터 몇 해 지냈던 런던 근교 월링턴의 옛집을 찾아갔다. 오웰의 정원에 심었다는 사과나무(문득 스피노자가 생각난다)가 아직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뒤뜰의 창고를 확장하면서 베어버려 없었다. 그런데 오웰이 심은 장미는 아직 그대로라는 말을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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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리베카 솔닛은 조지 오웰이 19364월부터 몇 해 지냈던 런던 근교 월링턴의 옛집을 찾아갔다. 오웰의 정원에 심었다는 사과나무(문득 스피노자가 생각난다)가 아직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뒤뜰의 창고를 확장하면서 베어버려 없었다. 그런데 오웰이 심은 장미는 아직 그대로라는 말을 듣는다.

 

우리는 다시 정원으로 나갔고, 그곳에는 그 11월의 날에도 멋대로 자란 커다란 장미 두 그루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 그루에는 연분홍 꽃봉오리가 조금 벌어져 있었고, 다른 한 그루에는 거의 새먼핑크 빛깔의 꽃이 피었는데, 꽃잎들의 밑동은 금빛이었다.” (25)

 

이 책은 솔닛이 오웰이 살던 집에서 발견한 장미에서 비롯되었다. 한 작가가 의도치 않게 남겨 놓은 보잘 것 없는 식물을 통해 그녀는 그의 삶과 세상에서 차지한 위치, 세상과 맺은 관계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오웰은 장미 이야기를 여러 에세이에 남겼다. 솔닛이 오래전에 읽었던 브레이 본당신부를 위한 한마디에 바로 장미를 심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좌파 잡지에 게재된 그 에세이를 두고 어떤 독자는 장미를 두고 부르주아적이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솔닛은 여기서 고개를 가로젓는다. 과연 그런가? 사회주의를 옹호했던 오웰이 장미를 심고, 장미 이야기를 자주 한 것이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장미는 오웰에게, 아니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의미한다. 과연 삶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이상을 좇는 것과 상반되는 일인가? 오웰이 그랬듯이 솔닛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솔닛은 오웰을 다시 읽었다. 그가 남긴 소설뿐 아니라 많은 에세이, 그리고 가사 읽기들이 모두 오웰이 어떤 이였는지를 보여준다. 오웰이 무엇을 품고 있었는지, 무엇을 역겨워하고, 무엇을 지향했는지가 그의 글들에 있었다. 솔닛은 오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에 대해 쓰고 있지만, 이 책은 결코 오웰의 평전이 아니다. 오웰에 관해 많이 쓰고는 있지만 결국은 오웰을 중심에 두고 종횡무진 다른 이야기들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것은 또한 장미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장미는 산업혁명을 가능케 했고, 현대의 기후 위기를 가져온 석탄이 된 식물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빵과 장미라는 구호를 통해 진보의 상징이 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장미를 찍은 사진작가가 다시 사진과 장미를 버려야 했던 현실에 관한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에 깊게 편입된 장미 산업에 관한 이야기로 전개되기도 하고, 소련의 그릇된 유전학, 리센코주의와 스탈린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오웰과 장미는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최근에 오웰의 동물농장1984를 읽었다. 물론 그것을 읽었을 때의 나의 감상도 있지만, 솔닛은 오웰의 글을 매우 섬세하게 읽고 있다. 특히 1984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아내가 죽고 상심했던 그가 결핵으로 망가진 몸으로(아마 죽음을 예감하지 않았을까?) 써간 그 작품은 단순히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고만 하기에는 참 많은 것을 담은 작품이라는 걸 솔닛을 통해 다시 알게 된다. 이게 과도한 몰입 같아 보이지만, 이상에 헌신하고, 자신 편의 잘못에 기꺼이 비판의 펜을 들고, 병들어가는 시대를 함께 아파한 한 작가에 몰입하는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솔닛을 통해 오웰을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다.

 

솔닛의 책을 잔뜩 쌓아두었다가 결국 읽지 못하고 도로 물린 적이 있다. 내 책상에 올린 책을 그렇게 물리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땐 그랬다. 그래서 이 책이 솔닛의 책으로는 첫 번째다. 다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책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를 좀 알 것 같다.

 

오랫동안 결핵을 앓았던 조지 오웰은 1950121일 죽었다. 그는 자기 무덤에 장미를 심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오웰의 무덤을 찾은 듯한 솔닉의 말에 의하면 허접스런 붉은 장미 한 송이가 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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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장미는 오웰을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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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포***C | 2023.01.10
구매 평점5점
리베카 솔닛, 장미를 심은 오웰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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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e*a |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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