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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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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78g | 140*210*30mm
ISBN13 9791191248913
ISBN10 1191248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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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댕기 머리 탐정의 미스터리 수사극] 15세기 초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제주의 한 마을에서 열세 명의 소녀가 사라지고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제주로 간 수사관마저 실종되자, 그의 딸들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나서 진실을 추적한다. 공녀 제도를 바탕에 둔 생생하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 -소설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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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게 깔린 안개가 소나무로 만든 붉은 배를 감쌌다. 내 눈에 허락되지 않은 땅 너머에 비밀이 숨어 있기라도 하듯. 그러나 항구에서 남쪽으로 천 리를 가면 나오는 바람의 땅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곳에는 들쭉날쭉한 해안선이 있고, 여기저기 흩어진 검은 현무암 집과 넓은 초원, 안개가 겹겹이 에워싼 산이 있다. 돌과 바람의 섬 제주 어딘가, 역사를 간직한 숲 곶자왈과 봉우리에 구름을 얹은 한라산 사이에서, 우리 아버지가 사라졌다.
--- p.17

어린 환이였다면, 많은 사람의 의뢰로 옥반지 도난 사건이나 죽은 매 사건 같은 소소한 문제들을 수도 없이 해결한 그 소녀였다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우리 가족의 옛집에서 깨어난 두려움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은 내게 말했다. 아버지가 정말로 돌아가셨을지 모른다고. 이제는 어느 집, 어느 방도 아버지의 웃음으로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딸아, 내 딸아. 나를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거라고.
--- p.89

하지만 매월의 말이 옳았다. 우리는 자매다. 이 수사가 끝날 때까지 밧줄의 매듭처럼 엮인 사이다. 어깨가 앞으로 축 처졌다. 땅으로 떨어져 웅크려 있고 싶었다. 이런 기분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 어떻게 질투할 수가 있지? 매월은 어릴 때 버림받고 5년 동안 부모 없이 살았다. 어떻게 그런 애에게 감히 시기심을 느껴?
“지금도 같이 수사하고 싶어?”
내 목소리에서 분노와 힘이 다 빠진 듯했다.
매월의 눈에서 칼날이 사라졌다.
“응.”
“진실을 알고 싶어?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 p.216

휘파람 소리가 다시 들린 순간, 나는 그 소리를 따라갔다. 소리는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기를 반복했다. 매월이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아버지의 순찰용 호루라기를 부는 것처럼. 이마의 차가운 땀방울을 느끼며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달렸다. 별채의 어둑한 뒷마당을 가로지르며 돌덩어리로 눌러놓은 커다랗고, 두껍고, 둥근, 나무 판자를 몇 번이나 지났다. 우물을 덮어놓은 듯했다. 하지만 우물이라기에는 너무 컸다. 세 번째로 이 지점에 돌아왔을 때 두려움으로 가슴이 내려앉았다.
설마 이 아래에 있을 리가……
그때 또 들렸다. 희미한 호루라기 소리가.
죽장도를 내려놓고 쭈그려 앉아 남아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나무 덮개를 밀었다. 밀고 또 밀었다. 힘을 줄 때마다 덮개가 손끝만큼 움직였다. 땀으로 젖은 등에 옷이 달라붙고 젖은 머리카락이 눈앞에서 달랑거렸다. 어젯밤 먹은 독으로 인한 찌르는 듯한 통증은 힘을 쓸수록 더 심해졌다. 하지만 계속 시도해야 했다.
“매월아, 언니가 찾아줄게.”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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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래도록 삶을 엿보고 싶은 인물을 만났다. 「에놀라 홈즈」를 보며 느꼈던 탐정에 대한 지독한 신뢰와 애정을 댕기 머리의 조선 탐정 ‘민환이’에게서 똑같이 느끼다니!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해가는 긴장감과 통쾌함, 동시에 페이지가 줄어드는 아쉬움 탓에 책을 읽는 동안 다채로운 감정으로 몸 둘 바를 몰랐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민환이’의 추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공간을 낯설게 하여 신비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등에 짊어지고 슬픈 진실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운 민환이를 어서 빨리 만나보기를 소망한다.
- 천선란 (소설가)

1400년대 한국으로 떠나는 놀라운 여행. 미스터리가 소설의 설정을 완벽하게 뒷받침하고 결말조차 짜임새 있고 만족스럽다. 반드시 소장해야 할 책.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구성이 탄탄한 이 책은 역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 모두 만족시킬 것이다. 특히 고증에 충실한 역사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허주은 작가의 디테일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YALSA)

당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한편 13세기부터 1435년까지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 속에 영리하게 짜 넣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허주은 작가가 만든 촘촘한 서스펜스에 깊이 빠져 있는 동안 등골 오싹해지는 비밀들이 내 어깨를, 때로는 목을 차갑게 찌르는 느낌이었다. 실종과 추적에 더불어 가족 간의 갈등까지 전부 환영이다.
- 리타 윌리엄스 가르시아 (『어느 뜨거웠던 날들(One Crazy Summer)』 저자)

하나의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면 당시 순종과 침묵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건지 알 것이다. 그렇기에 넘치는 호기심으로 질문의 답을 찾는 10대 주인공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다.
- 아파리타 반다리 (CBC 라디오 칼럼니스트)

애달프고 숨 막히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허주은 작가는 미스터리의 대가가 틀림없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아들린 그레이스 (『모든 별과 이빨(All the Stars and Teeth)』 저자)

묘사가 생생하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첫 장부터 독자를 끌어당기고 놓아주지 않는다. 어두우면서 흡입력 강한 미스터리를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아름답게 그려냈다.
- 캐슬린 글래스고 (『조각난 소녀(Girl in Pieces)』 저자)

발상이 천재적인 역사 미스터리 소설로 강렬하고 흥미진진하다! 허주은 작가는 실제로 눈앞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듯 조선 시대 제주도에 완벽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좋아하는 한국 사극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 엘런 오 (『예언 Prophecy』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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