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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자랑
중고도서

당신이라는 자랑

박근호 | 히읏 | 2021년 0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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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21*188*30mm
ISBN13 9791197087530
ISBN10 1197087532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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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  출간 20210127, 판형 121*188mm, 쪽수 372
  •  특이사항 : -한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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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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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늘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우연히 라디오를 틀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든가, 퇴근하고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 네 캔을 산다든가, 조금 돌아갈지라도 야경이 예쁜 도로를 달린다든가. 가끔 삶이 야속하게 느껴지다가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나를 위로해주는 것들은 생각보다 사소하니까.
--- p.19~23, 「위로가 되어주는 것」 중에서

왜 우린 만질 수 없을 만큼 멀어져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는 걸까
--- p.39, 「이별」 중에서

이제 와서야 생각하는 거지만 나는 과연 아버지를 이해했던 것일까. 번듯한 취미 하나 없으신 아버지가 병원 침대 위에 누워서 느꼈을 허무와 권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했을까. 아무도 없는 작은 집조차 이렇게 고독한데 어느 순간 텅 비어버린 아버지의 삶은 얼마나 쓸쓸했을까. 사람이 두통만 있어도 그렇게 예민해지는데 온몸이 아프셨던 아버지가 느꼈을 고통을 과연 내가 알 수 있을까. 이제 자신에게 남은 건 희망이 아니라 천천히 죽어가는 일뿐이라는 걸 느꼈을 사람의 기분을 내가 알 수 있을까. 예전에는 무엇이든 가볍게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턴 몸을 숙이지도 못하게 됐을 때 느낀 패배감을 내가 알 수 있을까.
--- p.45~51, 「이해」 중에서

일이라는 건 우리를 괴롭히기도 평생의 숙제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또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제는 걱정될 정도로 일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먼저 묻고는 한다. 무슨 일 있어? 정말 일이 잘 풀리고 재밌어서 열심히 하는 거라면 축복해줄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서 한 번 안아줘야 하는 일이니까. 지나칠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어딘가에 강하게 상처받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 p.130~132, 「일만 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오늘만은 충분히 슬퍼하고 싶어서
냉장고를 열어 맥주 한 캔을 잡았다.
손에 물기가 닿자마자 네 로션 냄새가 확 풍겼다.
한 입 마시고는 어딘가 잘못된 것처럼
눈물이 쏟아지길래 두 손을 올려 얼굴을 감쌌다.
얼굴에서도 네 냄새가 났다.

도망갈 곳이 하나도 없었다.
--- p.152~154, 「헤어지던 날」 중에서

누군가와 함께하다 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거나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귀 옆에 점이 있었네, 하는 사소한 것부터 물건을 고르는 데 오래 걸리고 걸음이 좀 느리다는 것까지. 누군가와 함께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그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애초에 사랑이란 건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길을 걷는 것이다. 네가 틀렸다, 내가 맞았다. 네가 맞았다, 내가 틀렸다가 아니라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 서로가 가진 본래의 모습을 바꾸려 들거나 다그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인정을 바탕으로 기다리고 이해하며 함께하는 것. 이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 p.175~178, 「진짜 사랑이라는 것」 중에서

돌아보면 힌트가 가득했는데
그땐 하나도 알지 못했다.
아무리 반복해도
이별은 이별인 줄 모른다.
--- p.203, 「이별 2」 중에서

꼭 그렇게 누군가를 잃고 그것을 건강하게 극복해야만 자랑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크든 작든 살아가는 동안 무수히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으니까. 이 땅 위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든 슬픔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다. 모든 시련에 맞서 싸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한, 아니 멀리 떠났더라도 한 때 치열하게 생존하려고 애썼던 사람들은 모두 다 훌륭한 존재인 것이다. 나도. 당신도. 우리도.
--- p.238~243, 「발 딛고 사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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