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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리뷰 총점9.7 리뷰 35건 | 판매지수 1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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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34g | 136*200*20mm
ISBN13 9791160409383
ISBN10 1160409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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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문학만이 치유할 수 있는 것] 정여울 작가가 풀어낸 문학의, 이야기가 주는 힘에 대한 에세이. 『데미안』부터 『바리데기』까지 자신의 뿌리가 된 이야기들을 다정하게 독자들과 나눈다. 아직 문학이 존재해야 한다고, 문학만이 바꿀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다고 말하는 작가에게선 왠지 모를 기쁨도 느껴진다. - 에세이 PD 이나영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머리에_나에게 빛이 되어준 세상 모든 이야기의 힘
프롤로그_문득 삶이라는 폭주 기관차가 낯설어질 때

1부 다시 인생을 시작하려는 마음

잃어버렸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향하여 한 걸음 《리스본행 야간열차》
프로메테우스, 매일매일 고통을 이기는 희망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모든 것이 끝난 듯한 순간 비로소 보이는 것 《디센던트》
오이디푸스왕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없다 《오이디푸스왕》
회복하는 사랑에 대하여 《잉글리시 페이션트》

2부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면 《호밀밭의 파수꾼》
한여름에도 마음의 추위를 느끼는 이에게 《그해, 여름 손님》
아름다움을 느끼는 심장을 되찾기 위하여 마르크스의 문장
그다음이 궁금한 이야기를 향한 끝없는 갈망 〈네 인생의 이야기〉
때로는 주연보다 조연이 아름답다 《힐빌리의 노래》

3부 내가 꿈꾸던 어른은 어디로 갔을까

그건 단지 동화가 아니랍니다 《행복한 왕자》
내 안의 빛을 알아보는 단 한 사람 〈나의 작은 시인에게〉
나의 행복이 당신을 찌른다면 〈가든파티〉
너무 많은 것을 가져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 〈소유의 문법〉
그들이 절규할 때 우리는 듣지 못했다 〈손톱〉
나에게도 과연 비범함이 남아 있을까요 《댈러웨이 부인》
자신의 뿌리를 증오하는 당신에게 부치는 편지 《종이 동물원》

4부 내 안의 외계어를 지키는 일

다락방의 미친 여자, 세상 밖으로 나오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다시 쓰기의 힘 《피그말리온》
아주 작고 눈부신 날개 《이생규장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를 그린다는 것 《마담 보바리》
사랑받지 못한 자의 더 커다란 사랑 《바리데기》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 이소라의 음악

5부 잃어버린 모모의 시간을 찾아서

모모, 단 한 번뿐인 시간을 발견하는 눈 《모모》
읽기와 쓰기, 허무와의 한판 대결 《사랑의 역사》
아름다운 방백, 그때 하지 못한 고백 〈작은마음동호회〉
삶을 바꾸는 낭독의 기쁨 《아홉번째 파도》
가장 사랑하는 것을 놓아주는 용기 《칠드런 액트》
우리는 ‘상황’을 뛰어넘어 ‘존재’할 수 있는가 《신데렐라》
결코 가닿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오디세이아》

에필로그_문학이라는 몹쓸 병에 걸린 사람들
참고한 책과 영화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눈에 보이는 나 자신이 초라해질 때, 남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내 사회적 가면을 치장하는 일이 참으로 고될 때 우리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나, 우리 마음속에서 영원히 스스로를 지켜주는 또 하나의 나가 필요하다.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강인한 또 하나의 나가 길을 잃고 휘청이는 내 손을 붙들어 준다.
--- p.15

그리고 내게는 이 문장이 던지는 화두가 ‘문학은 왜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아름다운 대답처럼 들린다. 우리 안에 1000개의 가능성이 있다면 수많은 사람이 그중에 10개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 나머지 990개의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십중팔구 미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사라져 버리지 않겠는가. 우리는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리 안에 숨 쉬고 있는 1000개의 가능성을 하루하루 버리며 살아간다. 문학은 그 ‘나머지’의 소중함, 990개의 아름다운 꿈을 일깨운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안타까이 사라져 가는 모든 잠재적 가능성이 곧 우리 자신임을 문학은 끊임없이 일깨운다. 그리하여 마침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권리’를 깨닫게 하는 존재가 바로 문학이 아닐까.
--- p.18

1인분의 삶에 갇힐 위험에 빠진 비좁은 삶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더 커다란 나, 더 깊고 복잡한 나, 마침내 ‘나’를 뛰어넘어 또 다른 타인들과 접속하는 새로운 나를 만들어갈 무한한 가능성이 문학 속에 꿈틀거리고 있다. 문학의 담장을 허물어 버리고 그곳에 아름다운 문학의 놀이터를 만들어, 누구나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덧칠하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문학이란 이름의 거대한 공동체적 벽화를 그리고 싶다. 문학이 아직 너무 멀고, 거창하고, 심오하고, 다가가기 힘든 그 무엇으로 느껴지는 당신에게 문학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웃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 p.22

상실의 빈자리를 다독이는 일은 결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가 아니다. 상실의 아픔을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분명 더 크고 깊은 존재로 성장한다.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하는 문학의 힘을 통해 우리는 더욱 알록달록한 세상의 차이들을 품어 안는 존재가 된다. 문학을 통해 나는 잃어버린 사랑과 사람과 세계를 되찾는다.
--- p.26

문학은 우리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것들을 바로 지금 여기로 끊임없이 생생하게 불러오는 힘이 있다. 그것이 우리가 제주 4·3을, 1980년 광주를, 세월호를 문학의 거울을 통해 끊임없이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그날의 아픔을 또렷이 기억하는 한 책임자들은 영원히 그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치지 못할 것이며, 떠난 이들은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문학은 잃어버린 시간을 끝내 보듬고 부둥켜안고자 하는 그 모든상처 입은 자들의 마지막 보루다. 문학은 우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그 시간 속으로 초대하여 이야기의 반딧불로, 은유와 상징의 횃불로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한다.
--- p.30

작품 초입에서 냉담하고 무미건조하게만 보이던 맷은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적인 주인공이 되어간다. 맷은 트라우마를 겪은 이후 오히려 전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한다. 트라우마 이후의 성장post-traumatic growth을 보여주는 인물인 셈이다.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한 파국의 순간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을 때가 있다. 열심히 돈을 벌고 자기 일을 지키는 것이 가장의 역할이라고 믿었던 맷은 일에 빠져 사느라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알게 된다.
--- p.44

그를 파괴한 것은 사랑해선 안 될 사람에 대한 사랑이지만, 그를 지켜준 것은 끝내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는 끝까지 고통을 피하지 않음으로써 한 인간의 존엄을 지켜냈다. 오이디푸스는 위대한 인간의 추락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다. 추락의 운명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기 삶을 지켜낸 자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나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내 부모가 저지른 죄마저 끌어안은 한 위대한 인간의 이야기다.
--- p.55

때로는 상처 입은 순간의 아픔보다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를 더욱 괴롭힌다. 상처보다 더 아픈 치유의 과정이 우리 무릎을 꺾기도 한다. 그런 순간에도 문학은, 마침내아름다운 타인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 이야기의 모닥불로 얼어붙은 심장을 데우는 모든 순간 이야기는 당신의 가슴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필 것이다. 상처에 결코 무너지지 않은 주인공들, 그리하여 상처마저 매혹적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포근한 응원의 손을 내민다. 그 손들의 따스함이 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 pp.64~65

어릴 적에는 《호밀밭의 파수꾼》 을 읽으며 도대체 이 아이가 무슨 사고를 치려나 싶어 불안했다. 내 코가 석 자임에도 이 친구가 커서 뭐가 되려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홀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믿음이었다. 홀든은 나였다. 내가 무엇이 되든, 아무것도 되지 않든 그저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했다. 홀든과 나에게 절실했던 것은, 가르침을 주는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그저 따스한 안부의 메시지였다.
--- p.72

문학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내가 스스로를 학대하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도 믿지 못할 때 문학은 한없이 다정한 눈길로 속삭였다. 너의 불안과 너의 절망과 너의 증오조차 사랑한다고. 우리의 그 어처구니없음과 울퉁불퉁함과 대책 없음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임을 문학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 p.76

삶에 대한 설렘을 회복하는 것, 세상에 대한 놀라움을 되찾는 것, 이 모든 것을 느끼는 감수성의 심장을 되찾는 것. 그것이 문학을 통해 우리가 쟁취할 수 있는 생의 기쁨이다.
--- pp.91~92

분노에 사로잡히거나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마다 내 안에서 속삭이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가엾은 친구야, 왜 그토록 무서운 방법으로 세상을 버리려 하니. 나는 그 목소리가 지상을 떠나고 싶어 하는 모든 고통받는 사람에게 가닿았으면 좋겠다. 신화, 이야기, 즉 문학이 내게 선물한 것은 끝내 다시 이 세상을 살아갈 용기,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용기였기에. 그렇게 문학은 내 심장을 두드린다. 다시 일어서라고. 다시 사랑하라고. 다시 모든 장애물과 싸워 이기라고.
--- p.103

모든 절망과 권태의 시간 속에서 읽기와 쓰기는 나를 굳건히 지켜주었다. 세상의 폭풍우에 지지 않고 당신만의 작은 사유와 창조의 공간을 만들 수만 있다면 세상은 결코 당신을 지우지 않을 것이다.
--- p.127

나는 오늘도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에세이를 읽는다. 위험을 피해 안정을 얻기 위한 마음의 기술이 아니라 위험을 온몸으로 겪어내고도 내 영혼이 파괴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위험을 다 감내하고도 삶과 사람과 세계를 사랑하는 힘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 p.194

깊은 우울은 더 깊고 쓰라린 다른 우울의 힘으로 치유될 때가 있다. 그리하여 문학은 나보다 더 아프게 앓고 있는 타인의 슬픔 속으로 여행하는 일이다. 앉은자리에서 세상 모든 이의 슬픔 속을 여행하는 기적이, 문학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 p.222

내가 견뎌야 할 일상이 절대 끝나지 않는 기나긴 터널처럼 느껴질 때. 나는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고, 읽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나를 발견한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시간, 읽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시간을 통해 나는 조금씩 더 나은 존재가 된다. 읽고 쓰고 쓰고 또 읽음으로써 우리는 매번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간다는 믿음이 나를 떠민다. 지금 내게 다가오는 고통을 저번보다는 더 낫게 견뎌내는 사람, 첫 번째 화살에는 어쩔 수 없이 맞았지만 두 번째 화살, 세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 pp.252~253

우리가 미처 위로하지 못한 모든 슬픔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못한 그 모든 상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되돌아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단지 피해자에 그치지 않고 ‘한사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 귀환해야 합니다. 저는 비로소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눈부신 비상을 믿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오늘도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그럼에도 여전히 미치지 않은 척하면서 이 무시무시한 하루를 버티었겠지요. 내일도 답장을 보내지 않을 당신에게 내가 문학을 통해 수혈받은 모든 사랑과 희망의 언어들을 담뿍 담아 오늘도 변함없이 편지를 씁니다.
--- p.29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문학은 힘이 세다”
세상과 문학 ‘사이’를 잇는 한 작가의 기쁨


문학으로 위로받고 단단해진 사람은 문학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여울은 “끝을 모르던 자존감의 바닥에서 나를 구해준 것”이 바로 문학이었다고 말하문학으로 위로받고 단단해진 사람은 문학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여울은 “끝을 모르던 자존감의 바닥에서 나를 구해준 것”이 바로 문학이었다고 말하며 그 소중한 경험을 기꺼이 독자와 나눈다. 작가는 특히 문학은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며, 이는 “나와 타인 사이에 존재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세상과 접촉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이는 “수많은 연결과 공감의 끈들을 발견하여 고통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이다.

모두가 양극단으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세상에서 매개자가 되고 균형추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바리데기처럼 산 자와 죽은 자의 가운데, 그 사이에서 존재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오디세우스처럼 인간과 신 사이에서 그 다리를 놓아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빨간머리 앤처럼 집이 없는 존재와 집이 있는 존재들 사이의 영원한 간극을 메워주는 따스한 메신저가 되고 싶었습니다. _‘책머리에’에서

문학은 고통을 버텨내는 일을 넘어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삶을 꿈꾸게” 해준다. 우리가 문학작품을 읽으며 그 안의 인물들이 겪는 고통에 감정 이입하고, 그들이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에 함께하며 마침내 우리 삶 또한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려 다짐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정여울은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문학 속에서 멘토를 찾고”, 그렇게 “나와 타인의 경계, 나와 문학의 경계가 지워지는 순간”을 사랑한다.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한 무수한 잠재적 가능성이 문학 속에 존재하고, 이는 우리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권리’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고 있으면 내 안에서 “이제 너는 다르게 살아도 돼,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너무 매달리지 마”라고 속삭이는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기차를 타고 떠나는 충동적인 여행을 한 번도 하지 못한 나 자신을 질책하는 것 같기도 하다. _18쪽에서

작가는 카우이 하트 헤밍스의 소설 『디센던트』에서 파국의 순간 소중함을 깨닫고 자기 존엄을 지켜가는 주인공을 읽어내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을 통해 고통을 직시하며 고결한 품성을 잃지 않은 신화 속 인물을 발견한다.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읽으면서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더 큰 사랑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문학 속 이야기는 늘 “현재의 이야기, 우리의 삶, 지금 나의 고민과 연결되어” 있으며, 작가는 온 힘을 다해 이를 알리는 메신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문학에는 전혀 실용성이 없다고, ‘문학 하는 사람’이 되면 굶기 십상이라고 타박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피비의 따스함과 홀든의 순수함을 보여주고 싶다. 문학은 홀든처럼 세상이 이름 붙이기 힘든 꿈을 지닌 사람들을 온몸으로 끌어안는다고. 문학은 피비처럼 세상에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고. 누군가의 절망을 온몸으로 보듬어 희망으로 바꿔내는 힘은 어떤 화려한 실용성보다 아름다운 가치니까. 문학은 언제 절망이라는 벼랑 아래로 추락할지 모르는 우리를 온몸으로 떠받쳐 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니까. _76~77쪽에서

“그 어처구니없음과 울퉁불퉁함과 대책 없음”의 소중함
내 안의 외계어를 지키는 일


우리가 문학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문학의 ‘다양한 말하기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문학은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끝내 말로 표현하기 위해 분투하는 인간의 몸부림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는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그해, 여름 손님』 속 젊은 남성과 사랑에 빠진 소년 앨리오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J. 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 속 등장인물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분노와 질문들을 곱씹으며 문학은 그렇게 “일상에서 미처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의 뒤틀린 마음, 겹겹이 숨은 복잡한 속내”를 간접적으로 들려준다고 말한다. 문학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표현하지 못했던 분노를 끄집어내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문학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바로 ‘가만히 곁에 있어주기’일 것이다. 작가는 권여선의 단편소설 〈손톱〉을 읽으며 ‘아파하는 그들 곁에 가만히 함께 있어 주는 길’이야말로 문학이 지닌 강렬한 힘임을 발견한다. 이는 종교의 힘도, 가족의 힘도, 사랑의 힘도 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문학만이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이다. 고통받는 사람 곁에 있어야만 보이는 것들, 이는 “작가적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일 것이다.

문학 속 ‘버려진 존재들’은 그들 곁에 함께해주는 작가의 시선에 힘입어 “눈부신 패자부활전”을 한다. 『제인 에어』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천대받았던 버사 메이슨이 진 리스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신화 속 피그말리온 이야기에선 수동적 존재로 그쳤던 피그말리온이 조지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에선 주체적인 여성 일라이자로 거듭난다. 세상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이야기들은 문학 속 언어로 끊임없이 새롭게 말해질 수 있다. 작가는 문학을 사랑하는 일이란 다양한 방식으로 ‘내 안의 외계어’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하며 문학을 통해 확장해나가는 삶을 조명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완전해진다”
문학을 통해 치유되는 삶,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가는 여정


문학의 힘을 믿는 작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읽고 쓰지 않으면 삶을 견딜 수 없다고 토로하는 작가는 문학과 더불어 우리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결코 쌓아 두지 말자고 외친다. 모두가 주체가 되어 부지런히 말하고 쓰고 함께 나눌 것을 제안한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단지 피해자에 그치지 않고 ‘한사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 귀환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눈부신 비상을 믿는다. “오늘도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그럼에도 미치지 않은 척하면서 무시무시한 하루를 버티”어낸 독자들을 힘껏 위로하는 작가의 전언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내가 견뎌야 할 일상이 절대 끝나지 않는 기나긴 터널처럼 느껴질 때. 나는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고, 읽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나를 발견한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시간, 읽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시간을 통해 나는 조금씩 더 나은 존재가 된다. 읽고 쓰고 쓰고 또 읽음으로써 우리는 매번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간다는 믿음이 나를 떠민다. 지금 내게 다가오는 고통을 저번보다는 더 낫게 견뎌내는 사람, 첫 번째 화살에는 어쩔 수 없이 맞았지만 두 번째 화살, 세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속에 영원히 꺼내지 못할 비밀을 쌓아놓고 사는 모든 사람이 바이링궐이다. 그렇게 안으로만 삼킨 말들이 거대한 화산을 이루어 마침내 마그마처럼 폭발할 때까지. 우리는 부디 침묵하지 말고, 결코 포기하지 말고 우리 안의 슬픔과 분노와 희망을 ‘문학’이라는 아름다운 타임캡슐에 담아 이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내보낼 수 있기를._252~253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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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책을 읽고

 

 

 

오늘은 문학이 필요한 시간 책을 읽게 되었다.

ㄴ나에게도 다시 추억을 생각하면서

문학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한 느낌이 들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 책을 보는 순간에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책 속으로 여행하는 것처럼

꿈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은 힘이 들때면 맘을 내려 놓고 싶을 때도 몇 번 있었다.

많은 책과 접하면서 인생의 삶과 그리고 맘을 다스리는 시간을 누리고 온

기분이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 책을 보면서 힐링하는 기분이었던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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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만큼 나를 위로해주는 것도 없다. 활자중독에 가까운 나는 활자가 없으면 불안하다. 뭐라도 읽어야 할 게 없으면 과자 봉지에 있는 글이라도 읽어야 한다. 예전에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책을 읽지 못하는 거였다.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을 수 없어 불안했다. 문학 중에서도 특히 소설을 좋아한다. 타인의 삶을 읽는 일이 좋다. 아마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부르는 책은 특별할 게 없는 거 같지만, 그 어떤 것보다 특별하다. 읽은 책에 대한 공감, 새로운 책의 발견이다. 정여울 작가가 권하는 책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읽고 있는 책 중에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있다. ‘문두스라고 불리는 교수 그레고리우스가 다리 위에서 한 여자를 구한 뒤 수업을 팽개치고 그 길로 바로 리스본으로 향하여 경험한 감정의 깊이를 나타낸 소설이다. 학교와 집 밖에 오갈 줄 몰랐던 그레고리우스가 이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삶이다. 포르투갈의 도시에서 프라두의 삶을 파헤치는 모험을 시작한다. 누구나 꿈꾸지만 실행하지 못한 일들. 그러고 보면 세상은 얼마나 열려 있는가.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산문을 오랜만에 읽었는데, 작가만큼 문학을 사랑하는 작가도 없는 거 같다. 문학이 일상인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나타난 산문이었다. 좋은 작품은 여러 번 읽어도 좋은 느낌을 준다. 읽을 때마다 다른 인물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문학에서 경험한다.

 

문학은 어쩌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를 말하는 부분에서 왜 고전문학이 사랑받는지를 깨닫게 된다. 가든파티가 끝난 후 화려한 모자를 쓰고 장례식에 참석했던 로라의 부끄러움의 탄식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문학의 힘을 느끼게 된다.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이곳에서는 마음껏 울어도 괜찮은 시간, 이곳에서는 마음껏 세상을 향해 소리쳐도 되는 시간을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우리가 미처 표출하지 못한 모든 슬픔과 분노와 열정과 희망이, 바로 이 시간, 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통해 비로소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11페이지)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힘을 말하는 책이다. 작가는 다양한 독서 경험과 글쓰기로 우리를 문학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나는 책을 펼쳐 든다. 기다림의 시간에도 책을 읽는데, 책을 읽는 타인의 모습을 보는 일도 무척 좋다.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수록된 사진 속에서 장소를 불문하고 책을 펼쳐 든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궁금함에 책 제목을 유심히 바라볼 것 같은 풍경. 뮌헨의 지하철역, 쿠바의 거리, 프랑스 니스에서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의 풍경에서 작가가 느꼈던 설렘과 떨림이 공유되는 듯하다.

 


 

 

문학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오이디푸스를 읽을 때 여태 비극의 신탁에 갇힌 오이디푸스만 보았던 것 같다. 작가로 인해서 오이디푸스를 추락의 운명을 이겨내고 자기의 삶을 지켜낸 용기에 관한 책으로 읽을 필요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어떤 것을 바라보느냐,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읽히고 감동을 준다. 문학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 다른 삶의 방법을 가르쳐주므로 그렇다.

 

업무가 많은 신년 초,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읽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였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을 읽는 시간은 나의 피로를 푸는 시간, 나에게 위로를 주는 시간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 책이 필요하다. 특히 문학이 주는 힘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한 권의 책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삶의 모든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문학이 주는 즐거움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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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문학이필요한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k******k | 2023.01.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정여울 평론가가 문학 작품을 읽고 느꼈던 기록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내가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았지만, 책을 읽으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감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독서에 재미를 붙이며 느꼈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주는 듯한 책이었다. 문학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찾고,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서로 연대하고, 미래를 바라보;
리뷰제목
정여울 평론가가 문학 작품을 읽고 느꼈던 기록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내가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았지만, 책을 읽으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감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독서에 재미를 붙이며 느꼈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주는 듯한 책이었다. 문학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찾고,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서로 연대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등.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경우가 있는데, 내 마음을 딱 읽은 듯한 문장들이 너무 좋았다. 문학이 슬픔의 사각지대를 어루만져준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래서 독서 포기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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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1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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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두고두고 새길만한 글들이 너무 많아 일부러 아껴읽었습니다.진심 작가님을 존경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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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 | 2023.03.18
구매 평점5점
작가님 책을 통해 내적인 힘을 얻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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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G*****m | 2023.03.03
구매 평점5점
늘 힘이 되는 책인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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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혜*** | 202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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