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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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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672g | 140*200*35mm
ISBN13 9791160273038
ISBN10 116027303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페리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을 무자비하게 질책해 댔지만, 사실 가장 커다란 대바늘은 숨겨 두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끝없이 자신을 검열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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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당장 폭풍이 몰아칠 바다 같다. 그 아래 뭐가 숨어 있는지 알 수 없이 물 위로 우뚝 솟아 있는 빙하 같은 남성들 사이에서 여자들은 언제나 조심스럽게, 그리고 방어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항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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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는 가능한 한 그 누구의 마음도 상하지 않고,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라는 아이였다. 자신의 주변에서 이렇게 많은 다툼과 충돌이 있자, 그녀는 점차 소극적으로 변해 갔다. 그녀의 마음 가운데 불타고 있던 열망을 스스로 하나씩 잠재웠다. 다른 사람들을 화해시키고, 분위기를 진정시키려고 자기 자신에게서 스스로 멀어졌다. 아이일 때 진짜 아이로, 청춘일 때 진짜 청춘으로 살아갈 수가 없었다. 많이, 아주 많이 앞서서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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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한곳에 정착하지 말아라, 뿌리를 내려서는 안 돼. 다 됐다거나 찾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단다. (중략) 넌 혼자가 되어라. 너 혼자. 도달하는 게 아니라,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오로지 가고 있다는 그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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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이 아쿠아리움을 부수고 싶어졌다.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물고기가 대리석 바닥에서 미끄러져 흩어지는 걸 보고 싶었다. 물고기들은 꼬리를 흔들고 벌려진 입으로 숨을 쉬면서 탈출한다는 설렘을 안고 도망칠 것이다. (중략) 그리고 늘 같은 물속에 사는 것에 신물이 나있는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옛날 친구들, 친척들과 만나겠지.

막 바다에 도착한 물고기들은 다른 물고기들에게 이야기해 주겠지. 그 어마어마한 저택에서의 삶과 저녁이면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 대신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망쳐 나온 물고기들은 큰 물고기들의 밥이 될 거야. 편안한 환경에 젖어 있던 물고기들은 위험한 바다에서 살아남기 힘든 법이니까. 그래도 단 1분이라도 물고기들이 맛본 자유를 아쿠아리움에서 지낸 수많은 세월과 바꾸고 싶어 하지는 않겠지. 아 망치를 찾을 수만 있다면……. 찾아서 저 인공적 세상을 무너트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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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삶의 슬픈 조각들을 찾아 조심스럽게 숨겨 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우표, 냅킨, 동전을 모으듯이 그녀는 ‘슬픔 수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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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가 자신의 내면에 숨겨 둔 여자와 사람들이 페리에게서 기대하고 있는 여자의 이미지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그녀가 자라 온 환경과 그녀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생활 방식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했다. 이런 신부가 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삶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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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밤을 느꼈다. 밖이나 주위가 아니라, 마음속 가슴의 밤을. 밤은 커졌고, 그녀의 폐에서 타오르고, 그녀의 혈관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오랜 세월 품고 있었던 두려움과 대면하는 것보다 더 경이로운 홀가분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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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미치지도, 용감하지도 않았다.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인생의 어딘가에서 자신의 심장에 특별한 씨앗이 떨어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움을 틔우고, 이제는 그 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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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이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를 육지에 묶어 두던 밧줄이 풀어져 버린 것이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뗏목처럼 거친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세 아이의 엄마인 페리는 초호화 파티에 초대되어 딸과 함께 길을 나선다.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인해 차를 정차한 사이에 강도를 만나 지갑을 빼앗기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페리의 지갑 한쪽에 감춰 두었던 사진 한 장이 드러난다. 그 사진은 페리가 애써 묻어 둔 오래된 사진 한 장이었다. 그 사진은 페리를 과거의 회상으로 데려간다.

페리는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엄마와 종교에 회의를 가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상반된 이념을 지닌 부모 사이에서 페리는 짓눌려 왔다. 끊임없는 부모의 싸움을 보고 자란 페리는 이도 저도 아닌 혼란스러운 가치관을 가진 채 성년이 된다. 그녀는 지식의 탐구를 중요하게 생각한 아빠에게 좋은 딸이 되고자 옥스퍼드 대학교에 입학한다.

페리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종교를 증오하는 당당한 성격의 쉬린과 신실한 이슬람교도이자 페미니스트인 사려 깊은 성격의 모나를 만나 친구가 된다. 부모의 종교적 다툼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페리는 신에 대해 강의하는 아주르 교수의 수업을 듣게 된다. 페리는 자신이 평생 품어 온 불안과 혼란을 대담하게 해소시키는 아주르 교수에게 매혹된다. 그러나 학생의 신분으로 교수에게 빠진 페리에게 큰 재앙이 닥쳐오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기발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엘리프 샤팍은 특별한 호소 없이 글을 쓴다. 이브의 세 딸은 놀라운 업적이다.
- 리처드 할러웨이 (작가)
엘리프 샤팍의 글은 페이지를 뛰어넘는다. 이브의 세 딸에서 그녀는 사랑과 상실을 통해 우정의 긴장감을 드러내며, 세 여성의 피부 바로 아래로 우리를 데려가 등골이 오싹하게 한다.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다.
- 프랜시스 오스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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