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영어과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문대 영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영문과 교수, 미국 하버드 대학 옌칭 연구소 초빙 연구원, 스탠퍼드 및 듀크 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서강대 명예교수로 있다. 평론집으로 『부조리와 인간의식』, 『한국문학의 현실과 이상』, 『현실과 문학적 상상력』, 『나목의 꿈』 등이 있고 다수의 번역서와 수필집 『살아 있는 날의 축복』, 『밤비 오는 소리』 등이 있다.
밤중에 잠에서 깨어, 자신이 머무는 조그마한 벽돌집이 적대적이고 섬뜩한 덤불숲의 압력으로 언젠가는 와르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종종 있었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언젠가 그들이 이 집을 떠나면, 폭우가 쏟아지고 어린 나무들이 집 바닥을 뚫고 올라와 벽돌과 시멘트로 된 집 골격을 전부 붕괴시켜 두세 달이 지나면 나무 밑동 주변의 잔해 더미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는 생각……--- 본문 중에서
혼자서 그녀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녀가 배웠어야 할 교훈이었다. 오래전에 그 교훈을 깨달았다면, 그녀는 지금 이곳에 서 있지도 않고, 자신의 책임을 대신해 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될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힘없이 의존함으로써 다시 한 번 배반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