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야, 카슈바이인은 늘 이렇게 당해 왔단다. 언제나 머리를 두들겨 맞았지. 너희들만은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가면 좋겠는데. 할머니는 남겠지만 말이야. 카슈바이인에게 이주라는 건 없는 거야. 언제까지나 고향에 머물러 살면서 다른 자들에게 두들겨 맞기 위해 머리를 내밀어야 하지. 여하튼 우리는 진짜 폴란드인도 아니고 진짜 독일인도 아니야. 카슈바이인은 독일인도 폴란드인도 되지 못하는 거야. 이들은 언제든 까다롭게 생각한단 말이야!' --- p.195
더 이상 무얼 말하란 말인가. 전등 아래에서 태어나고, 세 살의 나이에 일부러 성장을 멈추고, 북을 얻고, 노래로 유리를 부수고, 바닐라 냄새를 맡고, 교회 안에서 기침을 하고, 루치에게 먹이를 주고, 개미를 관찰하고, 다시 성장을 결심하고, 북을 파묻고, 서방으로 가서 동쪽을 잃고, 석공 일을 배우고 모델 일을 하고, 다시 양철북으로 되돌아가서 콘크리트 요새를 시찰하고, 돈을 벌고, 손가락을 보관하고, 손가락을 선사하고, 웃으면서 도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서 체포되고,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고, 그후에 석방되어, 오늘 30회째 생일을 축하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여전히 검은 마녀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 아멘. --- p.488
마체라트는 아무리 가르쳐주고 싶어도 아는 게 없었다. 그러니 임시 뉴스나 국방군의 발표를 들으며 지리적인 교양을 쌓은 내가 이 역할을 맡게 되었다. 오후 시간 내내 가만히 앉아 머리만을 흔들고 있는 트루친스키 아주머니에게 나는 점점 더 유동적이 되어가는 중부 전선에 대한 몇 가지 소식을 북을 두들겨가며 설명해 주었다. 매력적으로 생긴 프리츠를 매우 좋아했던 마리아는 경건해졌다. 처음 7월 한 달 내내 그녀는 지금까지 익숙했던 종교를 찾아서, 일요일마다 그리스도 교회의 헤히트 목사에게로 갔다. 마체라트가 가끔 따라가는 일도 있었으나, 그녀는 차라리 혼자가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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