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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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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익스프레스

: 와인, 위스키, 사케 못지않은 K-술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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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5일
판형 컬러?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662g | 150*210*26mm
ISBN13 9788954799843
ISBN10 895479984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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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이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술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역사와 지역이라는 틀 위에 얹어 함께 더듬어보고, 그 맥락을 정리해 봄으로써 앞으로의 음주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야 할. 얼마 전까지 내 SNS 프로필에 적혀 있던 타이틀은 ‘제법 성공한 술꾼’이었다. 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그 제조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닌, 그저 술을 사랑하고 술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그런 주제에 나라의 큰일에 쓰일 술을 추천하고, 좋은 술이 자웅을 겨루는 자리에서 그 술을 심사하고, 마셔본 술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여러 사람의 군침을 돌게 만든다면 그것이 ‘성공한 술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애주가의 오지랖으로, 이 글을 썼다.
---p.13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알코올 향을 통해 잘 익은 과일을 발견하는 방법에 능숙해졌고 그렇게 함으로써 과즙을 함빡 머금은 프루츠 칵테일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일을 담아뒀던 용기 아래쪽에 고여 있는, 수상쩍어 보이지만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액체를 어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을 것이다. 일단 이 향이 그들을 과일이 있는 곳으로 인도했던 바로 그 냄새이기에, 거부감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집단 중에서 모험심이 강한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버섯과 홍어와 치즈를 즐기게 해주신 조상님들과 같은 반열에 있는) 개체가 그 액체에 최초로 손을 댔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점차 그 오묘한 맛과 향에 매혹돼 연거푸 손 바가지로 액체를 들이켜다 점점 말이 많아지고, 웃음이 헤퍼지고, 격렬한 고양감을 느끼다가 결국엔 잠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인류 최초의 ‘꽐라’가 돼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신나게 코를 골지 않았을까.
---p.28

들큼하고 씁쓸한 희석식 소주가 우리가 천년만년 먹어오던 것인줄만 알고 지내던 시절에도 문배술의 이름 석 자 정도는 두터운 무지의 장막을 뚫고 들어올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 어떤 기술로 어떻게 올해의 축구선수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차범근 이름 석 자만 들으면 괜히 가슴이 펴지고 어깨가 으쓱여지던 것처럼, 문배술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자부심이었다. 심지어 그 이름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술에 담긴 향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도 그러했다.
---p.173

소곡주의 구질이 싱커였다면, 불소곡주는 라이징패스트볼이었다. 투수의 손을 떠나는 순간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다가, 홈플레이트에서 고개를 쳐드는 불꽃 같은 강속구. 전성기의 박찬호가 종종 꽂아 넣곤 하던 그 구질이 생각났다. 화려한 꽃 같은 전통주 특유의 향기에서 시작해, 증류 이전의 소곡주가 가지고 있던 묵직한 단맛으로 가라앉는가 싶더니 난데없는 향신료의 향기로 가벼이 떠오르며 끝을 내는, 그럼으로써 목젖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목구멍 안에 ‘짝’ 하는 소리를 내며 안착하는 이미지가 그려졌다. 이 술이 오랜 숙성을 거쳐 다듬어진다면 어떤 향이 만들어질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p.245

중소 규모의 전통주 양조장들이 생존을 위해, 혹은 전통주의 복원이라는 장인의 열정을 바탕으로 프리미엄급의 우리술을 재창조해 냈다면, 대형 양조장들의 경우엔 시장 점유율의 회복과 확장을 위해 대중의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술을 만들어내는 접근을 시도했다. 이런 업체들의 경우엔 매출 규모가 크고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전통주 면허를 받지 못하고 일반주류제조면허로 영업을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p.386

이처럼 젊은 양조자들이 우리술 관련 창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돈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2017년의 온라인 쇼핑몰 판매 허용이 가장 직접적인 계기였다. 다른 종류의 술들이 모임의 감소와 건강 중시 풍조 속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을 때, 택배를 통해 문 앞으로 배송되는 우리술은 코로나의 성벽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공성무기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집으로 술을 배달시켜 먹는 트렌드는 또 하나의 벽을 무너뜨렸다. 그것은 바로 가격의 벽이다.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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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저는 탁재형 PD만큼 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는 술에 휘둘리지 않는 거의 유일한 애주가입니다. 그래서 저는 술에 관한 이야기만큼은 그의 말에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그가 우리술에 관해 써 내려간 이 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술에 관한 환상과 편견을 모두 멀리하고 정직하게, 사려 깊게 쓴 이 책이 참 즐겁습니다.
- 허지웅 (작가)
풍성한 그리고, 유쾌한 술상 같은 이야기. 탁PD 특유의 비타협적 연구를 묶어낸 이 책은 내 앞에 놓인 한잔에 대한 인문적 갈증을 말끔히 걷어준다. 조용하고도 청량하게.
-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탁PD는 ‘설명충’이다. 함께하고 있는 SBS 「허지웅쇼」의 ‘노탁석의 맛맛’이란 코너에서도 그는 식당 소개와 더불어 음식의 ‘역사’를 담당하고 있다. 매주 다른 아이템으로 진행이 되지만 역시 술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유난히 눈이 번뜩인다. ‘술’과 ‘설명’에 진심인 사람이 쓴 우리술 책이라니!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고, 읽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책 옆에 좋은 술 한 병이 놓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 노중훈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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