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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페이백][대여] 세 형제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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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페이백][대여] 세 형제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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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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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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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
파일/용량 EPUB(DRM) | 64.30MB ?
ISBN13 979113069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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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 위에서 그들은 서로 다친 곳을 살핀다. 사과는 하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배운 적 없어 사과하는 법을 모르기에. 그들은 조심스레 서로의 몸을 만지고, 상처의 피를 닦아내고, 이마를 마주 댄다. 그렇게 세 형제는 서로 끌어안는다.
--- p.33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숲이 있단다. 숲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 안전해지지. 그저 이곳을 줄곧 돌아다니기만 하면 오래지 않아 바위 하나, 배배 꼬인 오솔길이며 쓰러진 자작나무 하나하나까지 다 알게 되니까 말이야. 그렇게 이 숲이 네 것이 되는 거란다. 생각만 해도 근사하지 않니?”
--- p.65

세상이 무서운지, 몰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생각이라고는 추호도 없는 듯 누군가의 품에 안겨 다니는 쪽을 선호했다. 아빠가 어색하게 따뜻함을 표현하려고 다가가도 겁을 먹고 물러났다. 닐스와 피에르도 몰리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어쩌면 엄마가 자신들보다 개를 더 아낀다는 생각에 질투를 느낀 것 같기도 했다. 엄마는 몰리를 몹시 사랑하면서도 내킬 때만 사랑을 표현했기에 몰리는 더 불안해했다. 엄마는 몰리를 다른 가족과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려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몰리에게 쌀쌀맞을 때도 있었다. 때로 베냐민은 몰리가 외톨이 같다고 생각했따. 이는 피에르와 닐스의 무관심, 아빠의 체념, 엄마가 보이는 돌연한 무관심이 낳은 결과였다.
--- p.91

일어나야 했다. 달려 나가야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방해해선 안 될 대화가 이루어지는 지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지금 엄마와 닐스 형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대화가 식구들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상황을 낫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베냐민이 할 일이었다. 벽을 타고 낮게 전해지는 따뜻한 말들, 낙관으로 가득한 부드러운 노랫소리, 충만한 사랑 때문에 베냐민은 차마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 p.202

베냐민은 리듬에 맞춰 움직이기를 멈추고 가만히 서서 엄마가 꿈을 꾸듯 춤을 추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엄마가 베냐민의 손을 잡고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당겼다. 엄마와 이토록 가까이 밀착한 것은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두 사람을 연결하던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지 않은 채로, 엄마를 향한 간절한 바람이 흐릿해지지 않은 채로 엄마의 품에 안겨 엄마의 체취를 느끼는 것, 귓가에 닿는 엄마의 숨결을 느끼는 것도. 그는 다시 엄마의 옆에 서 있었다. 이대로 영영 엄마를 놓고 싶지 않았다.
--- p.257

베냐민이 잘 지내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빵을 먹는 사이사이 성의 없이 짤막하게 응, 하고 대답한 게 다였다. 둘은 물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분명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 않아 했다. 베냐민은 자신이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 이유는 어린 시절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들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피에르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난 매일 아침 샤워하면서 휘파람을 불고 잊어”라고 했다.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피에르가 정말 그렇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세 형제 중 그 사건을 극복하지 못한 건 베냐민 혼자뿐일 수도 있다. 요즈음 형제들과 함께 있을 때 지독하게 괴로운 건 그 때문일까?
--- p.316

하지만 나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는 건 아니야. 너희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달라고 부탁할 자격이 어디 있겠니. 난 너희들이 너희들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해주었으면 한다. 함께 차에 올라 먼 길을 가거라. 내가 상상하고 싶은 너희 셋의 모습이니까. 차 안에서, 외딴 호숫가에서, 또 저녁나절 사우나 안에서 다른 누구도 없이 오로지 너희 셋이서만 시간을 보내는 모습 말이다. 우리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 서로 대화를 나누는 그 일을 너희들이 해주었으면 한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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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어느 여름, 엄마와 끌어안고 낮잠을 자던 기억이 난다. 당시 30대였던 엄마는 늘 잠이 많았다. 문득 잠에서 깼지만, 단잠을 자는 엄마를 깨우고 싶지 않아 자는 척하며 가만히 있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살짝 몸을 비틀고 말았고, 그 바람에 엄마가 잠에서 깨어버리고 말았다. 돌아오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을 내가 망친 것만 같아 나는 늘 그 행동을 후회했다.

『세 형제의 숲』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찰나의 빛나는 순간들을 마치 사진처럼 기록하고 있다. 그 묘사가 손에 잡힐 듯 너무나 선연하여 세 형제와 함께 유년 시절의 숲을 함께 뛰어다니며 통과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조금만 몸을 비틀면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순간들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집은 가깝고도 까마득히 먼 공간이다. 언제나 머리보다 높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복잡한 숲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호수에서 헤엄을 치다 쥐가 나기도 하고, 위험한 순간 믿었던 형이 모른 척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북적이던 풍경은 사라지고, 이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고독해진다.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 형제가 타인처럼 낯설어지는 순간, 가족이 다르게 간직하는 아픔.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다시는 가족에게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생경하고 위태로운 감각들을 작가는 세 형제의 유년 시절과 현재의 담담하고도 정교한 대비로 그려낸다. 이 내밀한 기억을 따라가다 마지막 장을 읽고 나면 소용돌이치는 감정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윤단비 (「남매의 여름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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