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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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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22g | 130*200*20mm
ISBN13 9791163168492
ISBN10 1163168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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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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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쏟아질 거야.”
포니테일 머리의 말은 정확한 신호탄이었다. 파노라마 창문 밖 세상이 화려한 색들로 가득 찼다.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비는 둥글고 찬란했다. 공기 중에 흐릿했던 단내가 점점 짙어졌다. 매끈한 구슬 같은 빗방울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관리인이 창문 밖을 내다보지 말라 엄포를 놓았기에 우리는 자리에 앉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이윽고 찢어지는 비명과 괴이한 소리가 성 바깥으로부터 희미하게 또 들려왔다. 둔탁한 마찰음은 영감의 살점이 짓눌리고, 찢기고, 뼈가 으스러지는 걸 의미하리라. 잔혹한 소리는 연거푸 반복됐다.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자가 얻는 보상은 죽음뿐이다. 우리는 누가 캔디 인간인지 진짜 인간인지 알아보기 위해 처형을 반복한다. 살아있는 동안은 구분이 불가하니 어쩔 수 없이 죽음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아름답게 빛나던 하늘도 원래의 단조로움을 되찾았다. 마치 언제 별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하지만 우린 모두 알고 있다. 방금 세상을 부술 듯이 쏟아진 건 무시무시한 우박, 분명 사탕이었다.
아름답고 저주스러운 사탕비. 오늘도 한 존재가 사탕비에 맞아 죽었다.
--- pp.13~14

“오늘 본 조원들 어땠어?”
오늘 만난 투표조원은 시온, 솔라 그리고 헬스 중독 알감자였다. 시온과 내가 휴머노이드가 아니란 가정하에 후보자들을 판단해보자면 할 말은 하나뿐이었다.
“전부 다 이상해.”
“그럼 전부 사람일지도 몰라.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이상하잖아.”
시온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해받기 어려운 면이 하나쯤은 있다며 연하게 웃었다. 엘리베이터를 놀이기구처럼 즐기는 그를 내가 이해하지 못하듯이 누군가는 성격이 고약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마음이 지나치게 유약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누군가는 엉뚱한 것에 집착할지도 모른다며 말이다. 사람다움에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기에 쉽게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러니 시온은 내게 말했다. 타인을 하나의 존재로 인정한다는 건, 그 복잡한 면들을 다 포용하고 끝내 자신까지도 포용하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그렇다면 휴머노이드에겐 그 용기가 없겠네?”
“그럴지도.”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성을 제외하고 온 세상에 오색찬란한 사탕비가 쏟아졌다. 나는 옥상의 끝까지 다가가 비가 내리는 풍경을 눈에 담았다. 동그란 죽음들이 땅과 부딪혀 잘게 부서지고, 여기저기로 조팝꽃처럼 찬란하게 튀었다. 옥상에서 맡은 단 향은 투표장에서 맡은 향보다 훨씬 더 농후했다. 나는 코를 틀어막고 죽음의 냄새를 외면했다.
이윽고 비가 그치자 사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녹아버렸다.
--- p.44

타인을 단단히 믿는 시온을 질투했다. 어떻게 넌 이토록 태연해? 마치 선한 자들의 의지를 꺾지 못해 더욱 악해지는 빌런이 된 기분이었다. 동시에 시온이 믿어 의심치 않는 테라에게도 질투를 느꼈다. 나는 시온이 최선을 다해서 함께 혼란을 겪어주거나 나와 똑같은 마음을 갖길 바랐다. 우리가 어떻게든 동일해지길 바랐다. 같은 사람이니까, 같은 환경이니까, 적어도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아?
하지만 지금, 치열하게 타인을 의심하는 건 오직 나뿐이었다. 혼자만 나쁜 사람이 되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이 유쾌할 리 없었다. 마음이 조금씩 비틀렸다. 질투는 불처럼 타오르지 않고 오히려 눅눅하게 마음의 바닥에 눌어붙었다. 그 위로 풍겨 나오는 악취가 입을 통해 자꾸만 시온을 공격하려 했다.
타인을 신뢰하는 그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그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가 가진 내면의 깊이를 빼앗고 싶었다. 나는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동경했다. 내 뜻대로 그가 움직여주길 바랐지만 그는 결코 내 안에 예속되지 않았다.
나는 이 복잡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다.
--- pp.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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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세계대전과 핵실험으로 인한 이상기후로 황폐화된 지구를 ‘사탕비’라는 감각적인 제재로 형상화한 솜씨가 돋보인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SF의 질문을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새롭게 구축했다. ‘두려움과 연약함, 끝내 이해하지 못할 것들’까지 포용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찾는 인물의 용기와 그에게 손을 내미는 또 다른 인물의 선택은 인간의 조건에 관해 최근 우리가 만난 가장 세련된 대답이다.
- 어린이청소년SF연구공동체 플러스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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