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적인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소비하는 패턴은 사회적·경제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속한 집단 내의 공통된 특징에 개인적인 특성을 가미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개개인은 공유된 요소와 개별적인 특징이 혼합된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대학생은 그의 친구들처럼 옷을 입고, 동일한 장소를 서성거리거나, 비슷한 류의 음식을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공통된 특성과 더불어 그 자신만의 독특성을 표현해주는 마라톤러닝 패션, 우표 수집, 커뮤니티 활동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타인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으며,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차를 운전하는지와 같은 것들을 관찰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그리고 관찰한 정보를 이용해 매우 신속히 사람들을 범주화한다. 즉 ‘좋은가 나쁜가?’, ‘친구인가 원수인가?’와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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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몇몇 기업은 인간의 삶을 보다 흥미롭게 하기 위해 소비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 행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웹사이트를 뒤지는 순간부터 실시간으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사원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에 개입한다. 개별 고객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해내는 것은 마케팅 정보 시스템에 의한 정교한 분석을 필요로 한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나 GM, 크래프트제너럴푸드(Kraft General Foods)처럼 정교화된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은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이는 주로 품질보증카드를 이용하거나 경품 추첨에 참가하거나 카탈로그 제품을 구매할 때 수집할 수 있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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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공간에서 많은 공공장소들은 디즈니의 창조물과 경쟁하는 테마파크로 진화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먹는 것에서부터 서커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쁨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통제된 환경 아래 있어야 한다. 또한 쇼핑은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해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라 부르는 형태의 활동으로 성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트렌드가 새롭게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오래된 트렌드를 다시 살린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비자들은 감각을 자극해 지갑을 열도록 테마화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움직여왔다. 이처럼 기업에서 창출하는 판타지의 세계는 소비자공간의 보증수표다. 기업은 상업적이며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경험이 결합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들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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