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1월 06일 |
---|---|
쪽수, 무게, 크기 | 196쪽 | 373g | 153*220*20mm |
ISBN13 | 9788954623650 |
ISBN10 | 8954623654 |
발행일 | 2014년 01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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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6쪽 | 373g | 153*220*20mm |
ISBN13 | 9788954623650 |
ISBN10 | 8954623654 |
1. 칠월 칠석 2. 여기가 아닌 곳에서 3. 예기치 않은 항해 4. 산산조각 난 희망 5. 조운로를 따라서 6. 벽란도에 내리다 7. 송방의 집으로 8. 비밀의 방 9. 가비를 만나다 10. 불안한 기다림 11. 할아버지를 찾는 사람들 12. 시간이 없어! 13. 길 위의 추격전 14. 가구소 사람들 15. 천하의 비색 청자 16. 그리운 고향으로 작가의 말 |
한국사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 덧 사실에만 집중하게 되고
암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리된 문장들을 머릿 속에 집어넣겠다 라는
목표를 두고 읽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지 않게 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역사를 배우며, 정작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개인의 상상에 맡겨버리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어린이 소설들을 읽으며 그 시대를 상상하게 되었는데
<벽란도의 비밀 청자>는 청자를 만드는 고려의 도공 집안의 이야기와
더불어 고려 시대의 무역, 평범한 백성이 어떤 식으로 노비가 되어가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그 시대에도 부패한 관리가 있었고 그로 인해 핍박받는 백성들의 삶들이
그려졌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합리한 사회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또, 이 이야기를 어른들이 읽는 용으로 내용을 더욱 섬세하고도 처절하게 만들면
어떨까 절로 드라마를 상상하며 읽었다.
고려시대 무역과 청자에 대해 단순히 읽고, 외울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의 삶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다면
깊이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고려청자를 소재로 한 역사동화인데 책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다.
천하제일 비색 청자를 둘러싼 음모와 이를 밝히려는 주인공이 얽히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작가의 꼼꼼한 자료 조사와 고증으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이야기의 내용이 풍부하고 알차다.
송나라, 벽란도 등을 역사책 속에서만 배웠을 때보다 동화책의 이야기를 통해서 접하니
아이가 이해하는 게 쉽다고 하는데 동화책도 읽고 역사 공부도 더불어 하는 거 같다.
문영숙 작가의 『벽란도의 비밀 청자』는 고려시대 전남 강진 당전마을에서 청자를 빚던 도공들의 힘겨운 삶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당전마을의 도경이란 소년은 도공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도공으로 일평생 수고하였지만,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대접을 받는 도공 생활에 염증이 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런 도공들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엄마를 잃은 사건이 더해져 도경이는 마을을 떠나 멀리 가려 합니다.
그런, 도경의 눈에 멀리 벽란도에까지 간다는 배가 눈에 띱니다. 그리곤 그곳에서 그만 귀한 청자를 깨뜨리게 되고 이에 솜씨 좋은 도공인 할아버지가 똑같은 청자를 만들어 올 때까지 벽란도 송방에게 붙들려 일을 해야만 합니다. 도경이의 할아버지는 당전마을에서도 가장 솜씨가 좋은 도공이랍니다. 하지만, 당전마을 도공들이 만드는 청자는 사사로이 판매할 수 없답니다. 워낙 좋은 물건들이라 모두 임금님에게로 가야만 하거든요. 이렇게 다른 곳도 아닌 임금님에게 진상하는 청자를 만드는 도공의 삶이 왜 그리 핍절한지 이유를 알 수 없네요. 그건 중간에 농간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아무튼 할아버지는 과연 비밀리에 청자를 만들어 벽란도 송방에게 가져올 수 있을까요? 또한 할아버지가 청자를 만들어오면 벽란도 거상인 송방은 도경이를 풀어 줄까요
동화 『벽란도의 비밀 청자』를 읽다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당시 도공마을의 청자들을 맡아 왕궁으로 올리는 일을 하는 관리 감도관들의 횡포에 화가 납니다. 또한 거상들의 교묘하고 간교한 탐욕에 화가 납니다. 이들은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는 자들입니다. 그런 그들은 점점 배를 불려 가는데, 온종일 수고하고 애쓰는 도공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져만 갑니다. 이런 부조리함이 어쩌면 인류의 역사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조리한 사회구조 아래에서도 청자를 만드는 뛰어난 기술을 이어간 이들의 그 예술혼이 참 고귀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런 끔찍한 환경 속에서 피워낸 문화의 유산이기에 더욱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고요. 물론, 동화 속에 과장된 바가 없지 않겠지만, 과연 과장되기만 했을까 반문해 보게도 됩니다. 어쩌면 더욱 더 비참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청자 문화유산을 피워낸 건 아닐까요
또한 비참한 환경 속에서 꽉 막힌 상황들을 해결해낼뿐더러, 다시 청자의 자긍심을 갖게 되고 당전마을로 향하는 도경이의 발걸음은 찬란한 문화유산을 만들어낸 조상들의 멋진 걸음을 보는 듯 하여 더욱 감격적입니다.
결코 부딪힐 수 없을 강력한 부패의 고리 아래에서 가만히 당하지만 않고, 과감히 일어서는 도경이의 정신이 멋진 동화입니다. 자신들의 힘을 이용하여 약한 이들을 착취하던 못된 세력들을 파헤치고, 그들의 어둠 속의 만행들을 세상에 드러내는 도경이의 활약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동화입니다. 이처럼 눌려 신음하는 약자들이 통쾌한 반전을 누리는 게 동화 속만이 아닌 현실 속 모습이 되길 꿈꾸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