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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인도

어느날 인도

: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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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34g | 130*188*30mm
ISBN13 9788994799612
ISBN10 89947996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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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상혁
대학에서 시를 전공한 후 홍보, 기획, 편집 등 산발적인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 유럽, 러시아, 캐나다, 중국, 인도 등 무계획 배낭여행을 틈틈이 떠났으며 길치라는 장점(?) 덕분에 특이한 여행 경험이 많다.
안구건조증 작가 / 공상 기획자
Email : poemist@gmail.com
저자 : 남우주
2010년부터 나이브 아티스트(naive artist)로 국내외 전시 활동 중이며, 현재 클래식 감상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나이브 아티스트 / 잠 수행자
Email : artpoetholic@naver.com
저자 : 정석재
디자인,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이미지 크리에이티브를 꿈꾸고 있다.
전방위 디자이너 / 11년째 솔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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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신기루가 돼.
그는 빨래를 내려친다. 이미 기절한 물고기나 짐승을 확인 사살하듯 그의 행위는 단호한 데가 있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운동. 내가 잠시 다른 쪽에 눈을 돌린 사이에도 그는 몇 벌의 옷을 내쳤을 것이다. 그가 내려칠 때마다 세상이 파문처럼 흔들린다.
---「빨래」 중에서

난 삶이 두렵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거니까.
다 해봤어.
마리화나, 술, 담배, 그 밖의 다른 마약까지.
사막을 벗어나는 것 빼고는.

...그냥 빨리 늙어버리고 싶어.

12년 동안 사파리(safari) 일을 해온 22살의 페루
---「낙타」 중에서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죽음은! 예측할 수 없어! 오면 오는 거라고! 친구처럼!
럭키가 고개를 여러 번 돌려가며 고함치듯 대답한다. 나는 막다른 길에 쫓기면 고개를 숙인다던 꿩처럼 얼굴을 파묻고 럭키의 허리를 꽉 잡는다.
마침내 도로에서 벗어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 오토바이는 오렌지빛 전등이 켜진 상점 앞에 멈춰 섰다. 네댓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술을 주문하고 있었다. 럭키는 럼 한 병을, 나는 킹피셔 두 병을 샀다.
---「오토바이」 중에서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조금 큰 개가 보초를 서듯 고개를 반듯이 들고 이쪽을 쳐다본다. 우뚝 뻗은 앞발 위로 건강한 가슴근육이 드러난다. 이방인의 행동거지에 팽팽하게 제 근육을 당기고 섰다. 그러다가도 암캐가 나타나면 헥헥거리며 발의 근육을 풀고 암캐의 꽁무 니를 쫓아간다.
어느 골목에선 대 여섯 마리가 불량배처럼 몰려다닌다. 같이 있음의 위협을 아는지 돌리는 고갯짓이나 행동이 거침없어 보인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칠까 시선을 피하고 천천히 걸어간다. 뒤에서 달려들지 않을까 골목이 끝날 때까지 등에 잔털이 곤두선다.
---「개1」 중에서

락쉬미처럼 이곳의 아이들은 대게 맨발이고 이방인을 보면 거침없이 Hello money!를 외치거나 Hello food!를 날리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헬로우 파이브!를 고집하는 락쉬미. 하늘에 고정된 시선이 땅으로 내려오면 집요한 생존의 욕구로 변하는 아이.
락쉬미에겐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을 바라보는, 마치 저 너머의 세계를 끝까지 보고 말겠다는 일탈의 시선과 부끄러움 없는 헐벗고 굶주린 시선.
---「오 루피」 중에서

와츄루네임?
분디의 인사법이다. 이들은 이름에 집착한다. 분명 기억하지 못할 게 틀림없지만, 내 이름을 건네주고 사람들의 이름을 받았다. 여기에서 이름은 곶감 같다고 할까. 이름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느낌.
어제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이 오늘 또 물어본다.
아마 내일 또 물어볼지도 모른다.
---「인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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