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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서 온 편지
중고도서

내게서 온 편지

김광 | 북나비 | 2021년 06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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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153*215*30mm
ISBN13 9791160110722
ISBN10 116011072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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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해외에서 날아든 친구의 그림엽서를 보고 흠뻑 매료된 적이 있었다. 그 뒤 나는 어느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매일해가 지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었다. 오지 여행을 떠난 친구가 전해온 소식이 내게 불치의 병을 심어준 것이었다. ‘누가 메일이 아니고 엽서를 다 보내?’ 할 수도 있겠지만 여행지를 자랑하고픈 친구는 기념엽서를 사서 깨알 같은 글씨로 근황을 알려왔다. 결국은 나도 여행 가방을 싸고 말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여차하면 떠날 수 있도록 여행 가방은 언제나 스탠바이 상태다. 여전히 국내외 상황은 코로나 때문에 시계(視界)가 제로지만 창문을 닫지만 않으면 바람은 이마로 가슴으로 불어올 것이다. 이제 내게 오는 바람은 그냥 바람이 아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색바람이다. 보란 듯이 우쭐거리며 화사한 웃음을 건네는 색바람.
나는 오늘도 그 바람을 찾아간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여행자들에게 풍경이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 그들은 태어날 때도 모든 사람과 동족(同族)이고 이웃이었듯 성장하면서도 역마(驛馬)라는 옷을 껴입고 다니는 동족이다. 이 역마가 신화에 나오는 ‘페르세우스’처럼 발뒤꿈치에 날개만 붙였으면 좋으련만 이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평생을 떠돌면서도 그저 백치처럼 웃다가 가슴이 휑해지면 주섬주섬 또 떠나는 불치의 병을 안고 사는 족속이다. 그림처럼 왔다가 그림처럼 사라지는 여행자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풍경을 찾는 욕망이 있을 뿐이다.

어시장은 늘 부산하다. 비릿한 바람이 사람 사이를 헤집고 가면 포구는 이별과 상봉이 교차한다. 바다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과 바다에서 돌아온 어부들이 서로를 이별하고, 빈 배만 손님맞이에 바쁘게 모여들 뿐. 왠지 포구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뭔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거기다 ‘끊임없이 들고 나는 포구’라는 수식어 하나만 더 붙여보자. 이 ‘끊임없이’라는 말에서 왠지 비정한 냄새가 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도, 진정한 구속도 사람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게 아닐까.
--- 「어시장 손님」 중에서

여행 중에 만난 인연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 오래 기억이 나는 사람. 이번 여행에서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까. 객지 그것도 만리타국이니 모든 게 서툴기만 했겠지. 낯설고 물선 곳에서 서투르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는가만 나는 유독 심하다. 남과 쉽게 어울리지도 못하고 숫기도 없다. 그렇다고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저 내가 먼저 다가가지 못할 뿐, 그래서 난 혼자 여행할 때가 많다.
인연을 기억한다는 건 정신적 자산의 확대를 의미한다. 시골길 큼지막한 웃음으로 손을 흔드는 부용화 꽃이 자꾸 생각이 나는 걸 보니 그런 사람이 있긴 있었나 보다.
밤바람에 물기가 묻어 있다.
--- 「물의 도시 아구아깔리엔테스(Agua Calientes)」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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