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5 어머니는 모든 처방전과 나의 병상기록을 모으고, 암에 관한 자료를 찾으러 서점을 돌아다니고 또 스케줄을 짰습니다. 어머니는 화학치료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3개월짜리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약의 목록과 약 먹을 날짜를 적었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사업을 기획하듯 내 병을 관리하셨습니다. 색연필, 차트, 스케줄을 가지고 이 일 저 일을 조직하셨습니다.
p314 '뚜르 드 프랑스'에서의 승리와 암 극복 중에서 어떤 걸 선택하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암을 택할 겁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투어의 승리자라는 말보다는 암을 극복한 사람이라는 칭호가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암이 인간으로서, 남성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나에게 해준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 p.115-314
불가능은 없습니다.당신이 살 확률이 90%라든지 50% 혹은 1%라는 소리를 들은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당신은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싸워야 합니다.모든 정보를 가지고 무장을 하고 제 3의 제 2의 제4의 의견을 구해 보십시오,.당신의 몸에 침범해온 것이 무언지 이해하고 어떤 치료법이 가능한지 이해하십시오.
--- p.325
나는 두려움이 뮌지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암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는 육체의 통증과 함께 그 동안 생각하던 두려움은 두려움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습니다.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비웃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 이 모든 두려움은 그저 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다르게 보입니다. 타이어 펑크, 실직, 교통 혼란 등은 사소한 걱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이미 달라져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들판을 달리는 것은 그저 울퉁불퉁한 들판을 달리는 것이지, 암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특질은 하나님이나 동물 혹은 기계와는 다릅니다. 특히 인간은 나약함에 노출되어 있을 때 가장 인간적인 특징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운동선수들은 자신들의 나약함을 이런 식으로 절대 나타내지 않습니다. 그들은 강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두렵다, 나약하다, 어찌할 바 모른다, 상처받기 쉽다,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한다든지, 사려깊다든지, 인정이 많다든지, 상냥하다든지, 관대하다는 말을 듣기 힘듭니다. 그런데 암에 걸렸다는 소리를 듣고 집에 혼자 앉아 있던 날 저녁, 나는 너무 겁이 난 나머지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그래요, 인간적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릴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리브스박사의 진료실에서 돌아와 앉아 있는데, 나 혼자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릭 피커가 찾아왔습니다.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자, 릭은 자기가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p.1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