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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 김훈 장편소설

[ 양장 ] 동인문학상-32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19건 | 판매지수 2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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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43위 | 소설/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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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80g | 128*188*30mm
ISBN13 9788954623360
ISBN10 89546233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김훈은 공식적인 평가와는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역사적 인물들을 고아한 문체로 복원해낸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과 같이 역사적 순간들을 살아갔던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둔 그의 주요작품들은 ""비역사성을 품은 역사소설""이라 회자되며, 새로운 형태의 역사소설이 가능함을 평단과 독자들에 알렸다.
""무장 이순신의 실존적 고뇌""라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그려낸 『칼의 노래』는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1년 동인문학상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가 20세기 이후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만을 선정 출판하는 ""전세계 문학총서""로 번역 소개되었다. 한국문학작품 중에서 이 시리즈에 선정 출판된 것은 현재까지 이 작품이 유일하다. "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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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14
김훈 장편소설 칼의 노래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김훈은 공식적인 평가와는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역사적 인물들을 고아한 문체로 복원해낸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과 같이 역사적 순간들을 살아갔던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둔 그의 주요작품들은 ‘비역사성을 품은 역사소설’이라 회자되며, 새로운 형태의 역사소설이 가능함을 평단과 독자들에 알렸다.

『칼의 노래』(2007)는 이순신이 임금의 명을 거부했다는 죄로 옥고를 치르다가 전세가 기울자 풀려나 삼도수군통제사를 맡게 된 정유년부터, 노량해전에서 적탄을 맞아 영면하기까지 겪은 사건들을 담고 있다. 김훈은 전쟁터에서 명예롭게 죽고자 하는 무인 이순신이 정작 전쟁 외의 상황 때문에 겪었을 인간적인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선조의 실정(失政)에 의한 불안, 강대국인 명의 비위를 맞추며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약소국의 한(恨),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구하지 못한 그의 슬픔 등이 전쟁의 경과보다 더욱 세세하게 밝혀진다. 『칼의 노래』는 그간 이순신을 그려낼 때 빠지지 않았던 진부한 전쟁서사를 버리고, 아군이란 없었던 한계상황에서 무너지려는 자신을 끝없이 일으켜세워야만 했던 이순신의 고독하고 불안한 내면을 김훈 특유의 남성적인 문체로 예리하게 묘파한 수작이다.

“무장 이순신의 실존적 고뇌”라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그려낸 『칼의 노래』는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1년 동인문학상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가 20세기 이후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만을 선정 출판하는 ‘전세계 문학총서’로 번역 소개되었다. 한국문학작품 중에서 이 시리즈에 선정 출판된 것은 현재까지 이 작품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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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의 각 장은 이순신의 자기 서사라는 구조 안에서 서로 연속되는 동시에 현저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자체로 단아한 소품 고백록처럼 읽힌다. 서로 다른 제목이 달린 장마다 이순신은 그의 생애의 서로 다른 시간과 연결된 그의 지각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반성적인 자기의식이 수정水晶처럼 응결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의 서술 문체는 간결성, 직핍함, 통렬함 쪽에 기울어 있다. 그가 서술된 이야기 속에서 좀처럼 울지 않듯이 그가 하는 이야기 서술은 감정 표현을 절제한다. 그의 마음속에서 격랑을 이루고 있을 근심과 회한과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에 그는 그의 몸으로 느낀 세계의 인상을 기록한다.
- 황종연(문학평론가, 동국대 국문과 교수)

『칼의 노래』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한반도의 역사 전체 혹은 호모사피엔스의 역사 전체를 재구성하고 재배열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생명체로서의 개별적인 몸짓과 목소리, 그리고 언어 등을 원초적으로 억압당하고 장치들의 지배를 일방적으로 받는 순종하는 신체들로 살아왔다는 점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이 21세기를 자신의 세기로 만든, 그리고 한국문학 전체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바라보았던 김훈 소설의 출발점이다.
류보선(문학평론가, 군산대 국문과 교수)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칼의 노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야간비행 | 2018.12.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나에게 ‘칼의 노래’는 아주 고급스러운 무협지이다.  늘 그의 문체에 고개를 숙이며 오늘도 감사한다.  그와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    김훈 작가의 책 마지막장을 덮을 때면 늘 시샘이 밀려온다. 글쟁이도 아닌 내가 그의 글 근처라도 가보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그 시샘은 당연하게도 이내 ‘김훈’이라는 작가에 대한 존경과 감사
리뷰제목

  나에게 칼의 노래는 아주 고급스러운 무협지이다.

  늘 그의 문체에 고개를 숙이며 오늘도 감사한다.

  그와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

 

 

 

 김훈 작가의 책 마지막장을 덮을 때면 늘 시샘이 밀려온다.

 글쟁이도 아닌 내가 그의 글 근처라도 가보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그 시샘은 당연하게도 이내 김훈이라는 작가에 대한 존경과 감사함으로 바뀐다.

 

 오래 전, 나는 김훈 작가를 책이 아닌 TV로 먼저 만났다.

 별 생각 없이 켰던 TV속에서 토크쇼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저씨가 이야기하는 화면을 마주했다. 채널을 돌리려 습관처럼 리모컨을 쥐었다 다시 내려놓았다. 그의 통찰력 있는 이야기에 나는 완전히 매료 되어 넋을 놓고 눈만 반짝이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김훈 바라기는 그가 집필한 책을 찾아 읽고, 기사를 읽고, 그가 쓴 짧은 글들을 모아 읽는 것으로 이어졌다. 지금으로 치면 덕질제대로 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사람은 언제나 아둔해서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본다. 지금보다 젊었던 그 때는 늘 그의 글이 혈기 왕성하게 느껴졌다. 서슬 퍼런 칼날 같은 푸른빛이 좋아 늘 그 칼에 아슬아슬하게 베이고 싶었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그의 글처럼 나도 좀 멋지게 살고 싶었다

 마흔이 넘어 다시 읽는 김훈은 나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그건 나의 간사함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흡사 산에서 풀뿌리만 캐먹고 살았을 거 같은 아저씨가 알고 보니 아침마다 고급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고, 2019 팬톤 컬러를 잘 소화해낸 스카프 하나쯤 하고 스마트하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랄까

  어찌 이리 오감을 잘 사용할까.’라며 감탄했던 그의 문장은 여전하지만, 거칠고 거친 세상에 하산해서 부모님의 원수라도 갚고 오라고 외치는 거 같았던 그의 글들은 이제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해 준다. 뛰어 내려가면 돌부리에 걸린다고. 깡총 깡총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하라고.

 그러다 보면 꽃도 보고, 풀도 보고, 새 소리도 듣고, 나무 냄새도 맡고.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해질녁이니 한 숨 자는 것도 좋다고 말이다. 날카롭게만 느껴졌던 그의 사색이 사실은 사물 하나 하나를 통찰했던 것이다그 통찰은 모든 것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서 시작된다. 진정한 통찰 없이 뭉뚱그린 책들의 홍수 속에 나는 지쳐 있었나 보다. 오랜만에 다시 꺼낸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 장군이 여러 번 찾던 청정수를 들이킨 느낌이니 말이다

 

 징징 거리던 칼의 노래만 쫒던 나에게 이제는 이순신의 울음이 들린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온전히 와 닿아 새벽 맑은 시간 책을 읽으며 아이처럼 눈물을 훔쳤었다. 이순신의 칼끝이 늘

이순신 자신을 비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도 그 칼을 휘둘러보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온전히

죽을 자리인 바다를 비추는 그 절절한 칼을, 나는 이제 잡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의 노래는 나에게 고급스러운 무협지이다. 역사와 위인이라는 틀을 벗어나 한 인간의 날 것같이 팔딱 거리는 오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아직도 나를

팔딱거리게 하니 말이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는 유명한 첫 문장처럼 그의 글은 한 문장 안에 상반된 두 감정이 세련되게 존재한다. 실제로 공존하는 극과 극의 이 세상처럼 말이다. 시대를 살아간 이순신 장군과 현 시대에 새로이 이순신 장군을 세운 김훈 작가에게 언제나 그랬듯 감사에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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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또 다른 충무공의 모습을 만나다-김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나날이 | 2018.12.19 | 추천13 | 댓글10 리뷰제목
충무공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무척 많은 부분을 지난 세월동안 나누었기 때문이리라. 여러 형태의 ‘난중일기’도 만났고, 충무공을 소재로 한 여러 책들도 읽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낯설다. 책의 내용이 낯선 것이 아니라 표현이 낯설다. 계산된 내용들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특별한 표현이 질 좋은 종이에 잘 포장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지금까지 보아왔던
리뷰제목

충무공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무척 많은 부분을 지난 세월동안 나누었기 때문이리라. 여러 형태의 난중일기도 만났고, 충무공을 소재로 한 여러 책들도 읽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낯설다. 책의 내용이 낯선 것이 아니라 표현이 낯설다. 계산된 내용들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특별한 표현이 질 좋은 종이에 잘 포장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지금까지 보아왔던 충무공이 특별하게 포장되어 다가오는 듯하다. 그 포장은 실제와 너무 닮아 있다. 이제까지 많이 보아왔던 영웅적인 면모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면서 단호하고 따뜻한 인간적인 모습, 그 흔적이 많이 그려져 있다.

 

글은 백의종군으로부터 시작한다. 선조의 교지를 받고 다시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장면, 가는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해후, 다시 삼군통제사의 임무를 하달 받는 내용, 권율 장군으로부터 바다를 버리고 육지로 함께하자는 전언, 배가 한 척이 있더라도 바다를 지키겠다는 선언, 그리고 12척의 배로 명랑으로 나아가는 충무공.......이야기는 명랑해전으로 나아간다. 장면 장면이 무척 현실적이다. 저자의 상상력은 영화 명랑해전의 실제를 보는 듯하다. 순간순간이 명료하게 상상이 되도록 만든다. 적과의 대치, 아군들의 상황, 그리고 군사들의 죽음, 적들의 무너짐, 공격 등이 마음에 녹아들도록 만들고 있다.

 

그의 이야기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는다. 생명을 경시하는 듯한 안타까움이 있다. 죽음이 많이 묘사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마음에 부담이 된다. 전쟁이라고 하는 것의 속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일념이겠지만 장면마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코 베고 목을 자르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그려지는 일은 읽기를 무척 힘들게 한다. 작가가 보는 장면들이 조금 걸러 나왔으면 하는 마음을 지니면서 꾸역꾸역 책을 읽었다. 내용보다는 그 틀이 더욱 좋았다. 언어의 화려함은 작가의 최고 무기다. 작가의 글은 내용이 어떻더라도 읽을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이 언어다. 마력적인 힘이 있는 그의 수사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 피는 숲에 저녁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를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p9)

명랑해협에 물은 겨울 산속 짐승의 울음소리로 우우 울면서 물려갔다. 물은 물을 밀쳐내면서 뒤채었다. 말 잔등처럼 출렁거리는 물결이 수로의 가운데를 빠르게 뚫고 나가면, 밀려난 물은 흰 거품으로 소용돌이치며 진도 쪽 해안 단애에 부딪혔다. 물이 운다고, 이 지방민들은 이 물목을 울돌목이라고 불렀다.(p61)

바다를 묘사하고 있는 부분과 명랑을 그리고 있는 부분이다. 충무공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화려한 수사를 통한 섬과 바다를 그려볼 수 있는 표현이다. 우리는 이 표현을 통해 바다가 명랑이 살아서 말을 걸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의 언어는 이런 매력이 있다. 그의 수사는 의성어, 의태어, 반복, 열거 등이 많이 사용되어 감각적이고 경쾌함을 드러내 주고 있다. 우리가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그를 통해서 재현되는 역사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근거가 그곳에 있다. 그의 언어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김훈, 그는 그렇게 사람들을 만난다.

 

명랑은 너무나 고달픈 지역이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고, 인내가 격정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소용돌이치는 물결, 그곳이기에 12척의 배로 감히 적의 300척의 배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곳이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곳이다. 물론 그곳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지식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보루가 되었다. 하지만 승패와 삶과 죽음을 도외시하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었던 곳이다. 그곳으로 죽음을 가지고 나아간 장군과 그 일행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오로지 서쪽으로 적들을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백성들을 더 이상 능욕당하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감옥으로 면회 온 가족들에게 그는 바를 정자 한 글자를 써서 보여 주었다

- 너희가 이 글자를 아느냐?

그렇게 말하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정여립과 최영경에 연루된 자들 천여 명이 형틀에 묶여 죽었다. 가족 친척이 죽었고 함께 술 마시며 음풍농월한 자들과 편지를 주고받은 자들과 그들을 두둔한 자들과 그들을 욕한 자들을 욕한 자들이 모조리 끌려와서 베어지거나 으깨졌다. 매일매일 가마니에 덮인 시체들이 시구문 밖으로 나갔다. 시체를 묻어준 자들도 끌려와서 베어졌다.(p35)

시대상을 잘 알려주는 부분이다. 충무공이 잡혀가지 않을 수 없었던 사회고, 질시와 간계가 넘쳐났던 시간들이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충무공은 죽을 상황을 만난다. 그것이 적과 싸움에서 그런 기회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군의 모함으로 이루어진다. 권율 장군에 의해 조정에 잡혀 죽음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무지의 연속된 조정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만일 그때 충무공을 그대로 남쪽에 두었더라면 정유재란이 일어났을까? 진주성이 그렇게 허무하게 많은 생명을 죽게 하고 서러운 노래를 불렀을까? 논개가 나왔을까? 가정은 가정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후세의 사람들 입장에서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다.

 

충무공은 임금에게 잡혀 죽는 개죽음을 가장 힘들어 했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당했다. 그는 잡혔고, 모진 고문을 받았다. 그는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시대는 그를 나라의 명령을 어긴 역적으로 몰고 있었다. 그의 전력전술이 조정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진 모양이다. 나라가 군을 맡겨 놓고, 적을 잘 막고 있는 전시에 대장군을 소환한다는 것은 병법에도 없는 일이다. 적을 이롭게 만드는 결과는 당연했으리라. 결국 원균의 인솔 하에 이순신 부대는 궤멸되고 그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된다. 백의종군으로.

 

나는 다만 임금의 칼에 죽기 싫었다. 나는 임금의 칼에 죽는 죽음의 무의미를 감당해낼 수 없었다. 병신년에 의병장 김덕령이 장살되었을 때 나는 내가 수긍할 수 없는 죽음의 방식을 분명히 알았다. 그때 나는 한산 통제영에 부임해 있었지만 임금이 김덕령을 때려죽인 일의 전말은 바람처럼 전군에 퍼졌다. 군은 나직이 엎드렸다.(p57)

이몽학의 난 토벌군의 수장인 김덕령이 죽음을 당했던 일이 그려진다. 성실하고 강직한 장군이 임금에게는 두려웠던 모양이다. 임금은 강한 신하를 늘 두려워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김덕령의 힘은 임금을 불안하게 하였고, 권율을 통해 그를 잡게 하였다. 즉 천하가 임금의 잠재적인 적이었다. 이순신도 이런 상황 속에 자신을 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들에게 죽기는 싫었다. 그것이 싸움에 죽음으로 달려든 이유가 되기도 했으리라. 그는 저자의 입을 빌어 말한다. 임금의 칼에 죽기 싫다고.

 

아침 햇살 속에서 수천의 적기가 바람에 나부꼈다. 적의 반원진은 더욱 가까웠다. 적의 전체였다. 내 앞에 드러난 적의 모든 것이었다. 적들은 수군뿐 아니라, 철수하는 육군 병력 전체를 배에 싣고 있었다. 적의 전체는 넘실거리며 다가왔다. 적들의 이물에서 흰 물기둥이 깨어져나갔다. 그때, 적들은 경건해 보였다. 적이 경건했다기보다는, 적이야말로, 그 앞에서 내가 경건해야 할 신비처럼 보였다. 신비, 신비라고나 해두자. 나는 대장선 갑판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빌었다. 무엇을 향해 빌었는지, 나는 빌고 있었다. 바다는 문들 고요했다. 이제 죽기를 우나하나이다. 하오나 원수를 갚게 하소서.(p315)

노량은 그의 마지막 사랑노래를 부른 곳이다. 시대의 영웅이 서 있어야할 곳은 바다뿐이었다. 육지에는 그를 시샘하는 많은 무리들이 있었고, 임금이 그를 두려워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했다. 그것이 반도를, 반도의 백성들을 그렇게 몰아붙인 그들에게 쉽게 그들의 땅으로 돌아가기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돌아가는 그들을 노량에서 막아섰다. 명의 수군을 비롯한 많은 자들이 가는 자들을 그냥 가게 두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복수를 해야 했고 자신을 던져야 했다. 그렇게 충무공은 우리들의 곁을 떠났다. 그렇게 함으로 그는 무수한 미련을 남기고 우리들의 곁에서 사라졌다. 뒤에도 그의 이름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전해졌다. 이 책은 노량에서 그를 떠나보내면서 마무리 되고 있다. 뒤의 연보와 함께.

 

저자에 의해 다시 살아난 역사는 우리들을 감동하게 한다. 다시 생명이 주어진 충무공은 우리들에게 말을 건다. 주위가 어떻게 간악할 지라도 내가 해야 할 일만을 하노라고. 우리의 바다는 늘 그렇게 있고, 우리의 백성들은 어렵게 그렇게 살고 있노라고. 그들을 조금이라도 지켜줘야 한다고. 그것만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저자는 충무공을 다시 불러내어 우리들에게 말을 걸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충무공이 나로, 화자로 그려지고 있다. 넉넉한 읽기가 되었다.

댓글 10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구매 칼의 노래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글벙글이 | 2018.12.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전하, 전하의 적들이 전하를 뵙기를 고대하고 있나이다. 신은 결단코 적들을 전하에게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적들은 전하의 적이 아니라 신의 적인 까닭입니다.? 나는 내 적의 적일 수밖에 없었다.본문 중에처음 칼의 노래를 읽었던 게 초등학교 고학년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담임 선생님께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서점에 새로 나온 책을
리뷰제목
? 전하, 전하의 적들이 전하를 뵙기를 고대하고 있나이다. 신은 결단코 적들을 전하에게 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적들은 전하의 적이 아니라 신의 적인 까닭입니다.
? 나는 내 적의 적일 수밖에 없었다.
본문 중에

처음 칼의 노래를 읽었던 게 초등학교 고학년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담임 선생님께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서점에 새로 나온 책을 무작정 읽고 있었는데 '칼의 노래'도 그 여러 책 중 하나였다. 사실 그 어린 나이에 이런 무거운 문체의 책을 제대로 이해나 했겠나싶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 전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를 읽으면서부터다. 읽으면서도 어느 작가의 문체와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김훈 작가의 문체와 비슷했던 것이다. '골든아워'를 다 읽고 바로 주문해서 읽었다. 문체가 무겁고 어두워, 읽으면서도 이게 소설이란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마음이 착잡해져만 갔다. 또한 처음 이 책을 읽은지 13년이 지나고 다시 읽으면서도 나의 독해수준은 작가가 의도한 느낌을 온전히 해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했다.
시간이 더 흘러 내가 언젠가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 때에는 나의 독해 수준이 작가가 의도한 느낌의 반만이라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될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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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9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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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문장 하나하나가 아름답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심현호 |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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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희야다 |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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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깊게 읽었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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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이 |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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