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4년『국경 없는 마을』을 시작으로 동화『까매서 안 더워?』『오십 번은 너무해』, 청소년 소설『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등을 썼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 기획집필모임 ‘날개달린연필’에서 활동하며 어린이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림 : 홍찬주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코끼리 대탈출』이 있고, 대표작으로는『변신! 고양이 도도』『마법사 대 마법사』등이 있습니다.
“현태야! 그걸 곧이곧대로 말하면 어떡해! 창피해서 원. 선생님이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겠니?”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현태는 억울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엄마한테 들은 대로 말한 것뿐인데……. 갑자기 소리 지른 엄마도 미안했는지 현태의 눈치를 보며 달래듯 말했어요. “그럴 때는 잘 둘러댔어야지. 그냥 엄마가 급한 일이 있으시다고, 그렇게만 말하면 되잖아.” 화가 난 현태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백화점 가는 건 급한 일이 아니잖아. 급한 일도 아니면서 급한 일이라고 말하라고? 쳇! 다 엉터리야.’ --- p.25
‘역시 똘똘이 말을 듣기 잘한 것 같아.’ 현태는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어요. 지은이의 만들기를 망가뜨리고 들키지 않은 것도, 피구할 때 공에 맞았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것도 참 잘한 일 같아요. 큰 거짓말도 아니고, 작은 거짓말일 뿐이에요. 조금만 다르게 말하면 편하게 지낼 수 있어요. 남들을 속이는 게 은근히 신나기도 하고요. --- p.49
“다른 사람에게 자꾸 거짓말을 하다 보면 남들도 나한테 거짓말을 할 거라고 의심하게 돼. 그렇게 남들을 의심하느라 웃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는 거야.” 현태는 선생님의 말에 한숨을 폭 쉬었어요. 웃음 차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틀림없는 것 같았어요. 거짓말로 남들 속이는 걸 재미있게만 생각하고, 자신도 모르게 지은이를 의심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부작용이 생길 줄 상상도 못했어요. 그러고 보니 요 며칠 동안 웃은 기억이 없어요. 웃으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