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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리뷰 총점9.0 리뷰 3건 | 판매지수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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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62쪽 | 152*225*35mm
ISBN13 9788998845490
ISBN10 8998845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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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작가이자 사학자인 송우혜가 되살려낸
윤동주의 순결한 초상


의지와 신명의 인물로서 그네타기까지 즐겼던 증조부, 소박한 농부이자 관후한 장자였던 조부, 시적 기질을 지닌 창백한 지식인이었던 부친, 따뜻하고 너그러운 인품의 어머니. 동경제대 출신 노스승 명희조의 날카로운 역사 인식. 고종사촌 송몽규의 파란 많은 인생 역정.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즐겁고 밝은 시「봄」의 배경이 된 성악 전공의 동경 유학 여학생. 웃는 얼굴로 한인들의 혼을 빼던 일본 대륙낭인 일고병자랑. 형무소 간수들에게서 ‘함경도 미남’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사형수 강처중. 선배의 작품을 눈 밝게 알아보고 소중하게 보존해낸 정병욱……

그처럼 다양했던 주변인물들과 함께 살아간 다채로운 삶의 자취, 북간도의 역사와 당시의 시대상황, 일경의 극비취조문서, 일본 경도재판소의 판결문 등을 비롯한 각종 자료들에 대한 예리하고 집요한 추적과 분석을 통해서 황홀하게 떠오른 민족시인 윤동주의 삶과 시.

저자 소개 (1명)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송우혜는 견고한 작가이며 사학자이다. 이번에 그가 이룩해낸 윤동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문학의 순결한 초상은 이 시대가 뜻하는 문학행위의 일단이자 역사행위의 한 열매에 값 하고 있다. 결코 과장하지 않고 일탈하지 않는 충실한 탐구정신과 정열과 책임이 어우러진 이 업적을 나는 크게 자랑한다.
고은(시인)
송우혜씨의 『윤동주 평전』은 풍부한 자료 섭렵과 빈틈없는 현장답사로 씌어진 역저로 윤동 주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다. 그의 치밀한 자료 검증은 명망 높은 소설가로서의 상상력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조화되어 더욱 생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문학 연구 자들에게 미개척의 영역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강요한다.
최동호(시인, 평론가)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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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 송우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문* | 2017.09.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영화 <동주>의 배경이 된 책이라고 들었다. 수업 시간에 필요해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읽는 내내 빠져들었다. 사실 평전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단순히 윤동주의 행동이나 생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윤동주의 주변 인물, 혹은 간도의 환경 등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기술되어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양한 증언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
리뷰제목

  영화 <동주>의 배경이 된 책이라고 들었다. 수업 시간에 필요해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읽는 내내 빠져들었다. 사실 평전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단순히 윤동주의 행동이나 생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윤동주의 주변 인물, 혹은 간도의 환경 등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기술되어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양한 증언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료와 비교하여 하나하나 서술해나가고 증보판마다 잘못된 사실을 교정하고 새로운 사실을 반영하는 건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번 판본에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에 서문과 발문을 썼던 정지용과 강처중을 언급하면서 윤동주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과 바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송몽규와 함께 절친한 윤동주의 친구였던 강처중은 일본에서 쓴 그의 시를 그대로 보존했지만 월북한 좌익 인사였고, 경향신문에 윤동주의 시를 알리면서 그를 발굴해낸 정지용은 월북한 시인이었다. 그들의 서문과 발문은 정치적 입장으로 인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재판본에서 빠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정지용과 강처중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지만 그밖에도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과는 다른 것들을 살펴보면서 윤동주가 대표적인 저항 시인 혹은 순수 시인으로 표상되는 과정에는 국가적인 요구나 그의 가족들의 요구, 혹은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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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정*정 | 2017.08.15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1. 평전 초판(1988년판)에는 강처중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경향신문 창간 멤버이자 기자였던 강처중은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詩'를 경향신문에 싣고, 정지용의 발문까지 받아왔다. 연희전문 시절, 송몽규와 강처중, 윤동주는 삼총사였고, 윤동주는 조선을 떠나면서 자신의 물건을 강처중에게 맡겼다. 강처중은 윤동주의 물건(유품)과 일본에서 적어보낸 시를 잘 보관해 두어 가족들;
리뷰제목

1. 평전 초판(1988년판)에는 강처중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경향신문 창간 멤버이자 기자였던 강처중은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詩'를 경향신문에 싣고, 정지용의 발문까지 받아왔다. 연희전문 시절, 송몽규와 강처중, 윤동주는 삼총사였고, 윤동주는 조선을 떠나면서 자신의 물건을 강처중에게 맡겼다. 강처중은 윤동주의 물건(유품)과 일본에서 적어보낸 시를 잘 보관해 두어 가족들에게 유품을 잘 전달했다. 윤동주가 일본 유학 시절에 쓴 시를 우리가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강처중의 공로다.

하지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출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강처중'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다. 그는 좌익이었고 월북 인사였다(남로당계) 개정판에서는 선고 직후 총살형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부인이 송우혜 선생에게 연락을 해 와 월북 사실도 새롭게 밝혀진 것이 2판이다. 게다가 정지용도 오래도록 언급할 수 없던 시인이었으니 초판본에서 저자인 송우혜 선생은 '강처중'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다. 윤동주의 동생 윤일주 교수가 절대로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고 이는 혈육의 부탁이었으므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2. 하지만 초판 평전이 나오고 급격하게 세계가 변했다. 소련의 붕괴와 베를린 장벽의 철거. 그리고 흐릿한 문민시대의 개막. 또 윤일주 교수의 별세(윤일주 교수는 자신이 형의 평전을 염두에 두어, 저자 송우혜 선생에게 흔쾌한 증언을 해주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동주의 누이 윤혜원 여사의 가감 없는 증언이 제2판의 평전을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2014년에 나온 제3판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일본의 의인들 덕분에 릿교대학의 에피소드와 증언이 추가 되어 2판에 의문으로 남은 까까머리 윤동주의 비밀이 풀렸다. 성공회 계열의 자유로운 분위기의 릿교대학이 가장 먼저 군국주의의 타깃이 되어 단발령은 물론 교련수업 문제로 퍽이나 고통을 겪었던 정황을 증명해 주었다.

 

 

3. 저자 송우혜 선생은 윤동주의 소울메이트이자 고종지간 이었던 (영화 동주에는 '이종'으로 잘못 나옴) '송몽규'의 삼종지간인 송두규의 딸이다. 따지고 보면 윤동주와 송몽규와 인척 간이고 북간도 연구 전문이어서 윤동주, 문익환, 송몽규가 자랐던 명동마을에 대한 가장 정확한 서술을 보여주었다.

평전에 대해 평한 여러 논문에서 송우혜 선생의 <윤동주 평전>을 수작으로 뽑은 경우가 더러 있어서 작정하고 이번에 읽었다. 저자의 자료 수집과 검증 과정은 대단한 여정이다. 소설가이자 사학자인 저자는 결국 윤동주 평전 때문에 발목이 잡혀버린 문인이 되었다고 고백하면서도 후회는 없다 하니 독자로써는 퍽 다행하고 미안한 일이다.

국문학계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쏟아낸 윤동주의 시(윤동주의 뛰어난 점은 작시의 시기를 표시해 두었다는 점)는 그 자체로 많은 오해와 이해로 점철되어 있다. 무엇보다 '독립운동'을 했느냐 아니냐의 문제에 대해 송우혜 선생이 뚜렷한 관점을 세우고 전기로 돌파해 나가는 과정은 90년대 초중반 포스트모던의 해석에 확실한 경계를 긋는다.

4. 이 책에서는 두 여성의 증언이 주효하다. 윤동주의 누이 윤혜원 여사, 그리고 문익환 목사의 어머니 김신묵 여사. 이들의 구술이 없었다면 북간도의 초기 이민사와 기독교 수용, 윤동주, 송몽규의 성장 과정, 그들의 인품 등등. 그녀들의 입체적인 증언들 속에서 평전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윤동주의 전기는 송몽규의 전기와 촘촘하게 엮여서 오래전 이야기지만 그들의 우정과 좌절에 지금도 깊이 공명할 수 있었다. 
그들의 창씨개명마저도! (윤동주 동생 윤일주 교수는 이 부분 언급을 극히 꺼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두기의 실패는 언제나 한 사람의 전기를 평면으로 만든다)

개인의 기억과 기록은 어느 때든 중요하다. 하여 옮겨 적는 일에도 온 힘을 쏟아야만 가능한 무엇이다.

영화 <동주>는 허구가 가미되긴 했지만 비교적 잔잔하게 흘러간다. 2판을 보고 만들었기 때문에 몇 가지는 무리수 없이(바리깡으로 머리카락이 잘리는 장면은 픽션이자 팩트다) 영화에 에피소드를 더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낮에 소요하기 좋은 영화였다.

5.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를 다시 한 번 읽어 봐야 하나 싶어진다. 이만큼의 영광과 오독이 있던 시인이 있었나 싶다. 그 부모들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시인윤동주지묘' 비문이 적힌 비석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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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작**람 | 2016.07.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동주(東柱)는 별로 말주변도 사귐성도 없었건만 그의 방(房)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아모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동주(東柱) 있나”하고 찾으면 하던 일을 모두 내던지고 웃으며 반가히 마조앉아주는 것이었다. 윤동주 평전 p.47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1948년 1월 30일) 강처중의 발문>어두운 시대를 밝히고자, 제 한 몸 태워 작은 불꽃처럼 타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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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東柱)는 별로 말주변도 사귐성도 없었건만 그의 방(房)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아모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동주(東柱) 있나”하고 찾으면 하던 일을 모두 내던지고 웃으며 반가히 마조앉아주는 것이었다. 

윤동주 평전 p.47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1948년 1월 30일) 강처중의 발문>


어두운 시대를 밝히고자, 제 한 몸 태워 작은 불꽃처럼 타오르다 사그라졌던 많은 사람이 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 젊은이들, 영웅들. 우리가 그들의 희생을 고귀하게 여기는 건, 개인의 안녕을 쫓아 불의에 순복하지 아니하고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더 높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의가 득세한 시대에 자신의 ‘모가지를 드리우고’(십자가)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눈 감고 간다)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밤이 깊을수록 빛은 더 밝게 빛나나, 자신을 제물로 바치지 못한 이들에게는 한없는 어둠과 부끄러움이 남을 뿐이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을 못하겠습니다...”


영화 <동주>에서 고등형사에게 취조를 받던 윤동주(강하늘 분)는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부끄럽다고 고백한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 부끄러운 일이다’(쉽게 씌어진 시)라는 시구에서도 그런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별로 말주변도 사귐성도 없었’던 섬세한 감성의 시인은 어두워져만 가는 조국의 현실 앞에서 깊은 탄식을 내뱉을 뿐이었다.


(팔복 자필시 사진 첨부)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 하는자는 복이 있나니 /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그는 말이 없이 묵묵(默默)히 걸었고, 항상(恒常)그의 얼굴은 침울(沈鬱)하였다. 가끔 그러다가 외마디 비통(悲痛)한 고함(高喊)을 잘 질렀다.

“아 ㅡ”하고 나오는 외마디 소리! 그것은 언제나 친구들의 마음에 알지 못할 울분(鬱憤)을 주었다.

윤동주 평전 p.47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1948년 1월 30일) 강처중의 발문>


그러나 ‘영원히 슬플 것’이라는 비통한 고백도 잠시였다. 총을 들고, 폭탄을 투척하고, 조직을 결성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부끄러움을 아는 한 개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수많은 촛불 중 하나였으나, 그의 심지는 두터웠고 자신을 태우는 분명한 목적과 의지가 있었다. 


이런 동주(東柱)도 친구들에게 굳이 거부(拒否)하는 일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동주(東柱) 자네 시(詩) 여기를 좀 고치면 어떤가”하는데 대(對)하여 그는 응(應)하여 주는 때가 없었다.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하여서 한 편 시(詩)를 탄생(誕生)시킨다...(중략)...지나치게 그는 겸허온순(謙虛溫順)하였건만, 자기(自己)의 시(詩)만은 양보(讓步)하지를 안했다.

윤동주 평전 p.47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1948년 1월 30일) 강처중의 발문>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박정민 분)의 기개 앞에 윤동주는 질투와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동주에게 평소 존경하던 시인 정지용(문성근 분)은 이런 말을 남긴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부끄러운 걸 모르는 게 부끄러운 거지.”


부끄러움을 아는 자들에게만 부끄러움의 가치가 있다. 일부 윤동주 연구가들은 그가 옥사한 일이 독립운동과 연관이 없다는 식으로 회의를 표시하기도 했으나, 이런 인식은 편협한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비롯된다. 그는 ‘지나치게 겸허온순’했지만 양보할 수 없는 자기만의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었다. 가족들의 기억과 친구들의 증언에서, 남아있는 기록에서, 그리고 그의 시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 후 윤동주는 일본 유학을 결심한다. 유학을 위해서는 반드시 창씨개명한 이름이 학적부에 남아있어야 했다. 윤동주의 동경 입교대학에 입학일은 1942년 4월 2일. 창씨개명계를 연전에 제출했던 때는 1942년 1월 29일이다. 마지막까지 창씨계명을 거부한 그의 고뇌는 창씨계명계를 제출하기 5일 전에 쓴 <참회록>에 나타난다.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 내얼골이 남어 있는 것은 /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 이다지도 욕될까


1942년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일본에서 북간도 용정 집으로 돌아온 그는 동생들에게 “우리말 인쇄물이 앞으로 사라질 것이니 무엇이나, 악보까지라도 사서 모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말은 동생들에게 유언이 된다. 또한, 치안유지법이라는 악법을 기준으로 일본 재판정이 작성한 윤동주의 판결문에는 역설적으로 민족해방을 열망하며 자신의 길을 걸었던 그의 신념이 드러난다.


피고인은 어릴 때부터 민족적 학교교육을 받아 일찍이 치열한 민족의식을 품고 있었는데 우리의 조선 통치 방침을 보고 조선 고유의 민족문화를 절멸(絶滅)하고 조선민족의 멸망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여긴 결과, 이에 조선민족을 해방하고 그 번영을 초래하기 위하여서는...(중략)...조선민족의 현시(現時)에 있어서의 실력 또는 과거에 있어서의 독립운동 실패의 자취를 반성하고 당면 조선인의 실력, 민족성을 향상하여 독립운동의 소지(素地)를 배양하도록 일반 대중의 문화 양양 및 민족의식의 유발에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결의하기에 이르렀으며...

「문학사상」 1982년 10월호, <윤동주에 대한 판결문> 중에서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라고 고백한지 3년 1개월, ‘시인이란 슬픈 천명’(쉽게 씌어진 시)을 자신의 십자가로 짊어진 채,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절명하고 만다. 28세 한 청년의 삶은 특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윤동주를 사랑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열렬히 타오르던 불꽃은 아니었지만 그가 남긴 시들은 시대를 넘어,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잔잔한 등불로 여전히 빛나고 있다. 


더 이상 영웅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 우리는 무얼 바라 살아야 할까. 시인을 부끄럽게 만들었던 시대가 지나고 우리에겐 그들이 원했던 자유가 허락됐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부끄러움이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다. 명문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일류 기업에 취업하지 못해, 안락한 안식처를 소유하지 못해 우리는 부끄러워한다. 그리고 그런 부끄러움이 한 겹 한 겹 쌓일수록 삶의 민낯이 드러난다. 


우리는 무엇을 부끄러워하고 무엇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할까. 다만, 윤동주와 같이 자신의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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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시집출간도보지못한불운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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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s*****m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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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 | 20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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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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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p*******g | 201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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