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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 열린책들 세계문학 162
eBook

아Q정전 - 열린책들 세계문학 162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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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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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0.50MB ?
ISBN13 9788932960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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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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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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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태성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학 연구 공통체인 한성 문화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계간『 시평』 기획위원을 맡고 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는 유약진이다』,『 딩씨 마을의 꿈』,『앵그리 차이나』,『 변경』,『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핸드폰』,『 중국문화지리를 읽다』,『문명들의 대화』 등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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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변할 수 있어. 자신의 진심부터 고쳐야 한다고! 앞으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놈들이 용납되어 이 세상에서 사는 일이 더는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해. 마음을 고치지 않으면 당신들 자신도 잡아먹히고 말 거야. 당신들이 아무리 아이를 많이 낳는다 해도 진짜 사람들에게 멸종당하고 말 거야. 사냥꾼이 늑대를 모두 잡아 죽이는 것처럼, 벌레를 잡아 죽이는 것처럼 멸종시키고 말 거라고! --- p.33, 「광인일기」 중에서

쿵이지는 서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 가운데 긴 두루마기를 입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은 다소 창백한 데다 주름 사이에는 상처 자국이 가실 날이 없었다. 희끗희끗한 수염은 마구 엉켜 있었다. 입은 옷이 긴 두루마기이긴 하지만 더럽고 너덜너덜하여 십수 년 동안 꿰매기는커녕 빨래조차 한 일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사람들에게 하는 말에는 항상 「지호자야」 같은 옛날 말투가 붙어 있어 알쏭달쏭했다. 성이 쿵이다 보니 사람들은 묘홍지에 나오는 「상대인쿵이지」라는 알쏭달쏭한 문구에서 별명을 따 가지고 그를 쿵이지라고 불렀다. 쿵이지가 가게에 나타나기만 하면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모두 그를 놀려 댔다. --- pp.38-38, 「쿵이지」 중에서

그녀는 일어나 불을 켰다. 방은 더욱 조용해졌다. 그녀는 비틀비틀 걸어가 문을 닫고 돌아와 침대 가에 앉았다. 물레는 조용히 방바닥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사면을 둘러보더니 더더욱 안절부절못했다. 방 안이 너무 조용할 뿐만 아니라 너무 크고 공허했다. 커다란 방이 사면에서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 아주 높은 하늘에 있는 것들이 사방에서 그녀를 압박하여 숨도 못 쉬게 했다.
그제야 그녀는 아들 빠오가 확실히 죽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방 안을 둘러보는 것이 싫어진 그녀는 불을 끄고 누웠다. --- p.71, 「내일」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학생들 몇 명이 내 방으로 뛰어 들어오더니 「선생님, 저희도 변발을 자르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거야. 「안 돼」 하고 말렸더니 학생들은 「변발이 있는 것이 좋습니까? 없는 것이 좋습니까?」 하고 되묻더군. 「그야 없는 게 좋지…」 대답했더니 「그럼 왜 안 된다고 하시는 겁니까?」 하고 따지더라고. 그래서 「그럴 것까지 없어. 자르지 않는 게 그래도 너희들에게 좋을 거다. 좀 더 기다려 봐라」 하고 타일렀지.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만 삐죽거리며 방에서 나갔어. 하지만 끝내 변발을 잘라 버렸더군.
아! 대단했어. 사람들이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지! 하지만 나는 모르는 척하고 그들 빡빡머리들이 수많은 변발들과 함께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네. 그러나 변발을 자르는 병은 곧 전염이 되기 시작했지. 사흘째 되던 날에는 사범 학교 학생 여섯이 느닷없이 변발을 잘랐다가 그날 밤으로 여섯 명 모두 퇴학당했네. 이 여섯 학생은 학교에 머물 수도 없고 집에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지. 그들은 첫 번째 쌍십절이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죄를 지었다는 낙인을 지울 수 있었다네. --- p.82, 「머리털 이야기」 중에서

몽롱한 상태에서 눈앞에 바닷가의 파란 모래사장이 떠올랐다. 위로는 짙은 쪽빛 하늘에 황금빛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사실 땅에는 원래 길이 없었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 p.99, 「고향」 중에서

「여자….」
아Q는 생각했다.
그는 「남자를 유혹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되는」 여자들을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 여자들은 그를 향해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여자들의 이야기에도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뭔가 수작을 거는 듯한 이야기는 없었다. 아! 이 또한 여자들의 가증스러운 부분이었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시치미를 떼면서 「점잖은 척」했다. --- pp.123-124, 「아Q정전」 중에서

아Q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또다시 시시각각 영락하고 있다고 느끼던 차에 은 복숭아 이야기를 듣자 즉시 자신이 냉대받는 원인을 깨닫게 되었다. 혁명을 한다면 입으로만 투신한다고 해선 안 될 일이었다. 변발을 말아 올리는 것으로도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혁명당과 사귀는 일이었다. 그가 평생 아는 혁명당은 단 두 사람뿐이었다. 그 가운데 성내에 있던 사람은 이미 「댕강」 죽음을 당했고 이제 가짜 양놈 하나만 남았다. 얼른 그 가짜 양놈을 찾아가 상의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 p.154, 「아Q정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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