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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 열린책들 세계문학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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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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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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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0.57MB ?
ISBN13 978893296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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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던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소송』.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 작품부터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선보이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94번째 책이다. 어느 날 아침 요제프 K가 자신의 방에서 건장한 사내에게 느닷없이 체포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그려낸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만 여전히 미완성인 K의 운명을 따라가면서 정교하고 독창적인 카프카적 상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방을 세놓은 그루바흐 부인의 가정부는 매일 아침 8시면 그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곤 했는데 이날따라 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 순간 그는 화도 나고 배도 고파 초인종을 울렸다. 금방 노크 소리가 나더니 그 셋집 건물에서 전혀 본 적이 없는 사내가 불쑥 들어왔다. (……) 「당신 누구요?」 K는 그렇게 물으면서 얼른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사나이는 그의 질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나타난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듯한 태도로 오히려 이렇게 물었다. 「당신이 초인종을 울렸잖소?」 「안나한테 아침 식사를 가져오라는 뜻이었오.」 K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대체 이 사내가 누굴까 생각하며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사내는 그의 눈길을 그리 오래 상대해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문을 조금 열더니 문 바로 뒤에 서 있는 듯한 누군가에게 말했다. 「이 친구가 안나더러 아침을 갖다달라는군.」 순간 옆방에서 짧은 너털웃음소리가 들렸다.---p.10

화가의 도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게다가 화가가 주겠다는 도움은 변호사의 도움보다 훨씬 덜 의심스러웠다. (……) 화가는 자기 의자를 침대 쪽으로 바싹 당겨 놓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당신한테 먼저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군요. 당신은 어떤 종류의 석방을 원하죠? 세 가지 방식이 있죠. 즉 실제 무죄 판결, 표면상의 무죄 판결, 판결 지연이죠. 실제 석방이 물론 가장 좋죠. 하지만 이런 방식의 석방까지는 내 힘이 닿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 실제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낼 만큼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없어요. 결정적인 것은 십중팔구 피고의 무죄일 뿐이죠. 죄를 짓지 않았으니까 오로지 당신의 그 무죄에 기대를 거는 것이 좋을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의 도움도 필요치 않아요.」---p.194

「그림들을 다 챙겨 놓으시오.」 그는 화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내일 내 사환이 와서 가져갈 거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화가가 말했다. 「짐꾼을 하나 불러서 당신에게 딸려 보낼게요.」 그 말과 함께 침대 위로 몸을 구부려 문을 열었다. 신경 쓸 거 없이 그냥 침대 위로 올라가세요.」 K는 사실 이 말이 없었어도 자기 마음대로 할 생각이었다. 그는 벌써 한쪽 발을 침대 한중간에 올려놓았다. 순간 그는 열린 문으로 밖을 보고는 얼른 발을 거두어들였다. 「저게 뭐죠?」 그는 화가에게 물었다. 「뭘 가지고 그렇게 놀랍니까?」 화가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법원 사무국이죠. 아니, 여기에 법원 사무국이 있는 걸 몰랐나요? 법원 사무국은 다락 층마다 다 있는데, 여기라고 없으라는 법 있겠소? 내 아틀리에도 사실은 법원 겁니다. 법원에서 내게 쓰라고 내준 거죠.」K가 놀란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 때문에, 법원 사정을 전혀 모르는 자신 때문에 놀란 것이었다.
---p.20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도 모르는 죄가 나를 잠식한다
그리고 끝내 미완성으로 남은 우리의 운명
나는 사라지고 죄와 굴욕만 남았다


어느 날 갑자기 체포된 요제프 K. 그는 영문도 모르는 소송의 이유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소송을 해결하려면 할수록 자꾸만 더 그 굴레로 속박되어 버리고, K는 혼자 그 미로 속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제어할 수 없는 꿈을 꾸듯 그렇게 상식과 다른 세계 속에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곳으로 헤매는 K. 그를 속박한 죄는 그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기묘한 방식으로 이끌며 K의 어떠한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문득 정신을 차린 K는 죄가 자신을 잠식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이 작품의 첫 문장이다. 어떤 대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카프카의 주인공들. 『소송』도 예외가 아니다. 주인공의 상태를 명백하게 드러내는데 거기에는 극단적인 당혹감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이 문장은 마치 탐정소설의 도입부와 같다. 하지만 주인공은 탐정소설 주인공과는 전혀 달리 위기에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뚱한 사건 전개를 보여준다. 그렇게 카프카는 손바닥 안의 개미 한 마리처럼 법이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결국은 순식간에 그 존재조차 의심받게 되는 인간의 모습이 아주 시니컬하고 엉뚱하면서도 디테일한 것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드러낸다. 겉모양이 아닌 속에 감추어진 실체를 목격했을 때 얼마나 그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한심스러운가. 카프카 문학이 독일 표현주의 문학의 대표로 손꼽히는 이유는 바로 인간 내면에 숨겨진 불안과 절망을 비현실적이면서도 코미디적인 시각으로 백일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싸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 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eBook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카프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1.04.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며칠 전 읽은 알베르토 망겔의 '서재를 떠나보내며'에서 카프카를 언급하는데, 카프카 관련 책만 모은 서가가 셋이나 된다는 망겔은 카프카를 이렇게 말했다.''그의 글에는 무언가가 있다. 미완성이면서도 아주 정밀하게 정제된 어떤 것, '현학적인 어떤 것', 신중하게 설계되었으나 비바람에 노출된 것. 그의 글에 있는 무언가는 내게 근사치, 직감, 비몽사몽을 허용하지만 결코 완벽한;
리뷰제목
며칠 전 읽은 알베르토 망겔의 '서재를 떠나보내며'에서 카프카를 언급하는데, 카프카 관련 책만 모은 서가가 셋이나 된다는 망겔은 카프카를 이렇게 말했다.

''그의 글에는 무언가가 있다. 미완성이면서도 아주 정밀하게 정제된 어떤 것, '현학적인 어떤 것', 신중하게 설계되었으나 비바람에 노출된 것. 그의 글에 있는 무언가는 내게 근사치, 직감, 비몽사몽을 허용하지만 결코 완벽한 이해는 허용하지 않는다. 카프카의 텍스트는 꼼꼼하고 냉소적인 동시에 근엄하며 각장은 - 그의 말대로 - ''한 땀 한 땀 고통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다. 카프카는 내게 절대적인 불확실성을 제시하는데, 그건 나 자신의 많은 불확실성과도 부합한다.''

막연히 느끼는 것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하다니.. 역시 글 쓰는 사람은 다르다. 이 글을 보고 카프카가 읽고 싶었다.

이 책은 '요제프K'가 갑자기 소송에 휘말린다는 이야기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어리둥절 하다 끝나는 느낌이다. 어느날 웬 남자들이 K의 방에 찾아와 체포되었다고 한다. K의 소송은 은밀히 소문이 나고 이해못 할 상황은 계속 된다.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상한 사무실에 들어가게 되고 이상한 결말까지.

근데 정말 이상한 건, 이해가 간다는 것이다. 이상한 정황속 묘사는 아주 디테일하고, 비판적이고, 냉소적이다. 흡사 코미디처럼. 정황은 이상하지만 K의 답답한 마음과 점점 고립되어 가는 자리,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그들만의 리그' 같은 것까지 이해가 가면서도 숨이 막힌다.

''나는 사라지고 죄와 굴욕만 남았다''는 출판사의 평처럼 K는 왜 무엇 때문에 소송에 휘말리는지 알 수 없다. 첫 문장에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라고 시작하지만 점점 죄가 없다는 것에 자신이 없어진다. 모든 대화는 소송 자체를 이야기 할 뿐 K의 죄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카프카는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부조리한 세계에서 타자로서의 소외와 불안을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한다. 어려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카프카는 직감적으로 공감이 가고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멋진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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