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독어독문학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과 나무 이야기』, 『진화는 진화한다』, 『심리학이 들려주는 사랑의 기술』, 『내 인생을 바꿔준 괴테의 말 한마디』, 『임멘 호수, 백마의 기사』 등이 있다.
쥐새끼가 갉아 대는 오두막에서 배 속은 텅텅 빈 채, 책이나 뒤적거리는 위인들의 삶을 찬양들 하지. 하지만 이런 피죽으로 날 괴롭히지 마오! 그러고 싶은 사람이나 소박하게 살라지! (우리끼리 얘기지만) 난 이제 그런 것에 질렸어. 아무리 작은 새라도 이곳에서 바빌론까지 이런 음식으로는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해. 자유가 무슨 소용? 안락하지 않은데. 부자만이 안락하게 살 수 있다네!
대담한 기질을 지닌 모험가들, 욕망에 사로잡혀 위험을 무릅쓰네. 늘 그토록 자유롭게 진리를 말하는 그들, 덕분에 속물들에게 대담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네. 하지만 그들을 보면, 대담함도 밤에는 얼어붙는지 냉담한 아내와 아무 말 없이 잠자리에 들지. 아무도 갈채를 보내지 않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귀만 귀울일 뿐 근엄한 표정으로 5천년 뒤를 응시하네. 이제 그대에게 묻노니, 이것이 안락한 삶인가? 부자만이 안락하게 살 수 있다네!「서푼짜리 오페라」중에서---p.84
정직하게 살고 죄와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고 우리를 가르치는 신사 양반들. 우선 우리에게 먹을 걸 줘야지. 그럼 말할 수 있지, 그때부터 시작하라고. 당신들의 배때기와 우리의 정직함을 좋아하는 당신들 이것만은 꼭 알아 두길. 당신들이 아무리 둘러대고 속임수를 쓸지라도 우선은 처먹고 나서야 다음이 도덕이라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도 커다란 빵 덩이에서 자기 몫을 얻을 수 있어야지.
도대체 인간은 무엇으로 사나요? 도대체 인간이 무엇으로 사느냐고? 매 순간 인간을 괴롭히고, 벗겨 먹고, 덮치고, 목 조르고, 먹어 치우며 살지. 자신이 인간이라는 걸 까맣게 잊어버려야만 인간은 살 수 있다네. 신사 양반들, 착각하지 말아요. 인간은 악행으로만 살 수 있어요.「서푼짜리 오페라」 중에서---p.97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얼마나 오래갈 것 같소? 얼마나 오랫동안 불의를 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소?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 보시오,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시오, 그게 가장 중요해요. 왜? 감옥에 갇히는 건 불행한 일이니까. 그걸 알게 된다면 금방 불의를 참을 수 있게 되죠.「억척어멈과 자식들」 중에서---p.207
저들은 우리를 훤히 꿰뚫어 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안다니까. 「앉아!」 그러면 우리는 바로 앉지. 앉아서 무슨 항변을 하겠다고. 그렇다고 다시 잃어나지 마시오, 다신 일어나지 마. 내 앞에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고. 나라고 더 나을 것도 없으니까. 전혀 없지. 저들은 우리 용기를 다 꺾어 놨어. 왜냐, 내가 항의하면 당장에 내 장사에 해를 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