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조금 휴식을 취한다. 주인과 타타라 군이 우에노 공원에서 어떤 짓을 하며 이모자카에서 경단을 몇 그릇이나 먹었는지 그런 사사로운 종류의 일들은 탐색할 필요도 없고 또 미행할 용기도 나지 않아 쭉 생략하고 그사이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 휴식은 만물이 마땅히 하늘에 요구해야 할 권리이다. 이 세상에 살아 숨 쉴 의무를 갖고 꿈틀거리는 자들은, 살아 숨 쉴 의무를 다하기 위해 휴식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신이 있어 너는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 잠들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하면 나는 대답해주겠다, 나는 말씀하신 것처럼 일하기 위해 태어났으니 고로 일하기 위해 휴식을 원한다고. 주인처럼 기골에 불평만 잔뜩 빨아들여놓은 목석같은 자조차도 때로는 일요일 말고 자기가 알아서 휴식을 취하지 않는가. 감정도 많고 한도 많아서 밤낮 심신이 고단한 나 같은 자는 가령 고양이라고 해도 주인 이상으로 휴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아까 타타라 군이 나를 보고 농땡이 부리는 것 말고는 하등의 재주도 없는 사치스런 물건인 양 경멸한 것은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들 중 어떤 자는 나를 보고 때때로 저렇게 되면 편하고 좋겠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편하고 좋으면 그리 되어보시지. 그렇게 안달하라고 아무도 부탁한 것도 아닐 것이다. 스스로 제멋대로 일을 손에 쥐지 못을 만큼 제조해놓고 힘들다, 힘들다 하는 것은 스스로 불을 활활 일으키고는 덥다, 덥다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양이도 머리 깎는 법을 스무 가지나 생각해내는 날에는 이렇게 편하게 있지는 못할 터. 맘 편하게 살고 싶다면 나처럼 여름에도 털옷을 입고 다닐 만한 수련을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조금 덥긴 하다. 털옷으로는 정말 너무 덥다.
주인은 무엇에 있어서든 잘 모르는 것을 고맙게 여기는 버릇을 갖고 있다. 이것은 구태여 주인에게만 한정된 일도 아닐 것이다. 잘 모르는 부분에는 바보 취급할 수 없는 무엇이 잠재되어 있고, 헤아릴 수 없는 부분에는 뭐랄까 기품 있다는 기분도 드는 법이다. 그러니 속세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떠벌리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학자는 아는 것을 잘 모르게 해석한다. 대학 강의에서도 알 수 없는 말들만 떠드는 사람은 평판이 좋고, 알아듣게 설명하는 자는 인망이 없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주인이 이 편지에 감탄한 것도 의미가 명료하기 때문은 아니다. 그 취지가 어느 부근에 있는지 거의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쑥 해삼이 나오지를 않나, 괴로움에 절절한 똥이 나오지를 않나. 그러니 주인이 이 문장을 존경하는 유일한 이유는, 도가에서 도덕경을 존경하고 유교에서 역경을 존경하고 선가에서 임제록을 존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단 완전히 까막눈이어서는 성이 차지 않으니까 제멋대로 주석을 달아 아는 척만은 한다. 모르는 것을 알았다고 아는 척하며 존경하는 것은 예부터 유쾌한 짓이다.
뇌 속 한 구석의 화학적 변화는 그렇다 치고 의지가 움직여 행위가 되는 점, 그것이 발해서 언사로 바뀌는 즈음에는 이상하게도 중용을 잃은 점이 많다.
혀 위에 맑은 샘물 없고 겨드랑이 밑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없는 것도, 치아 뿌리에 악취 나고 근육에 썩은 바람 부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정말 큰일이다. 어쩌면 이미 훌륭한 환자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다행히 남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세간의 훼방꾼이 되는 일은 하지 않으니 아직은 마을 안에서 추방당하지 않고 도쿄 시민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소극이니 적극이니 하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 우선 맥박부터 재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지만 맥박은 이상이 없는 것 같다. 머리는 뜨거운가. 이것도 특별히 끓어오름의 기미도 없다. 그러나 아무래도 걱정이다.
이렇게 나와 미치광이만을 비교해 유사한 점만 계산하고 있다가는, 아무래도 미치광이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은 영영 못할 것 같다. 이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미치광이를 표준으로 삼아 자기를 그쪽으로 갖다 붙여 해석하니까 이런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만약 건강한 사람을 표본으로 삼아 그 곁에 자기를 두고 생각해보면 어쩌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우선 코앞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첫째 오늘 온 프록코트의 숙부님은 어떤가. 마음을 어디에 둘까……그것도 조금 이상한 것 같다.
두 번째 칸게츠는 어떨까. 아침부터 밤까지 도시락까지 싸가며 구슬만 다듬고 있다. 이것도 같은 패거리다.
세 번째라면…… 메이테이? 그 친구는 장난만 치고 다니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 완전히 양성 미치광이가 따로 없다.
그럼 네 번째는…… 카네다의 마누라. 그 악독한 근성은 완전히 상식 밖이다. 100% 미친 여자의 대표이다.
다섯 번째는 카네다 차례다. 카네다는 내 눈에 띈 적은 없지만 우선 그 마누라를 공손하게 받들고 금슬을 맞추어 살고 있는 점을 보면 비범한 인간이라고 봐도 지장은 없을 것이다. 비범은 미치광이의 다른 이름이니까 우선 이것도 같은 부류로 넣어도 상관없겠다.
그러면 또…… 아직 있다 있어. 낙운관의 군자들, 나이로 보면 이제 막 싹이 나오는 것들이지만 미쳐 날뛰는 점에 있어서는 한 세대를 헛되이 하기에는 아까운 타고난 걸물들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꼽아보니 대부분이 같은 부류인 것 같다. 의외로 마음이 든든해지는 듯하다. 이런 걸 보면 사회는 모두 미치광이들이 모여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치광이가 집합해서 칼을 맞대며 서로 물어뜯고, 서로 욕하고 서로 시기하고 서로 빼앗고 그 모두가 단체로 세포처럼 무너지거나 들고 일어나거나 들고 일어났다가 다시 무너지거나 하며 살아가는 것을 사회라고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은행가 같은 자들은 매일 남의 돈을 취급하고 있는 사이 남의 돈이 자신의 돈처럼 보인다고 한다. 공무원은 시민의 심부름꾼이다. 일을 시키기 위해 어떤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 같은 것이다. 그런데 위임받은 권력을 빌어 매일 사무를 처리하다 보면 이것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권력이고 시민들은 이것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생각이 이상해진다.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 충만해 있는 이상 친척의 화로 사건을 들어 주인에게 도둑 근성이 있다고 단정지을 것은 못된다. 만약 주인에게 도둑 근성이 있다고 한다면 천하의 모든 자들에게는 모두 도둑 근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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