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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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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4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72g | 132*224*20mm
ISBN13 9788937461040
ISBN10 8937461048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파블로 네루다와 작은 어촌 마을의 우편배달부가 이어간 우정을 그린 영화,「일 포스티노」의 원작소설. 사랑에 빠진 우편배달부에게 시를 가르쳐주어 끝내 그 사랑을 이루게 한 시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새로운 삶과 사랑을 이끌어내는 '문학의 힘'을 노래한 소설이자, 위대한 시인 네루다에게 바치는 헌사. 더불어 칠레의 민주화를 염원한 투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때는 1970년대 초반.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우편 배달부로 일하는 마리오는 마을의 가장 고명한 주민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업무이다. 아름다운 소녀 베아트리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소녀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조른다. 네루다는 우체부에게 메타포를 가르쳐주어 베아트리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하고, 베아트리스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오와 베아트리스는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네루다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마을을 떠나 있을 때나 주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어 파리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간다. 피노체트가 일으킨 쿠데타로 살바도르 아옌데가 목숨을 잃고 네루다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마리오는 목숨을 걸고 네루다를 찾아와 그의 곁을 지킨다.

작가는 내면적인 네루다, 따스함과 인간적인 유머가 넘치는 '바닷가의 네루다'를 작품 속에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작가 역시 우체부 마리오처럼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기 위해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뒤적거리던 젊은 시절을 지나왔다고. 작품 속에서 마리오가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네루다의 시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칠레인 전체의 것, 즉 일상의 삶 그 자체가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마리오가 네루다를 위해 소리를 녹음하는 장면은 마리오의 아들이 태어나는 울음소리로 끝을 맺는데, 이는 네루다의 시가 사랑의 씨앗을 뿌리더니 '새 생명'이라는 열매까지 맺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가 문학의 테두리를 넘어 삶으로 뛰어든, 이 감동적 장면은 작가가 '시인 네루다'에게 표한 최고의 경의일 것이다.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Antonio Skarmeta
1940년 칠레의 안토파가스타에서 태어났다. 1960년부터 칠레 대학교와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이후 칠레로 돌아와 칠레 대학교에서 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중 첫 단편집 『열정』(1967)을 발표하였다. 기존 라틴 아메리카 문학 작품들과는 달리 삶의 활력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음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73년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독일로 망명하여 1989년까지 베를린에 머물렀다. 1961년부터 영화, 문학, 라디오 극 등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유럽과 북미의 여러 대학 초빙 교수로 활동하였고 2000년부터 주독일 대사로 재직하였다.
스카르메타의 작품에는 재치 넘치는 문장과 해학,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 등이 쿠바 혁명과 칠레 민중연합 정권이 야기한 역사적, 사회적 사명감과 함께 녹아들어 있다. 1985년에 발표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스카르메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2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는 외국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단편집 『지붕 위의 누드』(1969)로 카사 데 라 아메리카스 문학 부문 상을 수상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 『눈이 끓는 것을 꿈꾸었네』(1975), 『봉기』(1982),『매치 포인트』(1989), 3부작 두 번째 소설인『트롬본 소녀』(2001) 등이 있으며 최근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네루다에 대한 회고록 『스카르메타가 기억하는 네루다』(2004)를 출간했다.
1922년부터 그가 사회를 맡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책 쇼」는 유네스코와 스페인 방송국으로부터 상을 받았고, 청소년용 동화 『작문 숙제』(1998)로 2003년 유네스코 아동 ?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에바 루나』(1989)를 시나리오로 각색하여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역자 : 우석균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페루 가톨릭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스페인의 마드리드 콜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중남미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집필 중 칠레 대학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의 현대 문학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공저), 역서로 『마술적 사실주의』(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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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른 편지보다 먼저 뜯어보시죠?"
"스웨덴에서 온 거니까."
"여자 빼면 스웨덴에 별게 있나요?"
네루다는 묵직한 눈꺼풀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깜빡거렸다.
"노벨 문학상이 있지."
"선생님께 줄 거예요."
"준다면 거절하진 않을 걸세."
"상금이 얼만데요?"
벌써 편지 내용을 파악한 시인은 가볍게 대꾸했다.
"15만 250불"
마리오는 농담 삼아 '그리고 50센트'라고 덧붙이려 했다. 그러나 얼토당토않은 당돌함을 본능적으로 억누르고 대신 좀 더 완곡하게 물었다.
"그리고요?"
"응?"
"노벨상을 준대요?"
"그럴 수도 있지만 올해는 유력한 후보들이 있다네."
"왜요?"
"명작들을 썼으니까"
"다른 편지들은요?"
시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중에 읽지."
"아!"
마리오는 대화가 끝나가고 있음을 예감했다. 그래서 유일한 수신인인 네루다의 평소 분위기처럼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마리오가 너무나 조용히 있는 바람에 시인이 질문을 하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다른 편지들 내용을요. 사랑의 편지일까요?"
육중한 시인이 기침을 해댔다.
"이봐, 나는 결혼했다고! 마틸데가 듣겠네!"
"죄송합니다."
네루다는 급히 호주머니를 뒤적거려 지폐 한 장을 꺼냈다. 평상시보다 후한 액수였다. 마리오는 돈 때문이 아니라 눈앞에 닥쳐온 이별 때문에 괴로워하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슬픔이 마리오를 돌부처로 만들었다.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시인은 마리오가 드러내놓고 풀 죽어 하는 통에 왜 그러는지 궁금해졌다.
"무슨 일 있나?"
"네?"
"전봇대처럼 서 있잖아."
마리오는 고개를 돌려 시인의 눈을 찾아 올려다보았다.
"창처럼 꽂혀 있다고요?"
"아니, 체스의 탑처럼 고즈넉해."
"도자기 고양이보다 더 고요해요?"
네루다는 문손잡이를 놓고 턱을 어루만졌다.
"마리오, 내게는 '일상송가'보다 훨씬 더 괜찮은 책들이 있네. 그리고 온갖 메타포로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건 부당한 일이야."
"뭐라고요?"
"메타포라고!"
"그게 뭐죠?"

--- p.25
(침묵) 좋아요. 여기까지는 시고요, 지금부터는 원하시던 소리들입니다.
첫째, 이슬라 네그라 종루의 바람 소리. (바람 소리가 일분쯤 계속된다)
둘째, 제가 이슬레 네그라 종루의 큰 종을 울리는 소리. (종소리가 일곱 번 울린다)
셋째, 이슬라 네그라 바윗가의 파도 소리. (아마도 폭풍우가 치던 날에 녹음한 듯, 바위에 거세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편집한 것이다)
넷째, 갈매기 울음소리. (이 분간 기묘한 스테레오 음이 난다. 녹음한 사람이, 앉아 있는 갈매기들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새들을 놀래 날려 보낸 듯하다. 그래서 새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절제미가담긴 무수한 날갯짓 소리 역시 들을 수 있다. 중간에 사십오 초 지날 즈음에 마리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염병할, 울란 말이야."라고 소리 지른다.)
다섯째, 벌집 (거의 삼분간 윙윙거리는 위험천만한 주음향이 들리고 배경음으로는 개 짖는 소리와 무슨 종류인지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녹음되었다)
여섯째, 파도가 물러가는 소리. (녹음의 절정의 순간으로, 큰 파도가 요란하게 모래를 쓸어 가다가 새로운 파도와 뒤섞일 때까지의 소리를 마이크가 매우 가깝게 쫓은 듯하다. 마리오가 내리 쏟아지는 파도 옆을 달리다가 바다로 뛰어들어 파도끼리 절묘하게 섞이는 것을 녹음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일곱째, (분명히 긴박함이 깃든 격앙된 음성이었고, 침묵이 뒤를 잇는다) 파블로 네프탈리 히메네스 곤살레스 군. (갓 태어난 아기가 쩌렁쩌렁 우는 소리가 십 분쯤 지속된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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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포스티노」의 원작. 20여개의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1994년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원작으로 만든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는 1966년 아카데미 다섯 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 음악상을 받는 것으로 그쳤지만, 외국 영화로는 1973년 이래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외국 영화로 꼽힌다. 「일 포스티노」가 영화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문학적인 가치 외에도 원작이 가지는 뛰어난 소설적 재미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는 잔잔하면서도 진한 감동 외에도 재치 넘치는 묘사와 대화, 해학적인 성 묘사, 순수함이 빚어낸 각종 일화 등 독자를 매료시키는 요소들이 풍부하다. 또한 스카르메타의 작품에는 영화나 음악, 스포츠 같은 대중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사회 부조리를 진지하고 침울하게 성찰하고 고발하는 데 주력한 당시 칠레 문학과는 달리, 그는 첫 단편집 『열정』을 썼을 때부터 생의 활력을 바탕으로 사회와 인생을 조망하는 문학을 지향했다. 인간의 삶은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것인 만큼, 문학도 역시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다루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덕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적부터 대중문화에 심취하고 소설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창작에도 일가견이 있는 스카르메타는 「일 포스티노」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친구와 더불어 직접 감독과 배우를 겸한 영화로도 만들었다. 스카르메타가 만든 영화는 칠레에서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칠레 영화 시장이 지극히 협소했고, 저예산 영화였으며, 서슬 퍼런 군부 독재 시대에 민중 시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관객 수였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성공은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공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로 다듬기를 거듭한 스카르메타의 집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Pablo Neruda(1904.7.12~1973.9.23)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모든 언어권을 통틀어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한 바 있는 파블로 네루다는 1904년 7월 12일 칠레 남부 국경 지방에서 철도 직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산티아고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였고, 열아홉의 나이에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1924)를 출간하여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사랑을 받았다. 스물세 살 때 극동 주재 영사를 비롯하여 스페인,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지의 영사를 거치며 정치의식에 눈뜨게 되어 상원 의원으로도 활동하였다. 그 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다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칭송받는 『지상의 거처』(1933~1935)에 이르는 과정에서 존재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초현실주의 시인으로 변모하였다. 스페인 내란을 거치면서 1944년 공산당에 입당하여 정치 활동에 몰두하였다. 1969년 ‘칠레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다. 그 뒤 살바도르 아옌데를 민중연합의 단일 후보로 세우면서 후보를 사퇴하였고, 1970년 아옌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주프랑스 대사를 역임하였다. 1973년 쿠데타가 발발하던 해에 지병으로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 『모두의 노래』(1950), 『단순한 것들을 기리는 노래』(1954~1957), 『이슬라 네그라 비망록』(1964), 『백 편의 사랑 소네트』(1955~1957) 등이 있다. 1971년 노벨 문학상, 1953년 레닌 평화상을 받았다.

파블로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네루다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등을 번역해 네루다를 알리는 데 공로를 세운 정현종 시인이 파블로 네루다 탄생 100주년 기념 메달(President Medal for Honor)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메달은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이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세계 100명의 문인 및 문화 관련 종사자들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수상자 가운데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나딘 고디머, 주제 사라마구를 비롯해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자크 랑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시상식은 네루다 탄생일인 7월 12일 오후 5시 주한칠레대사관에서 열린다.
칠레 정부는 이미 2003년 봄부터 2004년 7월 12일의 네루다 탄생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위원회를 조직해 카니발과 시 낭송회 등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각종 행사를 주최한다. 이슬라 네그라에서 시인으로서의 네루다뿐만 아니라 수집가이자 망명자, 외교관으로서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또한 「발파라이소의 네루다」라는 제목으로 네루다의 시와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행사가 기획되어 있다. 2004년 6월 3일부터는 칠레의 모든 구(칠레에는 현재 350개의 구가 있다.)가 ‘파블로 네루다’라는 이름의 거리를 적어도 하나씩은 가질 수 있도록 거리 이름을 개명하자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스페인과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네루다 사망 30주기인 2003년부터 각종 추모 행사를 거행하고 있으며, 재출간되는 네루다의 시집은 미국에서만도 80종에 이른다. 하버드 대학교와 스탠포드 대학교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도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세미나와 낭송회, 네루다 작품의 초판과 각종 기념물을 전시하는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네루다 관련 자료, 풍경, 네루다의 지인들의 회고, 네루다 전문가의 평가 등을 엮었고 칠레 작가 이사벨 아옌데가 내레이션을 맡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Mark Eisner) 「살아 숨쉬는 네루다 !Neruda! !Presente!」가 비디오와 DVD로 올해 동시 출간되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기억하는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어느 무명의 저널리스트의 회고로 시작한다. 1970년대 초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 이슬라 네그라에는 그 마을의 가장 고명한 주민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업무인 젊은 우체부 마리오 히메네스가 있다. 아름다운 마을의 소녀 베아트리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소녀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조른다. 네루다는 우체부에게 메타포를 가르쳐주어 베아트리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하고, 베아트리스 어머니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오와 베아트리스는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네루다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이슬라 네그라를 떠나 있을 때나 주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어 파리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간다. 피노체트가 일으킨 쿠데타로 살바도르 아옌데가 목숨을 잃고 네루다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마리오는 목숨을 걸고 네루다를 찾아와 그의 곁을 지킨다. 냉혹한 군부독재가 시작되자마자 마리오는 실종되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스카르메타는 마리오의 개인적인 삶과 칠레에 엄습한 정치적 냉혹함 사이에서, 밝고 로맨틱한 사랑과 1973년 네루다와 아옌데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비극 사이에서 절묘한 평행선을 만들어낸다. 스카르메타의 표현대로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민주화를 바라는 투쟁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사랑과 시와 문학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노래이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위대한 시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칠레의 민주화를 염원하면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썼다. 스카르메타는 말한다. “나는 늘 네루다에 관해 무엇인가 쓰고 싶었다. 1969년 이슬라 네그라의 네루다 자택을 방문했을 때 이미 영화도 찍고 싶었다. 유명하고 위대한 네루다가 아니라 내면적인 네루다, 따스함과 인간적인 유머가 넘치는 바닷가의 네루다를 작품 속에 담았으면 했다.” 스카르메타의 고백에 따르면, 그도 젊었을 때 우체부 마리오 히메네스처럼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기 위해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뒤적거리곤 했다고 한다.

많은 문인들이 그러했듯이 스카르메타도 네루다와 이슬라 네그라의 시적인 향기에 흠뻑 취한 작가였다. 그 자신이 고백하듯, 스카르메타는 결코 네루다의 지인들 축에 끼어보지도 못했고, 시인과 세대 차이도 분명히 느꼈으며, 문학을 통해 추구하는 바도 달랐다. 그러나1985년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발간하기까지 스카르메타는 동일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올리고 라디오 극으로 만들 정도로 집념을 보였다. 그 까닭은 책 한 권 내본 적 없는 까마득한 후배 문인과도 유머를 섞어가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언제나 문인들을 자택에 불러 모아 파티를 열고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 돌리는 네루다의 친근한 성격에 반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내전 이래 반파시스트 운동에 참여하고, 공산당에 입당한 뒤 상원 의원으로서 정치 활동을 하였으며, 정치적 탄압 때문에 망명 생활을 했을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사회를 조망한 초유의 대서사시 『모두의 노래』를 쓴 네루다에게 투사의 이미지가 고착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사로서의 네루다를 찬양하거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시인으로서의 네루다를 기리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스카르메타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통해 더한 찬사를 던지고 있다. 우편배달부 마리오나 과부 같은 무지한 민초의 입에서 네루다의 시가 자연스럽게 흘러오게 함으로써 네루다가 칠레의 국민 시인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린 점만으로도 그렇다. 그러나 좀 더 찬찬히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마리오가 시를 통해 세계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정도로 네루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따분한 일상 혹은 평범한 삶을 시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준 네루다야말로 진정한 시인임을 시사한다. 이후 마리오는 시와 민초를 잇는 역할을 하게 되고 급기야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는 말을 당당히 네루다에게 던짐으로써 네루다의 시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칠레인 전체의 것, 즉 일상의 삶 그 자체가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네루다가 삶의 지표로 삼았던, 인간들끼리의 진정한 연대가 시 한 편을 통해 성취된 것이다. 마리오가 네루다를 위해 소리를 녹음하는 장면에서 작품은 절정에 달한다. 이 장면은 마리오의 아들이 태어나는 울음소리로 끝을 맺는다. 네루다의 시가 사랑의 씨앗을 뿌리더니 새 생명이라는 열매까지 맺었다는 설정이야말로 한 시인에게 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일 것이다. 시가 문학의 테두리를 뛰어넘어 삶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위대한 시인 네루다에게 바치는 헌사인 동시에 칠레 민중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스카르메타는 독자들에게 투쟁심보다 감동을 선사하려 했다는 점이 작품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후 이민이라는 가족사에 영감을 얻어 쓴 『시인의 결혼식』(1999)으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으며 이 작품으로 프랑스의 ‘메디치 외국 문학상’,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상’을 수상하였다.『나 반칙 안 했어』(1980)로 이탈리아의 ‘보카치오 국제 문학상’을 받은 바 있고 2002년에는 괴테 훈장(문학 부분)을 수상하였다. 2003년『승리의 춤』(2003)으로 스페인어권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플라네타 상’을 수상하였는데 이는 50여년의 수상 역사에서 라틴 아메리카 작가로는 세 번째 영광이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말 경이로운 작품이다. 네루다의 삶은 확실히 메타포 그 자체였고 라틴 아메리카를 이해하 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 스카르메타의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시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감동적인 노래이다. 천박함이나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시와 사랑을 노래한다.
--- 엘 파이스

회원리뷰 (81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현실이 소설이 되듯 소설이 현실로 된다면 [외국소설-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벤 | 2022.01.13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이 아주 익숙해서 이미 읽은 듯 착각하고 있는 책 중의 하나다. 우연찮게 책을 얻게 되어 미루지 않고 봤는데.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제목도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이 또한 본 듯하여 내용도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는데 내 예상과 달랐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줄거리조차도.    네루다가 나오는 줄은 알았다. 네루다가 어떤;
리뷰제목

제목이 아주 익숙해서 이미 읽은 듯 착각하고 있는 책 중의 하나다. 우연찮게 책을 얻게 되어 미루지 않고 봤는데.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제목도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이 또한 본 듯하여 내용도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는데 내 예상과 달랐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줄거리조차도. 

 

네루다가 나오는 줄은 알았다. 네루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생을 보냈는지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우선 중요한 점. 이 리뷰를 쓰기 위해 먼저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제서야 알았다. 내가 네루다와 혼동하고 있는 역사학자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책의 네루다가 그 역사학자였던 줄을. 그러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시를 쓴다는 네루다가 마냥 낯설 수밖에. 역사학자이면서 시도 썼나? 그러면서 정치에도 참여를 했나? 재주가 많은 지식인이었나 보군.....흠,흠.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우편배달부라. 신선하다. 지금이야 편지를 우편배달부에게서 받을 일이 거의 없으니 이 설렘을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이메일이 유행하기 전만 해도 아는 사람들끼리 편지나 엽서를 주고받은 적이 많아 그에 대한 기억만 해도 쏠쏠한 편인데. 책을 읽으면서 나는 괜히 그런 내 추억거리를 오가느라 분주했다. 편지에 시인들의 시를 옮겨 적어 보낸 것만 해도 시집 몇 권의 분량은 될 텐데 하면서.           

 

한 편의 시가, 한 구절의 싯구가 어떤 사람의 삶을 바꾸거나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믿는 쪽이다. 좋은 쪽으로. 그래서 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를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나로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부지런해져야겠지만.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 주다가 그에게서 배운 시의 메타포로 생의 방향을 붙잡은 마리오. 민중의 지도자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특히 알아야 할 요소다. 민중이 그들의 생각보다 어리석지 않다는 것과 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역량을 품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마리오가, 이 책의 작가인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네루다를 얼마나 존경하고 흠모했는지, 나도 이들처럼 우러러보는 우리의 정치가 한 분 만나봤으면.      

 

사람은 떠나도 추억은 남는다고 했던가. 네루다의 시집을 구해서 봐야 할 차례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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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마치 뭉게구름 같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안*센 | 2020.06.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칠레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그는 신문사 문화 담당 기자로 근무할 당시, 이슬라 네그라 해안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인터뷰하는 인연으로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게 된다. 1985년 발표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스카르메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는 외국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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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그는 신문사 문화 담당 기자로 근무할 당시, 이슬라 네그라 해안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인터뷰하는 인연으로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게 된다.

 

1985년 발표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스카르메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는 외국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다.

 

어른이 읽어야 하는 따뜻한 동화 같다.

칠레 최고의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네루다와 그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어촌마을 17세 소년 마리오 히메네스와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리고 있다.

 

마리오는 우편을 배달하면서 네루다를 통해 시를 알게 되고, 아름다운 소녀 베아트리스를 시를 통해 가까워지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마리오는 병든 네루다를 끝까지 지키며 그와의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을 얘기하고 있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고 있으면 마치 가벼운 뭉게구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치있는 내용과 해학적인 대화들은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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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시로서 성장하는 우편배달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안*환 | 2019.06.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을 읽기전에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라는 영화를 작은누나가 재밌다며 같이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내가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상업영화를 주로 보던때라서 그냥 그저 그랬다. 그리곤 작년 추석때쯤 다시 감상했는데 잔잔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어 재미있었다. 시를 통해 네루다라는 문학의 거장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우편배달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삶에 있어 예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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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에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라는 영화를 작은누나가 재밌다며 같이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내가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상업영화를 주로 보던때라서 그냥 그저 그랬다. 그리곤 작년 추석때쯤 다시 감상했는데 잔잔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어 재미있었다. 시를 통해 네루다라는 문학의 거장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우편배달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삶에 있어 예술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평생의 영화 리스트에 올라갈만한 좋은 영화였다. 소설도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정말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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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7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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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휴가가서 읽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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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맛 | 2022.04.22
구매 평점5점
영화도 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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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독***식 | 2022.04.03
평점5점
삶의 길을 걸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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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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