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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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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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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2.6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1만자, 약 5.2만 단어, A4 약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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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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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과거의 어느 사소한 순간이 생각날 때가 있다. 과거는 주로 미래의 한순간과 강하게 연결되는데, 예를 들자면 죽음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과거의 어느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러나 아주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듯이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모습을 드러낸 과거의 사건은 이미 망각되어버린 것이거나 혹은 너무나 사소하고 무의미해서 미래의 어떤 순간과는 전혀 아무런 연결고리를 갖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듯이 보인다. 그 과거의 사건들은 인생의 비밀을 미리 알려주는 암시였을까. 그것이 암시였기 때문에 어느 날 우리의 의식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이 무심코 갈망한 우연이기 때문에 미래의 어느 날 그것은 암시가 되는 것이리라.

--- p.9
우리는 정녕 타인과 손을 잡고 인사를 했으며 그들과 결혼하고 그들과 가족을 이루고 혹은 그들과 이별한 것인가. 설사 그 모든 것이 소문이 아닌 사실이었다고 해도 타인이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그들은 아파도 울지 않고 총알이 뚫고 지나가도 피가 흐르지 않으며 공중에서 폭탄을 맞아도 진정으로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공기처럼 흘러다니며 밤에도 잠들지 않는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본 것이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고 해도, 그들이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타인이 정녕 애증의 대상이기나 한 걸까. 타인은 회색빛 옷을 입고 기묘한 모습으로 식탁 곁에 서 있으며 명령을 기다리고 주문을 받아적은 다음 음식을 날라올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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