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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동인문학상-1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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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504g | 153*224*30mm
ISBN13 9788995151204
ISBN10 89951512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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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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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햄릿을 읽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교육받은)사람들이 이웃집에서 받고 있는 인간적 절망에 대해 눈물짓는 능력은 마비당하고, 또 상실당한 것은 아닐까?/세대와 세기가 우리에게는 쓸모도 없이 지나갔다.세계로부터 고립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세계에 무엇하나 주지 못했고, 가르치지도 못했다. 우리는 인류의 사상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못했고...... 남의 사상으로부터는 오직 기만적인 겉껍질과 쓸모없는 가장자리 장식만을 취했을 뿐이다./지배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할 일을 준다는 것,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문명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 일, 그들이 목적 없이 공허하고 황량한 삶의 주위를 방황하지 않게 할 어떤 일을 준다는 것이다.
--- p.110
의사들은 아버지가 아무도 찾아낼수 없는 병으로 곧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뒤에도 무서운 동통과 싸우며 두 해나 더 살았다. 아버지는 전생애를 통해서 그의 시개 사회와 불화했던 사람이다. 신애는 남편이 같은 형통의 사람임을 잘 알았다. 좋은 책을 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던 남편은 단 한줄의 글도 쓰지 못했다. 그는 자신을 실어증 환자로 생각했다. 중오하는 돈도 죽어라 벌었으나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부모의 병을 고쳐주지도 못하면서 병원은 그가 죽어라 하고 벌어들이는 액수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돈을 늘 요구했다.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 그에게는 울 힘조차 없었다.
--- p.29
'울지 마, 영희야.'
큰오빠가 말했었다.
'제발 울지 마. 누가 듣겠어.'
나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큰오빠는 화도 안 나?'
'그치라니까.'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버려.'
'그래. 죽여버릴게.'
'꼭 죽여.'
'그래. 꼭'
'꼭.'
--- pp.143-144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의 지배계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했었다. 인간이 갖는 고통에 대해 그들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 곳에서는 아무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네 집에 내리는 햇빛을 가려버리고, 바람도 막아버리고, 전깃줄도 잘라버리고, 수도선도 끊어버린다. 그런 집 뜰에서는 꽃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 p.36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사람들은 옳게 보았다.아버지는 난장이였다.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나는 아버지,어머니,영호,영희,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식구의 모든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 p.80
나는 아팠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직원은 신청 용지,시 접수증,주민등록등본을 철박이로 눌렀다. 그 위에 접수 도장을 쿡 찍었다. 그것을 받아 돌아서다 말고 나는 몸을 숨겼다. 줄 반대쪽으로 들어가 건물 바로 앞쪽을 살폈다. 바로 그가 승용차 앞에 서 있었다.
--- p.120
교사는 두 손을 교탁 위에 얹었다. 그는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끝으로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는 입체는 없는지 생각해보자. 내부와 외부를 경계지을 수 없는 입체, 즉 뫼비우스의 입체를 상상해보라. 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간단한 뫼비우승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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