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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 양장 ]
리뷰 총점7.8 리뷰 35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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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4년 09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51g | 131*187*18mm
ISBN13 9788973812196
ISBN10 89738121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섬세한 감성 소설의 일인자 에쿠니 가오리,
기존 작품의 틀을 깨고 새 얼굴로 돌아오다


섬세한 필치로 국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엔 독특한 추리 형식의 장편소설을 들고 나왔다. 에쿠니 가오리는 보통 사랑과 기다림,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애틋하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들려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이번 소설 『등 뒤의 기억(원제: ちょうちんそで, 불룩 소매)』 역시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정서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소설적 구도는 기존 작품들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과, 그 다양한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초반부터 이 인물, 저 인물의 각기 다른 사연을 차례로 접하며 독자들은 이 소설을 조금 낯설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소설 속에 암묵적인 장치로 녹여낸 인물들 간의 개연성을 하나하나 발견해나가며 새로운 재미를 느낄 것이다.

이 소설의 중심축에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실버 아파트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히나코가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그녀는 무척이나 정적이고 조용한 성품이고, 그녀의 집은 그녀만큼이나 적막하다. 타인이 보는 그녀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독신녀이지만, 그녀의 생활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히나코는 혼자가 아니다. 돌아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자리에 언제나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여동생이 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집을 종종 찾아오는 이웃 남자는 히나코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과거의 비밀을 자꾸만 들춘다.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진 여덟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맞춰지는 진실의 조각들. 그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독자들은 히나코의 가슴 먹먹한 고독과, 옛 추억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순응하는 거야.”
엄마는 입버릇처럼 그런 말을 자주 한다. 대개는 나쓰키에 대해 말할 때 사용한다. 그녀에게 그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나쓰키는 엄마에게는 꿈 얘기를 하지 않는다. 아빠에게도. 경험상, 그들이 서로에게 무슨 말이든 한다는 것을 나쓰키는 알고 있다.
그 꿈에는 나쓰키 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나쓰키는 혼자 거기에 있다. 일본에서 전에 살았던 집에. 현관으로 들어서면, 나쓰키는 심장이 터질 듯이 반갑다. 그런 기분으로, 방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걷는다.
‘아, 여기.’
그 꿈속에서, 나쓰키는 많은 것을 본다. 커튼과 벽과 부엌, 복도와 침대와 천장.
‘아, 이거.’
모든 것이 또렷하게 보이고 그리움으로 가득한데, 눈을 뜨고 나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커튼의 무늬도, 벽의 모습도, 부엌에 뭐가 있었는지도. 그래서 잠이 깬 후에는 한참이나 멍해지고 만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리고 집이 가엾어서 슬퍼진다. 때로 나쓰키는 그런 꿈을 꾸지만, 꿈 얘기를 하면 엄마와 아빠는 딸이 일본에 돌아가고 싶어 하나 보다고 걱정할 것이다. 실제로는,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닌데.---pp.44~45

어머니에게 건강해 보인다고 한 것은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2년 반 전, 병원에서 다시 만났을 때의 어머니는 죽은 사람 같았다. 영양실조에 극도로 쇠약해진 데다 알코올중독 직전이라고 들었다. 의식이 돌아온 후에도 표정 하나 없고, 목소리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얼굴도 몸도 딱딱하게 쪼그라든 것처럼 보였고, 긴 머리는 더럽게 엉켜 있고 피부는 누렇게 떠 있었다. 마코토에게는 어머니가 집을 나갔을 때보다 돌아왔을 때(그걸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가 더 견디기 힘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한편, 어쩔 수 없으리만큼 화가 났다. 기억 속의 엄마, 쾌활하고 정이 깊고, 언제든 아빠를 웃게 하고, 어렸던 자신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예쁘고 부드러운 몸의, 옆에 있는 게 너무도 당연했던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 사람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pp.76~77

“동생을 찾아보겠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까?”
남자의 말은 순식간에 히나코를 산산이 부서뜨렸다. 방 안에 있는 가공의 여동생을 소멸시켰고,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마저 끊기게 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 방과, 그렇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인 이 기묘한 아파트 자체, 눈앞의 남자(거의 알지도 못함에도 집 안에 들이고 홍차까지 끓여주는). 그런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굴욕적인지 순식간에 깨닫게 하고 말았다. 마치, 히나코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처럼.---p.121

해 질 녘. 오늘은 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해서 러브호텔에 들러 여기로 왔다. 아미는 마코토와 나눈 섹스를 수첩에 기록하고 있다. 물론 말할 생각은 없지만, 오늘은 그 백 번째로 기념할 만한 날이다. 1년 8개월에 백 번. 횟수에 의미는 없다 쳐도, 꽤 멋진 사실이 아닌가.
아미는 만날 때마다 자신이 마코토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기쁜 한편 두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아미는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마코토든 아니든, 이 이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고 말 것 같아, 그런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p.19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히나코는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실버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타인이 보기에는 그녀 혼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녀는 가공의 여동생 아메코와 함께 살고 있다. 이따금 찾아오는 둘째 아들과, 이웃에 사는 단노 류지라는 노인이 장을 대신 봐준 뒤 문을 두드리는 것 외에는 찾아오는 손님도 없다.
옆집에 사는 단노는 히나코에 꽤나 관심이 많은 것 같은 눈치다. 실제 그는 그의 부인이 의심할 정도로 자주 그녀를 방문하고 있다. 사실 히나코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단노뿐이 아니다. 히나코가 거주하는 이곳 실버 아파트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나이 든 노인이 대부분으로,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히나코가 이곳에 살고 있는 것은 꽤나 눈에 띄는 일이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홀로 이 아파트에 사는 히나코에 대해 이러저러 추측을 나눈다.
그토록 뜨거웠던 사랑도, 행복했던 시간도, 진심으로 아꼈던 여동생도 모두 과거로 흘려보내버린 히나코는 눈앞에 있는 가상의 여동생과 주로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6번가에 있던 장난감 가게, 엄마가 쿠키를 먹던 방법, 비 오는 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던 일,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일조차 그녀들에게는 소중한 기억이다.
행복했던 기억에 의존해 사는 히나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는 한편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사나오, 과거에 얽매여 히나코 주변을 맴도는 단노,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에 간 열두 살 소녀 나쓰키가 만난, 어딘가 비밀을 가진 듯한 고지마 선생님. 그들이 가진 기억의 파편들과, 그 안에 담긴 후회와 두려움, 그리고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쉰네 살 히나코의 내면에는 현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른다. 아니, ‘가공의 여동생’과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그 다른 시간의 흐름에 밀려 현실은 저만치 뒤로 밀려나 있다. 그녀의 현실은 ‘어느 시점’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아버지 다른 두 아들과 불쑥불쑥 찾아오는 옆집 아저씨, 노령자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의 삶은 그녀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현재를 구성한다.
_역자 후기 중에서

“마음을 품고 있는 한, 그 관계는 유효하다”
추억을 마주하는 저마다의 방식을 따뜻하게 그려낸 소설


소녀라 하기엔 나이를 먹은 자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에쿠니 가오리는 말했다.
“『하느님의 보트』 때도 그렇고, 이 책에 등장하는 아메코 역시 그렇지만, 남이 보기에 완전히 끝난 관계라 해도, 자신은 아직도 그 관계 속에서, 그 관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히나코의 경우, 본인은 그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끝났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끝난 사랑이라 해도, 그 사람이 그 마음을 품고 있는 한은, 그것은 유효합니다.”
만남과 인연에 관한 에쿠니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기다림’이라는 코드도 그녀의 이런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행방이 묘연한 동생을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기억 속의 동생, (소설 속 표현에 따르면) 가공의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인연을 추억하는 히나코의 일상은 그래서 더욱 애달프고 처연하다. 소설 속 여러 인물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는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며 잊고 사는 무엇,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끈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 속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 외에도 감상의 흥미를 더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전작 『하느님의 보트』 속 남편을 기다리는 여주인공과 이 소설 속 히나코의 여동생 이름이 같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행담이나 여동생과의 추억 이야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개인 경험이 꽤 많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수필집까지 두루 탐독한 오랜 팬이라면 소설 속 히나코와 아메코에게서 에쿠니 가오리 자매의 모습을 여럿 발견할 것이다.
소설이 조용한 절정으로 치달을 때쯤, 독자들은 히나코와 그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독과 슬픔에 젖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히나코의 방 안, 허망하리만치 고요한 풍경처럼.

회원리뷰 (35건) 리뷰 총점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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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등 뒤의 기억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E**y | 2017.02.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작가의 다른 작품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2001년)반짝반짝 빛나는 (1991년)호텔 선인장 (2001년)하느님의 보트웨하스 의자 (2001년)울 준비는 되어 있다 (2003년)일곱 빛깔 사랑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도쿄 타워 (2001년)황무지에서 사랑하다 (2003)마미야 형제 (2004년)낙하하는 저녁(1996년)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홀리가든차가운 밤에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취;
리뷰제목

# 작가의 다른 작품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2001년)
반짝반짝 빛나는 (1991년)
호텔 선인장 (2001년)
하느님의 보트
웨하스 의자 (2001년)
울 준비는 되어 있다 (2003년)
일곱 빛깔 사랑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도쿄 타워 (2001년)
황무지에서 사랑하다 (2003)
마미야 형제 (2004년)
낙하하는 저녁(1996년)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홀리가든
차가운 밤에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원제:하찮은것들)
좌안
제비꽃 사탕 절임
장미 비파 레몬
나의 작은 새
달콤한 작은 거짓말 (2004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빨간장화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 읽고 나서.
과거에 친구의 추천으로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었다. 뭣도 모르지만 그때 그 느낌은, 그냥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던 거 같다. 툭 던지는 듯한, 하지만 한 편으로는 또박 또박 말을 걸어오는 듯한,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것 같게 만드는 소설들. 그냥 너무 좋아서 초반에 한참 '에쿠니 가오리' 작품을 찾아 읽었었다. 나중에는 예전에 그 느낌이 아니라며 멈춰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기대를 하게 만드는 그녀들의 작품이다. 예전 생각이 나서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를 사서 읽었는데, 소설이 아닐 줄이야... 실망하고 역시나 아쉬워서 이번에는 '소설'인 것을 확인하고 <등 뒤의 기억>을 구입했다.

남편과 사별하고 재혼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남편을 버리고 한번 더 재혼한 히나코는 그 남자의 자살로 결국 혼자가 되어 요양소 비슷한 아파트에 입주한다. 그리고 사랑을 찾아 유부남과 도망갔다가 버림받은 동생, 이제는 거처를 알 수 없는 동생을 잊지 못하고, 가공의 여동생과 과거를 추억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소설은 그녀를 중심으로 같은 단지에 사는 아파트 주민, 그녀의 두 아들, 그리고 이제는 다른 공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의 여동생을 보여준다.

그냥 딱 에쿠니 가오리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시냇물같이, 주인공들의 과거에 크거나 작거나 간에, 어떤 사건이 있었던지 간에 상관없이 조용히 잔잔하게 그들의 삶은 계속 흘러간다. 그리고 그 흘러가는 시냇물이 가는 길에 만나는 작은 돌멩이들을 어루만져 주듯이, 그들은 사소한 것들을 계기로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과거들은 다 기억이라는 형태로 남아 그들이 추억할 때마다 기쁘게도, 슬프게도 한다. 예를 들면, 차를 마실 때조차, 크래커를 차에 적셔 먹던 과거를 추억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맛있다는 엄마의 얘기를 추억하고, 그때부터 항상 크래커를 준비해놓는 그녀를 떠올리고, 매번 너무 적셔 크래커를 떨어뜨리던 본인과 그것을 보며 웃던 동생을 기억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동생도 항상 크래커를 떨어뜨리던 언니를 기억하며 웃는다.

잔잔한 가운데 이것저것 추억하게 하는 소설이었음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을 남겨놓고 툭 끊어지듯 끝난 소설은 너무 아쉬웠다. 딱히 사건 없는 주인공들의 삶이 소설 속에서 '결론'이란 걸 맞는다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너무 느닷없이 끝나버려서 난처했다. 아마도 그들은 그냥 그런 생활을 하루하루 계속해 나가는 것이겠지만, 뭔가 클라이맥스도 없고, (있다면 그게 어딘지도 모르겠고), 새로운 가능성도 딱히 안 보이고 (아주 살짝 보이긴 했나..),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왠지 '멍'해지고, 우울해졌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에게 '나만의' 도덕적 잣대를 들이고, 전반적인 캐릭터에 공감도 잘 안됐다. 이 히나코 아줌마가 내 친구였다면, 등짝을 한대 빡! 쎄게 때려줬을 것 같다. 정신차리라고. 대학때, 그녀의 소설을 좋아하던 나는 그냥 '감성적'이었던 것이고, 아줌마가 되어 하루 하루 치열하게(?)사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소설을 제대로 즐길 수 없나보다는 생각이 들어 읽고나서는 왠지 좀 센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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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제* | 2015.09.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뜻밖의 소식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2013년에는 무려 세 권의 소설이 번역되었고(잡동사니, 한 낮인데 어두운 방, 울지 않는 아이) 2014년이 시작되어서도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이 실린 일본여류작가 단편 모음 〖기억 깨물기〗 가 출간되었기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랬으니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나왔다는 사실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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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소식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2013년에는 무려 세 권의 소설이 번역되었고(잡동사니, 한 낮인데 어두운 방, 울지 않는 아이) 2014년이 시작되어서도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이 실린 일본여류작가 단편 모음 기억 깨물기가 출간되었기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랬으니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나왔다는 사실이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게다가 이 소설은 일본 내에서도 2013년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기존 작품의 틀을 깨고 새 얼굴로 돌아왔다는 소담출판사의 홍보 문구 또한 나를 설레게 했다.

 

적은 수의 등장인물로도 장편 소설 하나를 너끈히 이끌 만큼 인물의 행동과 생각을 섬세하게 그렸던 그 동안의 작품과는 다르게 이번 등 뒤의 기억에는 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히나코와 여동생 아메코. 히나코의 두 번째 남편과 큰 아들 마사나오와 부인 에리코, 딸 모에. 둘째 아들 마코토와 여자친구 아미. 히나코의 이웃주민 단노 류지와 단노 게이코. 단노 게이코의 친한 이웃 기시다 도쿠코와 기시다 다이조. 고지마란 이름으로 사는 아메코의 제자 나쓰키 등 그동안 에쿠니 가오리가 발표한 소설 중에서 등장인물이 가장 많은 것 같다. 때문에 대하소설의 등장인물을 수첩에 써가며 읽듯, 복잡한 이들의 관계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 종이에 이름을 적어가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로 쉰 넷이 되는 히나코는 오락실이 있고 간호사가 상주하는 고령자용 아파트에 거주한다. 그녀는 가공의 여동생과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혼자 살아간다. ‘가공의 인간과 현실 속의 인간이 한 공간에 있을 때에는 현실 속의 인간을 우선시해야 정신 상태를 의심 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insight가 있다. 가공의 여동생은 환청, 환시가 만들어낸 정신병적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녀 자신이 상상해 만들어 낸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 보인다는 덴구처럼 어린 시절 고비토(일본 전설, 동화에 나오는 상상의 인물. 난쟁이)를 본 적이 있다는 걸로 봐서 히나코는 어린 시절부터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었을 게다.

사실 그녀의 여동생 아메코는 일본에서는 행방불명된 상태지만 현재 캐나다의 일본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히나코는 자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여동생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공의 여동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거의 종일을 가공의 여동생과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편의대로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첫 번째 남편과 낳은 아이까지 받아준 두 번째 남편,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낳은 또 다른 아들마저도 버리고 떠났지만 상대 남자의 자살로 끝을 맺게 된 사랑의 괴로움을 잊기 위한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

 

한편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지만 상대 남자가 처자식에게 돌아간 후로 행방불명된 아메코는 캐나다에서 고지마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종종 제자 나쓰키를 보며 언니를 떠올리지만 직접 연락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과거를 단절하기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단절시킨 그녀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히나코의 이웃주민이면서 과거 뺑소니로 사람을 죽인 이력이 있는 단노 류지는 히나코를 살뜰히 챙긴다. 뿐만 아니라 히나코의 행방불명된 여동생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데 사실 그는 자신의 실수로 죽은 사람이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숫자 안에 포함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히나코를 돕는 그의 자상함은 과거가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벌이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이것 역시 그만의 방어기제.

 

이들의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현재를 살아내기 위해 자신의 약점이 있거나 혹은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슬픈 과거를 가진 사람은 스스로 부단히 어떠한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었다. 각자가 선택한 방어기제를 가동시켜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다 

인간의 생은 무수히 많은 사람과 연결고리를 지어 완성된다. 관계는 끊어져도 서로의 기억 속에서는 존재 할 수 있다, 영원히. 그 사람이 죽지 않는 한. 그 관계가 악연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는 까닭은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결국 누군가의 기억 속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이란 남의 기억 속에 저장 된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건 마치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도 같다. 브이자를 그리고 웃는 내 뒤에 함께 찍힌 무방비 상태의 낯선 사람들의 모습.

이제 오십이 된 에쿠니 가오리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그게 무엇이든 새로운 시도를 한 그녀의 용기가 반갑고 고맙다. 에쿠니 가오리 본인의 가족을 등장시킨 것 또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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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풍경, 조용한 결말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J**e | 2015.07.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잔잔한 소설이다. 어느 곳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한편의 수필을 읽는 느낌, 또는 한편의 풍경을 보는 그런 소설이다. 그래서 사건의 발단도 없고, 결말도 없다. 그냥 현재 살아가는 순간을 조용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히나코는 실버 아파트에 살고 있는 막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는 여자이다. 히나코의 실버 아파트의 생활을 주변에 살고 있는 이웃과 본인 하;
리뷰제목

 잔잔한 소설이다. 어느 곳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한편의 수필을 읽는 느낌, 또는 한편의 풍경을 보는 그런 소설이다. 그래서 사건의 발단도 없고, 결말도 없다. 그냥 현재 살아가는 순간을 조용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히나코는 실버 아파트에 살고 있는 막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는 여자이다. 히나코의 실버 아파트의 생활을 주변에 살고 있는 이웃과 본인 하나코를 스케치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노인들은 과거에는 치열하게 인생을 산 청춘이다. 히니코도 현재의 삶 보다는 과거 어렸을 때 여동생과 가족과의 관계를 회상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치열했던 삶이 드러나고, 그녀의 여동생의 삶도 드러나고, 그리고 현재의 가족 관계도 보여준다. 소위 사랑을 찾아 가족을 버린 열정적인 여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과거의 가족과의 관계가 끊어져있는 상태이다.

 그녀에게 가장 친밀한 가족은 여동생이다. 그래서 가상의 여동생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여동생은 실종 된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상태이다. 그리고 첫째 아들은 어머니의 불륜과 가족을 버린 상태에서의 충격으로 어머니와의 관계가 끊어진 것은 물론 여자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조용하게 내려진다. 사실 특별하게 사건이 일어나거나 종료되지 않는다. 그냥 독자가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아야 한다.

 정말 실버 아파트의 풍경 한 장면을 설명하는 그런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1호실의 할머니는 어떻고, 2호실의 부부는 또 어떤 사람이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 내용이다. 심심한 소설이긴 한데, 요즘 워낙 반전과 충격에 빠져있다 보니 이런 소설도 아주 가끔씩 읽을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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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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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 2018.01.16
평점3점
에쿠니 가오리 스러운 잔잔함은 역시 좋았습니다. 느닷없이 끝나버려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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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E**y | 2017.02.20
평점5점
책 읽을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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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 |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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