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를 알게 된 건 필자의 중학생 시절이었다.
그 당시 필자는 책을 즐겨하지도 않을뿐더러 흥미를 붙이지 못했다.
그런 필자가 우연히 동네 도서관을 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던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3/1 가량만 읽고, 오랜 세월이 지나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엄청 웃기고 재밌다 하며 읽었는데, 지금의 필자는 그때보다 머리가 커서인지 책의 내용들은 유쾌하지만 마냥 가볍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필자도 책 속 환자들처럼 평소 생각도 많고, 인생에 대한 고민도 많아서일까 술술 잘 읽혔다.
책을 읽는 내내 신경 정신과 이라부 의사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필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그들의 애환과 고민이 마치 필자의 일 같아서 진지해졌다.
무거운 마음으로 신경정신과를 찾아온 그들에게 이라부 의사는 오히려 유쾌하고 단순한 해답들을 주는데, 거기서 약간 머리를 땡 하고 맞은 기분이었다.
필자는 고민이나 위기가 있으면 동굴 속에 들어가 전전긍긍 어떻게 해야 할지 앓는 편이다. 그런데 이라부 의사는 오히려 위기의 상황에서도 단순하게 유쾌하게 살아가라고 간접적으로 얘기한다. 처음에 이라부 의사의 조언을 듣고 “이게 뭐야. 완전 돌파리 의사잖아.” 생각을 하지만 그의 말은 일리가 있다.
모든 일을 어렵게 생각하는 필자에게 이라부 의사는 ‘단순함의 힘, 생각의 전환, 발상의 전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 과 같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전수해 준 것 같다.
앞으로 이 책이 필자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행복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필자도 이 책의 저자인 오쿠다 히데오처럼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작가가 되고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오래간만에 기분 좋아지는 책을 읽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필자가 느낀 인상 깊은 구절>
1. 아기가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는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게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95p-
2. "그야 물론, 깊이 사귀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지금은 사회가 점점 커지는 시대니까 뭐든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도 필요할 것 같아..“ -106p-
3.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122p-
4. 최근 뇌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특정 뇌 물질 부족이 신경증과 관련 있다는 게 밝혀지기 시작했다. 뭐든 심리적 외상에서 원인을 찾는 태도는 고루한 정신의학이다. - 141p-
5. “파괴충동은 다시 말하면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어하는 심리니까, 보상행위를 찾아내면 의외로 쉽게 진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142p-
6. “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거지.” -151p-
7. 뻔뻔스러운 인간은 그 뻔뻔스러움을 주위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게 만듦으로써, 점점 더 뻔뻔스럽게 변해간다. -151p-
8. 벽 하나를 다시 뛰어넘은 기분이 들었다. 자유라는 건 분명 자기 손으로 붙잡는 것이다. -162p-
9. “아이 때부터 너무 공손하게 구는 것만 가르치면 궁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져. ” -188p-
10. 운동선수는 최고가 될수록 고독하다. -195p-
11. 전형적인 입스(YIPS) “다시 말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가 몸에 전해지지 않고, 의지에 반하는 움직임을 해버리는거지.” -198 ~ 199p-
12. “마음이 혼란한 건 비타민 부족이 주요 원인이거든. ”- 210p-
13.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쾌청한 날씨였다. 봄 기운이 유혹했는지, 평일인데도 스탠드에는 1만 명 가까운 관객으로 북적거렸다. - 217p-
14. 젊은 독신 선수는 그 자체만으로 여성 팬들을 끌어들인다. 영업 측면에서는 실력보다 관객 동원력을 우선시하는 면이 없지 않다. -226p-
15. “약육강식의 세계에선 사람 좋은 놈이 지게 마련이거든.” - 234p-
16. 인기도 실력에 포함된다. - 237p-
17. 영혼을 흔들 만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266p-
18.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아도 장사로 연결되지 않는 냉혹한 현실을 통감했다. - 266p
19. 미디어는 많이 나가본 사람이 이기는 법이다. -268p
20. 재고를 끌어안지 않는 게 판매의 기본이지. 확실히 팔릴 게 아니면 다음 수를 두지 않는거야. - 278p
21. 팔리는 물건만 파는 게 기업이니까. 그건 출판사든 메이커든 똑같은 거지. - 278p
22. 좌절하면 모두 방황하게 마련이구나. - 302p
23.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신에게 감사하자. - 306p
24. 완벽주의자는 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속까지 그런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역시 상대적이다. -307p
25. 작가는 자신을 지키고 추스를 수 있는 존재는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30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