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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여인숙

자메이카 여인숙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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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52쪽 | 552g | 127*188*31mm
ISBN13 9788972757160
ISBN10 89727571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한애경
이화여대 문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영문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대학, 예일대학, 퍼듀대학, 노스캐롤라이나(채플 힐)대학 등에서 연구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다시 읽기』(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19세기 영국 소설과 영화』(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사일러스 마너』 『미들마치』 『위대한 개츠비』 『프랑켄슈타인』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공역) 등이 있다. 그 밖에 조지 엘리엇,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등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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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는 전속력으로 언덕마루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길 양에는 거친 황야만이 비와 안개 속에서 칠흑같이 검은 자태를 어렴풋이 드러냈다. 저 앞 언덕마루 위 길 왼편에 건물 한 채가 보였다. 높은 굴뚝들이 어둠 속에 거뭇하게 솟아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집 한 채, 심지어는 작은 오막살이 한 채도 없었다. 저것이 자메이카 여인숙일까? 어찌 되었건 건물은 사방의 바람을 맞으며 독불장군처럼 당당하게 버티고 있었다.---p.24

메리는 식탁 너머로 그를 바라보았다. 손이 떨리는 것을 그가 볼까 두려워 두 손을 무릎에 얹었다.
“알겠어요. 저는 원래 호기심이 별로 없어요. 남 얘기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요. 이모부가 여관에서 뭘 하든, 또 누구하고 지내든 저와는 상관없어요. 저는 집에서 맡은 일을 할 거고 이모부께서 못마땅하게 여길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모부가 페이션스 이모에게 조금이라도 나쁜 짓을 한다면 그 즉시 자메이카 여인숙을 나가겠어요. 치안판사를 찾아 여기 데리고 와서 법대로 처리할 거예요. 그럼 그때 저를 끝장나도록 혼내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메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그의 위협에 겁을 집어먹고 운다면 영원히 그의 손아귀에 잡힐 거라는 것을. 청산유수 같은 그녀의 말은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것이었다. 한때 자기 이모였던 이 불쌍한 여자의 망가진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서 자제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구했다. 남자가 그 기백에 감명을 받아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긴장을 푼 것이다.---p.37

그의 검은 목사 모자 아래로 보이는 머리칼도 역시 흰색이었다. 메리는 당황하여 그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없었고, 목소리 또한 전혀 노인의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그녀는 이 이상한 현상의 이유를 깨달았다.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눈을 돌렸다. 그는 알비노였다.
그가 모자를 벗고 그녀에게 인사했다.
“내 소개를 하는 것이 좋겠군요.”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황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통성명은 해야 하니까요. 내 이름은 프랜시스 데비, 앨터넌의 교구 목사입니다.”---p.141

몇 번의 키스에 그녀는 벌써 바보가 되었다. 주인의 그림자 속에서 유령처럼 맴도는 페이션스 이모에 생각이 미치자 소름이 끼쳤다. 만일 신의 은총이 없다면, 그리고 그녀 자신의 의지력이 없다면 그녀 역시 그렇게 되고 말 것이다. 거센 돌풍이 치마를 부풀리고 빗줄기가 처마 아래로 들이쳤다. 날씨도 더욱 추워졌다. 포장도로 위에 물웅덩이가 생겨나고 거리에는 빛과 인적이 끊겼다. 론서스턴은 마법 같던 아름다움을 잃었다. 내일은 을씨년스럽고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p.227

누군가 마차 유리창에 얼굴을 들이댔다.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헝클어져 술처럼 늘어진 머리가 마치 왕관을 쓴 것처럼 보였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하얀 치아가 보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마차 안을 비추려고 랜턴을 창문으로 올렸다. 한 손에는 랜턴을, 다른 손에는 권총의 총열을 꼭 잡고 있었다. 길고 가는 손이었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때가 낀 둥근 손톱이 달린 뾰족하고 가느다란 손가락이었다.
조스 멀린이 미소를 지었다. 술에 취해 미치고 흥분한 남자의 미소였다. 그가 마차 앞으로 기댄 메리에게 권총을 들어서 목에 겨누었다.
---p.25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어머니가 죽고 혼자가 된 메리 옐런은 23년 동안 살던 고향을 떠나 페이션스 이모가 사는 콘월 지방의 자메이카 여인숙으로 향한다. 그녀가 찾아간 자메이카 여인숙은 아무도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 황량한 황무지, 그 언덕마루에 적막하게 홀로 서 있다. 쇠락하여 음산하기만 한 여인숙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이모가 아닌, 불안에 떨고 삶에 지친 늙은 모습의 여자와 거구의 불가사의한 인물인 이모부이다. 절망스러운 가족들과의 조우는 한밤중에 찾아드는 수상쩍은 남자들과 정체 모를 짐짝들이 들고 나는 견디기 힘든 현실로 이어진다. 그녀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심지를 알 수 없는 한 남자에게 매혹당하며 더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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