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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여자

혼자 사는 여자

: 자취 12년차 싱글녀의 웃픈 서울살이, 웃픈 서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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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35g | 140*205*16mm
ISBN13 9791155400258
ISBN10 115540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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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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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통의 고무 패킹이 헐거워져 밥할 때마다 물이 질질 새도, 김치냉장고는 한국인에게 필수품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 ‘곧 시집갈 텐데 혼수로 장만하지 뭐’라고 몇 년째 말해오곤 했는데.
작년 강추위에 실내외 온도 차로 베란다 창에 생긴 금이 여름에 잠깐 멈췄다가 다시 겨울이 되자 두 갈래로 쩍쩍 갈라지며 제 갈 길 찾아가기 시작했다. 올 겨울도 혹한이라던데, 베란다 창은 그 놈의 ‘시집갈 때’까지 못 버티겠지?
---20쪽, 〈혼수로 가져가려고 했지〉

혼자 사는 공간만큼 ‘나’를 잘 알 수 있는 것이 있을까. (…) 내가 움직이고 손을 댄 모든 행위에 따라 공간이 달라진다. 내가 초대한 공기, 내가 만든 구석 먼지, 내가 바꾼 베란다 풍경 등 모든 것에 ‘내 것’이 붙는다. (…) 잡지에서 보던 ‘화려한 싱글 라이프’와는 거리가 먼 현실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지낼 때는 몰랐던 나의 또 다른 면을 알아 가는 재미, 나를 나타내는 단서를 흘리는 재미는 그 무엇보다 크다.
---60~61쪽, 〈단서들〉

결혼 적령기는 대체 누가 정한 걸까.
어릴 땐 분명 나를 가꾸고 채우면 내 가치가 높아진다고 배웠는데, 어른이 되고 난 뒤, 나를 채우는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다들 내 값어치는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더라.
나는 아직 날고 있다 하고, 누군가는 점점 떨어지는 중이라 하고.
---81쪽, 〈날고 있는 중, 떨어지는 중?〉

체질상 삐쩍 마른 몸이라 감동을 주는 풍만함은 없었어도 툭 튀어나온 엉덩이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소멸해 가는 엉덩이를 볼 때마다, 어딘가 있을 미래의 남편은 나의 20대 초반 탱탱한 엉덩이를 모른다는 게 안타까워.
---88쪽, 〈엉덩이의 추억〉

여드름 자국, 칼에 베인 상처, 기미 등 언제부턴가 몸에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는다.
그럴 만도 하지. 어른이 되면서 감정을 숨기고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온 힘을 쏟느라 몸에 쓸 에너지가 부족하거든.
---138~139쪽, 〈몸에 쓸 에너지가 부족해〉

한여름에는 기껏 시원하게 샤워한 뒤에 욕실에서 옷을 다 챙겨 입고 나오느라 다시 땀 흘리는 것만큼 찝찝한 게 없는 것 같아.
하지만 혼자 사는 집에선 그럴 필요가 없잖아. 혼자 있을 때 홀딱 벗고 돌아다니는 게 얼마나 신 나는데!
---188쪽, 〈혼자녀의 특권〉

부모님의 간섭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다가도 정작 힘들 때는 엄마 밥이 그립고 엄마 품에서 잠들고 싶을 때가 있다. 몸이 정말 아프다거나 하루가 너무 고됐다거나.
신 나게 놀 때는 고향 생각 한번 안 하다가 힘들 때만 찾는 아직 애 같은 내 모습이 싫어서 엄마 목소리 듣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다 보면, 어떻게 알고 엄마는 그 시간에 전화를 걸어 나를 울리곤 하는 걸까?
---213쪽, 〈텔레파시〉

사람들은 여자를 두 부류로 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요즘 연애해? 얼굴이 확 폈는데.”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 얼굴이 안 좋아 보이네.”
왜 자꾸 연애할 때와 연애 안 할 때로만 구분 지으려 하는 걸까? 난 누군가와 함께일 때도, 혼자일 때도 언제나 빛나고 있는데.
---252~253쪽, 〈성급한 일반화는 사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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