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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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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34쪽 | 496g | 153*224*30mm
ISBN13 9788982819926
ISBN10 898281992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카스테라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아, 하세요 펠리컨
야쿠르트 아줌마
코리언 스텐더즈
대왕오징어의 기습
헤드락
갑을고시원 체류기

해설/ 신수정
뒤죽박죽, 얼렁뚱땅, 장애물 넘어서기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3박자를 고루 갖춘 작가의 첫 단편집
이경혁(http://blog.yes24.com/redder)
소설가 지망생이자 열렬한 문학도였던 나의 선배 한 사람이 글쓰기 문하생 과정이 얼마나 고된 것인가를 내게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이문열 밑에서 글쓰기를 배운다고 하자, 그럼 그 문하생이 제일 처음 시작하는 것은 이문열의 단편부터 장편까지의 소설들을 그대로 베껴쓰는 것이라고 했다. 워드로 따라치든 원고지에 그대로 베껴쓰든 원문의 마침표 하나, 따옴표 하나까지 따라 쓰다 보면 원작가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왜 거기서 쉼표가 나오는지, 왜 거기서 주인공이 탄식을 하는지, 어째서 그 순간이면 사고의 흐름이 그렇게 뒤집히는지가 당연하게 생각될 정도가 되어야 한 수업이 끝난다는 이야기.


글쟁이에게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표현을 구사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100%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 수만은 없었던 것은 글쟁이에게 필요한 것은 글쓰기 능력만이 아니라는 나의 생각 때문이었다. 작가란 자기가 머무는 세상을 자신만의 시각을 통해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사고로 받아들인 자료를 재구성하고 자신만의 문체로 새롭게 글을 구성해 뽑아내는 사람이고, 글쓰기에 관한 여러 기교나 호흡과 같은 것은 작가의 역량 중 1/3에 지나지 않는다. 시대와 사조에 따라 조금씩 그 비율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던 시대는 없었다.


박민규 소설이 찬사를 받고 또 재미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그가 그 3박자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유격수와 같은 소설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글들은 기상천외한 문체와 독자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노리는 위트로 긴장감 놓치지 않는 기교를 구사하면서도 기교에 매몰되지 않는다. 단순한 말장난의 연속만 가득한 책이었다면 그의 히트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언어기교가 생략된 영화로까지 제작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기교에 탄복하는 이들은 많지만, 그게 그가 가진 작가적 능력의 전부는 아니다.


넘쳐나는 다채로운 기교와 문학적 테크닉의 홍수 속에서도 그가 유달리 돋보일 수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그의 시선과 사고 때문이다. 그는 그 나름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매우 확고히 정립하고 있으며, 그 시각으로 받아들인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이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동일한 논리의 새로운 세계를 판타지 속에 구현한다. 그리고 그 판타지를 현실에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공간에 세우고 발판을 던져 놓음으로써 자신의 소설을 완성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지녔다. 장편이었던 전작들에서 이미 보여주었던 그 놀라운 가능성들은 이번 단편집 "카스테라"에서 단편만이 가질 수 있는 함축성과 절제를 만나 제대로 빛을 발휘한다.


수록된 단편 전편을 통해 그는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오리배를 타고 임노동자들이 나라와 나라를 오가는 속에서는 유동적 투기자본의 움직임과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의한 임노동자의 위기가 역설적으로 드러나고, '고시원'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이젠 하루살이 인생들의 숙소가 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호스티스, 실직자, 진짜 고시준비생 등을 바라보며 현대화의 그늘을 우울한 웃음으로 그려낸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코리안 스탠더즈'의 경우는 아마도 실제 그랬을성 싶은 80년대 학번들의 이야기를 다른 후일담 문학류와는 달리 외계인과 크롭서클 등을 연계시키면서 풀어가고, 마지막 장면에 외롭고도 웃긴 한 장면을 통해 세상의 심장을 뚫는 통렬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기발하지만 그 기발함이 일상의 궤를 벗어나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깊이와 성찰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같은 농담이지만 유치한 게 있고 뼈있는 한방이 있듯이, 세상을 벗어나는 듯 하면서도 절대 세상을 놓지 않는 그의 소설들은 대개 뼈있는 개그다. 뼈대를 세우고 치는 개그는 지구가 사실 둥글지 않은 개복치 모양이란 황당한 소리를 해도 웃기고, 그러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번 웃고 말 일회성 슬랩스틱이 아닌 상황과 구조 자체가 얼마나 우스운지를 보여주는 환상이 사람들로 하여금 작가 박민규를 '비범한' 소설가로 꼽는 비범한 케이스이다.


12개의 에피소드 중 가장 손꼽을만한 작품 '코리언 스탠더즈'에는 80년대 한참 민주화운동에 온몸을 던졌지만, 정치권에 나가지 않아 제 살길조차 막막해져 버린 어느 농민운동가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게다가 그 농민운동가 선배의 여자친구와 결혼해버린 남자이고, 심지어는 그 '빼앗음'을 상상하며 아내와 관계를 맺기도 하는 개인주의자이다. 그러면서도 선배의 후원회에 기부금을 내고, 농장이 어렵다는 소식에 직접 내려가 일을 돕는 과정은 읽는이에게 공감할만한 죄-속죄 메커니즘의 심리학적 과제를 던져준다. 농장에 UFO가 출현한다는 소식에 황당해하던 주인공이 마지막에 진짜 UFO가 논에 새겨놓은 거대한 KS마크를 보고 경악하는 장면은 마치 혹성탈출에서 탈출자들이 느꼈을 법한 공포와 충격을 산업사회의 그것에 그대로 옮겨온 느낌. 산업사회의 굴레 속에서 답답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UFO가 찍어준 거대한 낙인은 KS였다. 그 자체로 심판이며, 그 자체로 선언인 현실이 그렇게 환상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경악 그 자체.


중학교때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나는 아직도 문학의 사회성을 신봉한다. 억지로 사회를 반영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사회로부터 감성과 이성을 충전받기 때문에 결국 그 내뱉어내는 지적, 감성적 산물도 사회를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신봉한다. 그리고 그 내뱉음이 독자로서의 내게 이러한 찬사를 바칠 수 있도록 만든 작가 - 박민규, 이제 겨우 첫 단편집이 나온 그이기에 더욱 기대가 가고, 그렇기에 나는 그의 단편집을 또 한번 파고든다. 아마 그를 이해한다면 21세기 초엽의 팍팍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은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제 6의 감각을 열고 시대를 다시한번 느끼는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그게 왜 즐거웁냐고? 인생은 그렇게 즐기는 거다. 작가가 이미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에겐 시간이 필요했다. 이 <아버지>란 것은 무척이나 복잡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누구나 소중하다고는 하지만 분명한 세상의 해악이다. 세상에 뭐 이딴 게 다 있지?

일단은, 이란 생각에 나는 그대로의 절차를 따랐다. 그대로의 절차라 함은 말 그대로 1. 문을 연다 2. 아버지를 넣는다 3. 문을 닫는다 였다. 그렇게 해서 나는 아버지를 냉장고에 넣는 데 성공했다.

꽤나 시끄러울 줄 알았던 그날 밤은 의외로 조용했다. 혹시 얼었나 싶어 문을 열어보니 아버지는 독서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온도는 맞으세요? 라고 물으니 이 안에 좋은 책들이 많구나, 라며 딴청이다. 물어본 내가 잘못이다.
--- 본문 중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보트라고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오리배>다. 오리배를 타고 저토록 멀리 나가는 인간의 심보를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꼭, 저런 인간이 있다. 이건 엔터프라이즈가 아니라 오리배야 오리배, 마음 같아선 머리통을 몇 번 물 속에 넣었다 뺐다 하고 싶지만, 참는다. 대신 나는, 호루라기를 꺼내 분다. 삐익 삐이이익~ 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정말, 원자력인가?

유원지라고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저수지>다. 내가 볼 땐, 그렇다. 유원지의 근거를 들라치면 열세 척의 오리배와 경품크레인, 게다가 고장난 두더지잡기가 있다. 그것이 전부다. 경품크레인 속에는 바퀴가 돌아다니고, 올라오는 두더지의 머리는 하나뿐이다. 뿅 쿵딱 뿅 쿵딱. 행여 모르고 그걸 두들기다보면, 누구라도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꼴에 두더지는 윙크까지 하고 있다. 처음엔 모르고 오 분 동안 그 짓을 했다. 뿅 쿵딱 뿅 쿵딱. 인생에서 가장 심란했던 오 분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03년 여름,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선보이며 한국 소설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소설가 박민규가 등단 이 년 만에 첫 작품집 『카스테라』를 선보인다. 2003년 여름부터 2005년 봄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 열 편이 실려 있는 작품집 『카스테라』는 그야말로 유쾌한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준다.

미 제국국주의를 만화적 상상력으로 희화하고 비판한 『지구영웅전설』, 프로가 되기를 종용하여 인간의 본래적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음모를 폭로하고, 자발적 비주류로 살아가는 즐거움을 설파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두 장편소설로 일찍이 한국 소설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준 박민규는 단편소설에서 그 세계관을 유지하되 독특한 상황과 인물, B급 영화의 상상력, 감각적인 문체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심화, 발전시키고 있다.

전생에 훌리건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시끄러운 냉장고와 동거하는 자취생(「카스테라」), 링고 스타와 함께 버스를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집안이 어려워 돈을 벌기 위해 지하철의 ‘푸시맨’이 된 고등학생(「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후 친구 집을 전전하다 이르게 된 쪽방 같은 갑을고시원(「갑을고시원 체류기」) 등에서 볼 수 있듯, 밑바닥 삶에 대한 애정, 자본주의 비판, 지구 밖으로 뻗어가는 파격적 상상력, 이를 아우르는 스타일리시한 문체와 유머는 박민규 소설의 큰 특징이다. 또한 대왕오징어, 거대한 개복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팝스타 링고 스타 등 어디서도 만나기 힘든 등장인물들은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과연 우리의 상상력은 어디까지가 온전히 우리의 것인가!?

대한민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 하나를 지목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박민규라는 작가의 출현을 지목하겠다. 이외수(소설가)

박민규에게서 뭔가를 빼앗아올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가 창안하여 우리에게 덥석 안겨준, 그 놀랍도록 새로운 문장을 가져올 것이다. 김영하(소설가)

많은 사람들이, 많은 평론가와 작가, 독자들이 ‘그는 다르다’고 말한다. 물론 그는 다르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를 차별화시킨 그 독특한 상상력은 곧 우리의 것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의 소설이 상쾌하고, 통쾌하고, 유쾌한 것은, 그 상상력이 전혀 새로운 것, 그저 낯설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곧 평범한 우리들에게서 빌려간 것들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전혀 낯선 것, 전혀 새로운 것, 이질적인 것은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뒷걸음치게 만들고, 저항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서슴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게 만든다. 스스로를 ‘무규칙 이종 소설가’라 부르는 작가는, 외계인이 등장하듯 그 출현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그는, 우리를 경계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대신 책장을 펼치는 순간 무장해제시켜버린다.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책장을 덮은 이후이다. 맘껏 낄낄거리며, 양 손을 들어 항복 선언을 한 이후에야,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것이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마냥 즐거울 수 있는 건, 작가인 그에게 빚진 게 없다는 느낌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작품을 읽는 내내 머리를 굴려가며 공감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느끼고 즐기면 된다. 그의 소설과, 박민규라는 작가와 한바탕 놀면 된다. 그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오히려 그에게 빌려주고, 우리는 그 대가로 그 이상의 이야기를 제공받는 것이다.(실제로 이 작품집의 대부분은 그가 빚진 이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한밤중에도 쉬지 않고 웅웅-거리는 냉장고 때문에 잠 못 이루며 무능한 아버지부터 미국까지를 냉장고에 ‘처’넣어버리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겠으며, 길게는 보름씩 변비에 시달리며 누렇게 뜬 얼굴로 야쿠르트 아줌마의 ‘느닷없는’ 출현을 반기지 않은 사람이 또 어디 한둘이겠는가.
몸 하나 반듯이 누이기 어려운 좁은 고시원, 옆방으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을까, 냄새가 피어오르지 않을까 숨죽이는 사람이 한둘이겠으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학업을 계속해나가는 고등학생은 또 어떤가. 유원지 저수지에 떠 있는 오리배를 보며 자전거를 타고 날아간 ET처럼 날아보고 싶었던 사람은 없었겠는가.
그의 상상력이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지상의 것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그의 소설의 매력인 것이다.

그는 중심을 파고드는 인퍼이터다

이제 세계는, 현실은 우리가 상상하고 점칠 수 있는 예전의 그것이 아니다. 얼굴 없는 아이가 태어나고, 사람의 ‘귀’가 자라는 쥐와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가 나타나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고래들은 뭍으로 올라와 자살을 한다. 굶주림에 뼈마디마저 점점 얇아지는 검은 얼굴의 아이의 배는 터질 듯 부풀어오르고, 그런 아이들의 머리 위로는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불과 일이십 년 전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복제인간이 태어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멀리 보이는 산 능선 위로 비행접시가 날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의(그리고 우리의) 상상력 역시 비행접시와 함께 날아가고 있다. 자신의 경험은 글로 쓰지 않는다, 는 그는 독자들과 공유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조금은 격렬해지고 싶어 문학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열하고 가슴 뛰고 긴장되는 그런 것, 너무 하고 싶은 것,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꿈……”

“사진으로 치면 노출의 문제인데, 노출이 적정해서 좋은 사진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부족해서 좋은 사진도 있고 오버해서 찍었을 때 좋은 사진을 얻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건데, 모든 사진이 적정으로 찍는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정말이지 어떤 때는 과다할 때가 더 좋을 때도 있고 부족할 때가 더 좋을 때도 있지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면 저절로 이런저런 것들이 나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제 개인적인 콤플렉스인데, 제 할아버지만 해도 이북 분이거든요. 친구분들이 모이시면 일본에 징용 갔던 일이며 만주에서 마적떼랑 어울렸던 일 등,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아버지 친구분들도 학도병으로 전쟁을 치르고 월남에도 갔다 오셨죠. 제 또래는 딱히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제 아들은 더하겠지요. 어느 날 문득 보니 대부분의 인간들이 너무나 마이크로해지고 소프트해진 거예요.”
--2003년 여름 문학동네작가상 수상 인터뷰 중에서

여유로워 보이고 자유로워 보이는 그이지만, 실제로 그는 잠시도 몸을 놀리지 않는 치열한 파이터다. 동작을 멈추고 딴생각을 하는 순간, 복서는 쓰러지고 만다. ‘무규칙 이종 소설가’인 그의 싸움은 정통 복싱이다. 변칙을 쓰지 않는 정직한 복서, 이야기로 승부하는 단단한 복서가, 바로 그인 것이다.
등단 후 많게는 한 계절에 네 편씩 작품을 발표해온 그이지만 한 번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없고, 실망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없다. 이 부지런한 파이터가 격투를 벌이고 싶은 것은 다름아닌 소설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소설과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지구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데뷔전을 치르고 이 년 전 링 위에 올라섰던 그는 이제 첫 작품집 『카스테라』로 그 한 팔을 쭉 뻗었다. 동시에 2005년 여름 『창작과비평』에 장편 『핑퐁』을 연재하기 시작하며 그는 다시 한 팔을 뻗었다.(한 팔만 내뻗은 채 쉴 수는 없지 않은가.)
그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이제 관중인 우리의 몫이다. 그 속에는 그를 응원하는 관중도 그렇지 않은 관중도 있겠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그는 한시도 쉬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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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 하나를 지목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박민규라는 작가의 출현을 지목하겠다. 이외수(소설가)

박민규에게서 뭔가를 빼앗아올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가 창안하여 우리에게 덥석 안겨준, 그 놀랍도록 새로운 문장을 가져올 것이다. 김영하(소설가)

회원리뷰 (142건) 리뷰 총점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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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록 맛이 나는 책 카스테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우* | 2023.0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박민규 작가처럼 글을 맛있게 쓰는 사람은 드물다. 서사의 전개가 화려하지 않은 듯 기품이 있고, 가벼운 듯 폐부를 찌른다. 한 문장 한 문장, 버릴 게 없는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를 반영한 이야기가 많아 공감부분이 약할수는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이 워낙 강하다. 읽고 또 읽을 수록 점점 박민규 작가의 글에 빠져들게 된다. ;
리뷰제목

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박민규 작가처럼 글을 맛있게 쓰는 사람은 드물다. 서사의 전개가 화려하지 않은 듯 기품이 있고, 가벼운 듯 폐부를 찌른다. 한 문장 한 문장, 버릴 게 없는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를 반영한 이야기가 많아 공감부분이 약할수는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이 워낙 강하다. 읽고 또 읽을 수록 점점 박민규 작가의 글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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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자본주의에 한 줌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작가, 박민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m*****h | 2021.04.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박민규 작가는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국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접했다. 언제나 꼴찌를 벗어나지 못한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를 현실에 대입하여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서민들의 헤픈 삶과 엮어 해학미로 풀어낸 한국문학계의 이단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카스테라』도 발랄한 이단아의 면모를 잘 보여주;
리뷰제목

박민규 작가는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국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접했다. 언제나 꼴찌를 벗어나지 못한 프로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를 현실에 대입하여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서민들의 헤픈 삶과 엮어 해학미로 풀어낸 한국문학계의 이단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카스테라』도 발랄한 이단아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박민규 작가의 작품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다른 점이 있다면, 『카스테라』는 일반적인 서사 흐름을 일체 거부했다는 점이다. 부모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나 심지어 미국, 중국과 같은 국가들을 냉장고에 가두고 보관하는 것이 중심 사건이 되기도 하며, 때때로 어마어마하게 큰 동물이 일상에서 직접 모습을 보이거나, 아니면 허름한 스쿨버스에 탑승해서 우주여행을 해보기도 하고, 신원불명인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정말이지 흥미로운 이야기다. 작가는 이러한 점을 우리에게 상기해주는 듯하다. '딱딱한 일상을 소재로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를 더 이상 지어내고 만들어낼 수 없으니, 나는 그 단조로운 일상성에 반란을 일으켜 일상의 전복을 시도할 것이다.', 대략 이러한 모티프를 말이다. 기득권적인 일상에 대한 반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세계관적 반란은 주인공 또한 현실에서 가난한 대학생, 노동자, 회사인 같은 피-지배자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미루어 보면 그들의 현실을 탈출하고 싶은 욕망과 정확히 합치를 이룬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 이야기 속 등장하는 인물들은 피-지배인의 운명에 쉽게 순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타인을 동정하기까지 한다. 그렇기에 박민규 작가는 그 인물들에 대하여 더더욱 동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세계관적 반란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민규 작가는 그러한 프톨레타리아들의 좌절과 순응과 인간미를 이야기에 고스란히 잘 담아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박민규 작가의 또다른 작품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이 작품에서는 『카스테라』에서 보여준 연민의 시선을 보다 한 걸음 더 앞당겨 기존 자본주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가치의 전복을 시도한다. 박민규 작가는 다른 작품에서도 여전히 프톨레타리아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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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카스테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a******k | 2021.03.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박믄규 저의 카스테라는 아이 학교에서 권장도서로 선정되어 있어서 구매하였습니다. 아이 학교 수업과 과제물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넑히 읽히는 책인 엇 샅습니다.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늘 문학동네 책은 구매 후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습니;
리뷰제목

박믄규 저의 카스테라는 아이 학교에서 권장도서로 선정되어 있어서 구매하였습니다. 아이 학교 수업과 과제물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넑히 읽히는 책인 엇 샅습니다.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늘 문학동네 책은 구매 후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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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5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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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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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용* | 2021.12.15
구매 평점4점
일상에서의 흥미롭고 전위적인 아이디어, 그러나 부족한 서사성이 결국에는 한계를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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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 | 2021.04.23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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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 |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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