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5년 07월 11일 |
---|---|
쪽수, 무게, 크기 | 447쪽 | 534g | 136*195*30mm |
ISBN13 | 9788982819995 |
ISBN10 | 8982819991 |
발행일 | 2005년 0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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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7쪽 | 534g | 136*195*30mm |
ISBN13 | 9788982819995 |
ISBN10 | 8982819991 |
- 헌사 |
이타카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콘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들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 않으면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 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콘스탄티노스 카바피(1863~1933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그리스 시인)
,파올로 코엘료의 오자히르 중 서문
지인의 신혼집에 집들이를 가서 코엘료의 소설을 빌려왔다. 그 지인은 한 손에 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독서 취향이 있는지 책장에 꽂혀 있는 몇 안되는 책은 전부 작고 가벼운 하드커버본이다. 그 중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코엘료의 소설을...서점에 가도 이상하게 시선을 끌지 않았던 그의 소설을 한번 읽어나 볼까 하고 빌려왔는데ㅡ 틈틈히 읽어보니 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어느정도 알 것도 같았다.
대중적인 주제를 가지고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아주 직접적이며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의식을 어디에다 맞춰야 하는지 아주 정확히 알고 있다. 독자의 뇌에 있는 어떤 잠재적이며 본능적인 기억을 끄집어 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해야할까.
주인공의 의식을 무언가에 빗대어(가령 태엽감는 새에서 고양이를 찾아나서는 나나, 양을 찾는 모험, 또는 기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주인공처럼.)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하루키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지만 주인공의 심리나 의식의 흐름을 서로 다른 색깔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구석이 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한참 읽고 있는데 서문에 나오는 이타카는 나를 어디로 이끌지 소설 속에서나 내 현실 속에서 자못 기대가 되는 바이다. 확실히 지금 나는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고 그 끝이 불안하긴 하지만 그동안의 여정이 내게 후회없는 인생길로 이끌어주길 바랄 뿐이다.
오랜만에 파올로 코엘료의 책이다.
파올로 코엘료의 책이 엄청나게 팔렸다고 하는 기사를 봤다.
연금술사는 4100 만권이 팔렸다 한다.
전부 다 합치면 1억권이 라니.....
우리나라에서는 100 만권 팔면 완전 대박인데...
10 만권 팔기도 허덕허덕한 환경에서 가히 천문학적인 판매를 한다는 건
부럽기도 하고 딴나라, 먼나라 전설처럼 무감각해져 버린다.
작가가 되고자 했더니 파울로의 아빠 엄마는 엄청 실망 했더란다...
돈잘 버는 기술자가 되라고 ....
글써서 먹고 살기 힘든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살아있는 동안 썩 유명한 작곡가가 아니었다 한다.
그닥 평판도 탑 작곡가 취급도 못받고 죽은다음에는 그냥 잊혀진 작곡가였다 하니....
파올로는 로또 당첨 아니던가...
훌륭한 작가겠지....
내 눈높이로 훌륭하네 허접하네 논하는 건, 하~ 웃기는 이야기겠지만
좁아진 세상에 덕보는건 사실이지 않나...
음청 잘 팔렸다니 배아파서 살짝 삐뚤어진 거 아니냐 싶은데..
맞다...
머지 이건.....뜬구름 잡는것 같은....이상한 이야기이며
삶을 배우기 위해 종군기자로 전쟁터로 달려간다는 이야기는 ..
미친거 아냐
라고 하면서도 뛰어난 작가들이 가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고뇌와 통찰의 흔적들이 슬그머니 들어가 있다.
『 무엇보다도 인간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언제 시작할지를 아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것이다.』
『 나는 누군가 눈에 보이지않는 세계의 신비를 내게 드러내 보여주기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지만 번번이 똑같은 실망감을 맛보아야 했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일정한 지향점을 가지고 거기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긴 하지만,
실상은 눈이 먼 채로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어떤 교리를 맹종할 뿐이었다.
그들은 십중팔구 광신도가 되었다. 인간의 마음이란 끊임없이 의심으로 흔들리기 마련이므로,
광신말고는 다른 출구가 없는 것이다』
줄거리 내용과 상관없이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이던가...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말안되는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시작하는 스토리는
, 주인공에게 자히르인 에스테르는 현자스러운 아우라를 입고
어느날 온다간다 말없이 사라져 버린다.
설마 전쟁터로 간다더니 진짜 간거야?
아니겠지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계속되는 에스테르의 부재는
진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확인하고 싶지 않은 마음의 싸움으로
혼란에 빠진다.
이야기는 재미있어야 하는데
집 나가버린 마누라를 찾는 심정이 물아일체의 경지가 되어
답답한 페이지가 계속 넘어간다.
과연 자히르가 어떻게 현신하게 될런지...
부부의 권태문제로 집나가버린 마누라...
삐딱하게 쳐다보면 자히르마누님이 왜 나갔을까 고민하는 엉뚱한 소설일수도 있는데
대작가의 노련함은 역시 어설프지 않다.
충만한 삶의 기쁨과 행복 사랑을 끊임없이 논하며 이게 소설인지
자기개발서인지 에세이인지 헤깔릴만큼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한발 한발 주인공의 감정과 동화되도록 이끈다.
스펙타클하게 사건과 공포와 반전으로 몰아치는 헐리웃스타일의 소설과는 다르게
중반부 넘어서 후반으로 들어갈 때 쯤이면
이미 집나간 마누라를 이해하는 주인공과 동화 되어 가고 있다.
어느 부부가 이처럼 고민해보지 않았을려나....
결혼하고 나면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내가 어디쯤 서있는지 생각해보면
문뜩 내 옆에 이여자는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안들었다면 패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드뎌 이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나를 잊어버리고 살아온 만큼 옆에 있는 사람도 점점 잊혀져
바로 옆에 있어도 머나먼 타국에 떨어져 있는것과 같이 되어 버리고 만것이다.
생각하는것 만큼 머나먼 타국의 외로운 사막마을로 가버린 잊혀진 여자를 찾아
잊혀진 나를 찾아......출발하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길 책은 이야기 한다.
오자히르_파울로 코엘료
2006년 코엘료가 좋다고 했더니, 친구가 선물해줬다.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하고 마치 장식품처럼 나의 책장에 고스란히 있다가 얼마전에야 읽었다. 그때 이 책은 너무나 읽고 싶었음에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 너무 바빴다고 한다면 다 핑계이겠지만, 꽤나 두꺼운 책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코엘료의 책을 함부로 막 읽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나름의 생각에서였는데, 그렇게 몇 년이 흐른 후에야 읽을 수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걸까?
모든 사건에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운명의 끈들이 얽히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것을 풀지 않으면 안될 때 무슨일이 있더라도 풀고 말거야 라는 의지의 산물처럼 그렇게 순간적으로 깨달음이란 이름으로 찾아올 때가 있다. 아마 이 책이 나에게 그런 깨달음으로 다가오지 않았던가 싶다. 만약 그때 이 책을 받아들었던 그때 이 책을 읽고 그 때 그 사건들을 한 순간에 다 이해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나 스스로 받아들였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그때 느낀 것이 지금 내가 느낀 거와 100% 같다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지금 느낄 수 없었던 다른 방향으로 사고하고 그렇게 흘러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 이 책을 읽게 된 거, 그냥 우연만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하다는 거 느낌이 분명하다는 거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확실한 대답인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
결코 쉽지만은 않은데, 너무 쉽게 읽히는 게 신기한 책이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오로지 나로써 존재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