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케인(James M. Cain, 1892∼1977) : 제임스 케인은 누구나 인정하는 두 편의 걸작을 썼다. 바로 「우편 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 and Double Indemnity)」와 「이중 사면(Double Indemnity)」이다. 「밀드리드 찌르기(Mildred Pierce)」를 이 목록에 첨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성에 대해 솔직히 쓰기 때문에 늘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범죄 소설 장르에서 남녀 관계를 케인처럼 묘사할 줄 아는 이는 아직 없다.
렉스 스타우트(Rex Stout, 1886~1975) : 렉스 스타우트는 로맨스, 모험 소설, 싸구려 탐정 소설 등으로 시작해서 1938년 이후로는 미스터리 소설만 썼다. 그가 쓴 70권이 넘는 미스터리 소설 중 46권에 걸쳐 등장하는 네로 울프는 맥주를 마시기 좋아하고 냉소적인 탐정으로, 그 곁에는 항상 거칠고 범죄에 대해 훌륭한 조수인 굿윈이 있다. 스타우트는 한줄 한줄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을 쓴다. 그는 작품 쓰는 일을 즐기는 숙련된 장인이었다.
로버트 블록(Robert Bloch, 1917~1994) : 예전의 서스펜스 소설과 새로운 서스펜스 소설을 가르는 분기점은 바로 「사이코(Psycho)」로, 이는 책과 영화에 모두 해당된다. 하지만 「사이코」가 나온 후에는 장르 구분이 없어졌다. 서스펜스 소설(순수한 미스터리 물과는 달리)은 어떤 것도 다룰 수 있으며 또 그래 왔다. 이 모든 것의 창시자인 로버트 블록은 「스카프(The Scarf)」, 「유괴범(The Kidnapper)」, 「살인자의 밤(The Night of the Ripper)」 같은 서스펜스 명작을 비롯해서 많은 소설로 유명한 재능 있는 작가이다. 블록의 소설은 의외의 이야기 전개로 정평이 나 있다.
토니 힐러먼(Tony Hillerman, 1925~) : 토니 힐러먼은 1970년에 아메리칸인디언 문화를 탐구한 미스터리 물 「은혜로운 길(The Blessing Way)」을 발표하면서 범죄 소설의 완전히 새로운 하부 장르를 창출해 냈다. 전에도 아메리칸인디언들이 범죄 소설에 등장하긴 했지만 힐러먼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나바호 족의 정체성에 넓이와 깊이를 부여했다. 힐러먼의 작품은 대표작으로는「귀 기울인 여인(Listening Woman)」과 「스킨워커(Skinwalker)」 두 작품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또한 20세기 서스펜스 장르의 발전사를 회고하는 「20세기 최고의 미국 미스터리 걸작선」을 편집하기도 했다.
예레미야 힐리(Jeremiah Healy, 1948~) : 예레미야 힐리는 고사 직전에 있던 80년대 미스터리 문학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사설탐정 소설 작가이다. 사설탐정인 존 프랜시스 쿠디가 등장하는 그의 소설은 사설탐정 분야를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 의미 있고 철학적인 작가라는 명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최근작으로는 「셰일라 퀸의 스토킹(The Stalking of Sheilah Quinn)」이 있으며, 쿠디가 등장한 최근의 미스터리 물로는 「단 한 명의 선한 변호사(The Only Good Lawyer)」가 있다.
에드워드 호치(Edward D. Hoch, 1930~) : 에드워드 호치는 지난 30년간 850편에 달하는 범죄 소설과 미스터리 물 그리고 서스펜스 물을 발표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에 실렸다. 그 작품들이 모두 단편이라는 점이 호치의 특징이다. 그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의 회장을 지냈으며, 2001년에 ‘그랜드 마스터 상’을 받았고 1968년에는 최고의 단편에 수여하는 ‘에드거 상’도 받았다. 매년 열리는 ‘부체콘 미스터리 대회’에 귀빈으로 참석하며, 이 경선에서 최고의 단편에 수여하는 ‘앤터니 상’을 받기도 했다. 2001년에는 이 대회의 종신 공로상을 받았으며, 2000년에는 미국 사설탐정 작가 협회의 종신 공로상인 ‘아이 상’을 받았다. 그가 쓴 모든 작품에는 관대함과 지성 그리고 재치가 넘친다.
루스 렌들(Ruth Rendell, 1930~) : 작가 루스 렌들은 묵직한 주제와 짜임새 있는 구조를 갖추었으면서도 매년 두 편의 소설을 선보일 만큼 부지런한 다작 작가이다. 사회가 개인을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그리는 데 눈부신 재능을 발휘한다. 루스 렌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심도 있게 파고든 본격적인 작품들을 뒤이어 발표하여 지금까지 40년 동안 흔들릴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다. 루스 렌들의 작품은 모두 50편에 달하는데 이중 20여 편이 웩스퍼드 경감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들이며, 1986년부터는 바바라 바인이라는 필명으로 새로운 내용의 소설들을 연달아 출간하였다. 이런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 정신은 각종 추리 관련 상을 휩쓰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녀를 명실상부한 추리소설계의 대모로 만들었다. 영국 상원의원 일대귀족이기도 한 그녀는, 최근까지 꾸준히 신작을 출간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티브 마티니(Steve Martini, 1946~) : 요즈음 가장 인기 있는 법률 소설의 작가 변호사가 스티브 마티니이다. 그가 쓴 베스트셀러 「결정적인 증거(Compelling Evidence)」(1992)와 「과도한 영향(Undue Influence)」(1994)은 미 전역의 온갖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기간 석권하였다. 마티니는 복잡한 줄거리를 견고하게 설계하는 데에 재능을 보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마티니의 최근작은 「배심원(The Jury)」이다.
마이클 말론(Michael Malone, 1942~) : 「딩글리 폭포(Dingley Falls)」, 「범죄 다루기(Handling Sin)」, 「야만의 계절(Uncivil Seasons)」, 「역사의 증인(Time?s Witness)」은 인기와 갈채를 한 몸에 받은 소설들이다. 마이클 말론은 비평가 마음을 끄는 동시에, 서점의 미스터리 서적 코너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위의 소설들처럼 대중적인 인기도 누릴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마샤 멀러(Marcia Muller, 1944~) : 마샤 멀러는 남자 사립 탐정의 인형판처럼 묘사되던 여자 사립 탐정을 강인한 체력과 품위와 지성 그리고 남자 사립 탐정에게는 없는 여성적인 섬세함을 지닌 존재로 재창조해 냈다. 「외로운 야만의 장소(A Wild and Lonely Place)」(1994)와 「깨어진 약속의 땅(The Broken Promise Land)」(1996) 등의 작품으로 멀러는 미스터리 장르의 대표 작가라는 명성을 안았다. 「침묵에 귀 기울이기(Listen to the Silence)」가 그녀의 최근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