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5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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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5쪽 | 897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90287663 |
ISBN10 | 8990287669 |
발행일 | 2005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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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5쪽 | 897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90287663 |
ISBN10 | 8990287669 |
저자 서문 1장 야수인간, 현대 인류의 초상 2장 인간과 동물의 천성적인 행동 타고난 습성 천성적인 인식 충동 타고난 학습 욕구 3장 계통발생과 양식화樣式化 진화의 원리 서로 다른 종들 사이의 유사성을 어떻게 해석할까? 양식화의 기원 4장 사회성이 가지는 생존의 이점 5장 동물행동학자가 바라보는 공격성 공격성이 가지는 이점 대결 공격 성향 인간의 공격성 6장 생물학적으로 규명하는 윤리적 규범 가치 판단에 대해서 공격성 제어 복종과 충성 7장 동물과 인간의 공격성 유대감을 형성하는 의식 유대감을 확보하려는 성향 8장 인간이 사회를 만든 이유 사랑받기 위한 간청, 그리고 인간 행동에서 드러나는 유아적인 간청 성적인 유대감 공격적성 확인을 통한 유대감 형성 공포, 유대감 획득의 수단 9장 유대감을 형성하는 여러 의식儀式들 인사 와이카족의 야자열매축제 10장 진화와 발전, 개인적인 유대감과 기본적인 신뢰 11장 개별화 집단에서 익명의 대중사회로 12장 전망 역자 후기 |
책의 중간쯤을 펼치면 삽화 2점이 있다. 좌측 그림에는 붉은털원숭이 어미가 새끼원숭이를 안고 있다. 새끼원숭이는 무엇엔가 놀란듯 어미의 젖을 빨고 있다. 우측그림은 어미품에 안긴 아이가 역시 엄마의 젖을 빨고 있다. 그냥 평범하게 나열된 두 그림을 바라보면 정말이지 생김새만 제외하고는 그 표정까지 동일함을 느끼게 된다. 두 어미는 안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기(새끼)를 손으로 감싸안고 있다. 아이(새끼)도 조금 겁먹은 표정이지만 이내 어미품에서 안락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유사함앞에 우리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유인원으로부터 벗어난 인류가 거대한 집단을 만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책은 작으나마 여기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사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진화, 진화심리, 생물학적인 설명을 곁들인 책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리고 그런책중에서 종종 탁월함이 묻어 있는 책도 있다. 이 책 역시 그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인간의 공격성과 사랑에 주목한다. 먼저 공격성에 대해 살펴보자.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이나 다른 사물에 대해 공격적 성향을 타고 났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우리 인류의 조상들은 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공격성이 필수적인 생존의 조건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유인원과 우리는 아직도 서로 공유하는 유전자 기질이 비슷하게 남아 있다.
가령 유인원은 상대를 위협할 때 어깨의 털이 곧추 서면서 어깨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데 털이 모두 없어진 오늘날의 인간(남성) 역시 옷이나 장식물로 어깨를 강조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의식적이라기보다는 천성적인 기질인 것이다. 또 화가 났을 때 발을 구르는 행동과 흥분했을 때 송곳니를 드러내는 행동은 인간과 유인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공격성은 후천적인 학습의 결과가 아닌 태아때부터 생성된 오랜 유전자의 반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고대의 유물에서 발견되는 남근상 조각들은 다산을 기원한다는 것이 정통적인 견해였지만 저자는 이를 다르게 해석한다. 유인원은 공격성을 과시할 때 자신의 남근을 과장해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남근은 사실 다산의 상징이 아닌, 자신이나 종족의 힘을 과시하고 공격성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격성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일까? 저자는 초식동물인 황소도 서로 같이 싸운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닭도 자기 서열을 두고 다른 닭들과 피터지는 싸움을 벌인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청명하게 지귀귀는 새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모든 생명을 가진 종과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공격성을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에게 공격성이란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생물종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공격성이란 터전위에 사랑이라는 또 하나의 진화의 산물을 만들어내게 된다. 저자는 모든 사랑은 종족번식을 위한 부모의 자식사랑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사랑을 강화시켜줄 수단으로 친밀한 피부접촉을 우리는 선호한다.
이러한 사랑과 접촉의 기원과 관련해서 책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기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혼자 누워있으면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아이를 안아 올리면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방긋 웃는다. 왜 그럴까?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조상인 유인원의 새끼에게 어미란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새끼는 늘 어미의 등을 타고, 가슴에 안겨 늘 붙어다닌다. 어미와 떨어진다는 것은 야생의 세계에서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간 아기에게도 먼 옛날 유인원때의 유전자가 알알히 남아 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위험해지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혼자 눕혀진 상황을 아이는 참아내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려 엄마에게 강한 구조요청을 하는 것이다.
또 있다. 유인원 새끼는 어미의 젖을 먹을때면 어미의 털을 붙잡는다. 그런데 어린 아기도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주먹을 움켜진다고 한다. 아기가 인간 엄마에게서는 잡을 털이 없는데도 오랜 유전자의 기억은 아기로 하여금 두 주먹을 꼭 쥐어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습관을 낳게 한 것이다. 이렇게 접촉은 사랑의 처음이자 기본인 것이다. 인류애라는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사랑도 처음에는 이렇게 작은 접촉에서 확대된 개념일 것이다.
우리는 천천히 진화해오면서 사랑을 배웠고 사랑을 통해서 인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작고 비타협적인 무리집단에서 사랑과 신뢰는 커다란 집단을 만드는 원동력이었고 이 원동력들이 모여 협동을 통해 더 커다란 사회집단과 국가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인류의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공격성과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남기위해 공격성을 선택했고, 또 더 풍요롭게 살고자 사랑을 선택했다. 공격성과 사랑은 일면 동행할 수 없는 두 수직선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모두 필요했다. 그리고 그 둘은 우리를 여기까지 오도록 만든 쌍두마차였다. 이 쌍두마차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진화는 선천적인 유전자의 힘에 좌우되었지만 또 늘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그것들이 더 나은 기능을 가진 개체를 만들어 낸 것은 학습화된 후천적인 노력들이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여정을 마치면서 저자는 선택의 기로에 선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고 있다.
인간의 편협하고 공격적인 성향은 분명 우리 인간이 천성적으로 타고난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로막는 장벽을 더 이상 세우지 않고, 또 같은 동료인 인간이 비록 우리와 다른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들을 “악마”로 만드는 일을 중지하고 대신 인류를 하나로 묶어주는(사랑) 일에 나선다면 우리 손자들은 행복한 미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을 파괴할 잠재적인 힘이 있다. 그러나 선을 행할 수 있는 잠재적인 힘도 그만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