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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리뷰 총점9.5 리뷰 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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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1998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57g | 148*210*30mm
ISBN13 9788974251703
ISBN10 897425170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20세기 소설의 문을 연 작품이다. 리얼리즘에 바탕한 19세기 소설과는 판이한, 이른바 '의식의 흐름'을 좇아 인간의 내면을 탐색한 기념비적인 작품.「20세기 소설의 혁명」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점」이라는 수식이 붙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명저.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창석
1923년 서울 출생. 일본 아테네 프랑세 졸업. 1946년 동인시지 <形象>에 참여.

시집으로는 『하루』『나의 평균율』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피에르 루이스 『빌리티스의 노래』, 폴 클로텔『삼종』, 로맹 롤랑 『장 크리스토프』전10편, 『매혹된 영혼』전4편, 발자크 『골짜기의 백합』등 다수가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안 지 오래 된 곳들은 단지 공간의 세계에 속하는 것만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편의상 공간의 세계에 배치할 따름이다. 그런 곳들은 그 당시의 우리의 삶을 구성하던 잇달린 인상 한가운데 있는 얇은 한 조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형상에 대한 회상이란, 어떤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에 지나지 않는다. 가옥들도, 길도, 큰 거리도, 덧없는 것. 아아! 세월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때의 탐구적인, 근심스러운, 요구 많은 태도, 내일의 상봉에 거는 희망을 채워 줄는지 또는 물리칠는지 그 고비가 되는 말에 대한 기대, 또 그말이 나올때까지 동시에 행하여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번갈아 일어나는 기쁨과 실망의 상상, 이러한 모든 것은 우리의 주의력을 사랑하는 이 앞에서 너무나 동요시키기 때문에 우리의 주의력은 그 사람의 뚜렷한 모습을 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눈에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있는, 그 배후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것마저 알려고 드는, 그런 감각기능의 동시적인 활동은, 지금 눈앞에서 약동하는 사람의 천태만상, 온갖 모습, 갖가지 행동거지에 대해서는 너무도 너그러워서, 우리는 흔히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될 때, 비로소 그 사람을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서 바라 볼 것이다. 이와 반대로 사랑받는 모델은 움직인다. 우리는 언제나 흐리멍덩한 사진밖에 찍을 수 없는 것이다.
--- p.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기말의 불안과 함께 개인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자신의 인생과 자기 자신을 돌아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러한 시기에 어두운 기억의 터널을 더듬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아가는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집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문인 · 학자들이 20세기 문학의 최고 정점으로 극찬하는 세계문학의 큰 산을 평가받는 책이었으나, 출판사의 열악한 상황으로 수년간 찾아볼 수 없다가 11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새롭게 가다듬어 한국 출판계에 얼굴을 드러내게 되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페이소스

프루스트는 사랑을 통해 인간의 표면 밑에 숨은 본질인 오묘하고도 비통한 실존을 찾아내 진실에 이르고자 한 작가이다. 사랑의 탄생에서 환희와 고통, 환멸에서 망각으로 이어지는 긴 통로를 관망하며 그가 발견한 연애의 본질론은 사랑의 대상은 사랑을 하는 이의 상상 속이 아니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진실의 존중이야말로 예술의 미덕이라고 여기고, 금단의 주제인 성도착에 대하여 감히 정당한 위치를 부여한 최초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도 사실상 존재하고 있는 성도착자의 생활과 심리를 『소돔과 고모라』를 통해 극명하게 그려내느데 성공하였다.

고뇌를 함께하는 우정어린 영혼과의 만남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고뇌를 함께 해줄 우정어린 영혼을 이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위대한 예술가라는 이들의 마음과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프루스트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에 못잖은 소설이며, 몽테뉴의 『수상록』이나 루소의 『참회록』 같은 인간 조건의 대전, 형이상학이자 미학임을 알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2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w*******i | 2014.02.02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사랑은 하고 싶지만 사랑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주변에서 사랑을 빙자한 사기를 당한 이들을 본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라고 했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가진 '허영심'이 사랑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으니,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스완의 사랑에 대한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후배가 생각났다. 바로 이 소설이 그 허영으만 가득;
리뷰제목

사랑은 하고 싶지만 사랑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주변에서 사랑을 빙자한 사기를 당한 이들을 본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라고 했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가진 '허영심'이 사랑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으니,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스완의 사랑에 대한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후배가 생각났다. 바로 이 소설이 그 허영으만 가득한 이가 하는 사랑이였기 때문이다.

2권은 스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해서 1권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읽힐 것이라 나름 기대를 했었다.그런데 사랑보다 더 강렬하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허영'이었다. 당시 사교계라는 훌륭한(?) 무대가 배경이 되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터.그렇다해도 저 옛날 카메라를 몰래 켜고 관찰한 것도 아닐텐데,마치 현미경으로 사람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허영과 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인물들의 묘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발견할수 있었다.스완이 사교계에 들어서서 오데트에 대한 첫인상이 깨어지게 되는 그 순간까지 반복해서 읽게 되는 것은 허영.허영.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사교계의 모습이었다. 왜? 라는 질문은 없다. 그저 스완의 일상이 허영으로 가득찬 면면이 평면적으로 그려질 뿐이다.왜? 라는 질문은 독자 스스로 하면 되는 거였다. 어째서 스완은 허영으로 가득찬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오래 전부터 그는 삶을 한이상에 지향하기를 단념하고 나날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에 그쳐서 꼬집어서 그렇다고 명확히 마음속으로 말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죽을 때까지 그런 삶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정신 속에 고상한 이상을 품지 않게 된 그는 그런 고상한 이상의 실재를 믿는 것을 그만둔 지 오래였는데 또한 그 실재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도 못하였다.따라서 그는 하찮은 사상 사물의 본질에 무관심으로 있을수 있는 사상 속으로 몸을 피하는 습관이 들어 있었다."/39

 

스완처럼 이런 사상이 뿌리에 박혀 허영으로 가득찬 삶을 사는 이에게 사랑이 과연 온전하게 다가올 수 있었을까? 끝임없이 의심하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와 현실은 혼돈하며 애써 그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삶,그리고 베르뒤랭 부부의 모임 속에 난무하는 허위의식들!

솔직히 스완의 사랑보다 인간들이 지닌 허위와 허영에 대한 묘사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너무도 적나라해서 외면하고 싶었지만 너무도 사실적이었다.그러면서 툭툭 시간에 대한 묘사들.예를들면 스완이 사랑이라 믿었던 아니 믿고 싶었던 여인에 대한 이미지가 한 순간의 꿈으로 그것이 얼마나 허송세월이었는가를 깨닫게 되는 장면.결국 스스로 깨닫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가끔 이런 고통의 시간 없이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런 상황이란 확률적으로도 희박한 것일게다.

스완의 사랑을 통해 허영심을 만났다.그리고 왜 허영이 우리에게 자리하는 가를 생각해 보았다.그리고 여전히 2권에서도 '프루스트 현상'이라 불리는 테마는 매력적이었다.

 

덧붙임...

1권을 읽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2권에서는 살짝 거슬리는 표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238쪽의 '긴치'가 그렇다. 길지 않은 에 대한 오타 인지,일본어를 혹 그대로 쓴 것인지 모르겠다. 시샘에 익숙하다 보니 '시새움'이란 표현의 빈번한 등장도 조금은 읽기에 매끄러운 느낌을 들지 못하게 했다.

댓글 2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남녀 관계는 밀고 당기는 게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12.06.17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권은 스완네집 쪽으로의 후반부에 해당합니다. 1권은 전체 7편을 통해서 저자가 그려나갈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한 바탕이 되는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1권을 읽으면서 스완씨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싶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왜 ‘스완네집 쪽으로’라는 부제를 달았나 싶었습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282511;
리뷰제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권은 스완네집 쪽으로의 후반부에 해당합니다. 1권은 전체 7편을 통해서 저자가 그려나갈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한 바탕이 되는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1권을 읽으면서 스완씨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싶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왜 ‘스완네집 쪽으로’라는 부제를 달았나 싶었습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2825113). 하지만 2권을 읽고서야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스완네집 쪽으로’라는 부제를 단 제 1편은 ‘1부 콩브레 I과 II, 2부 스완의 사랑, 3부 고장의 이름-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1권에 ‘1부 콩브레 I과 II’를 2권에는 ‘2부 스완의 사랑, 3부 고장의 이름-이름’을 담고 있습니다.

 

2부 스완의 사랑에서는 당시 파리의 사교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사교계 사람들은 그리고 보다 영향력이 있는 그룹에 끼어들기 위하여 벼라별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사교계 모임에 초대받지 못해서 요즘 말로 왕따라도 당하게 되면 치욕이라 생각하고, 심지어는 목숨을 버리는 일까지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교계 모임을 통하여 신분 상승을 노리는 남녀들도 적지 않았고 이들의 유혹에 넘어갔다가 버림받은 순진한 사람들은 비참하게 죽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모양입니다. <춘희>도 그런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스완의 사랑’에서는 신분상승을 노리는 여자(읽어가다 보면 남자관계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밝혀지고, 결국은 스완씨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만) 오데트가 남자를 홀리는 현란한 기술(?)을 엿볼 수 있고, 스완이 빠져 들어가는 과정을 바로 스완의 곁에서 들여다보듯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내가 화자가 되어 콩브레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기록에 남기려는 듯 꼼꼼하게 적어가고 있습니다만, 2부에서는 파리 사교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역시 눈으로 보듯 그리고 있습니다.

 

스완씨가 오데트에 집착하는 모습은 요즈음의 정신의학 수준으로 판단해보면 편집증의 초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데트가 어떤 사람인지 스완씨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스완씨만 모르고 있다가 누군가 은밀하게 이런 사실을 전했지만, 그것을 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데트가 전략상 스완씨를 외면하는 척하면서도 치밀하게 밀고 당기는대로 스완씨가 끌려다니다가 결국은 결혼에까지 이르게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는 일부 사교계에서는 스완씨를 한 수 접어 보게 된다는 설명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에 스완씨의 사연을 먼저 절절하게 적어나가고 있는 것은 스완씨의 딸 질베르트에게 마음이 쏠리게 된 까닭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변화는 주인공의 정신세계가 성장하는 과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부에서 저자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에 목말라 하는 모습을 여러번 그리고 있습니다. 어릴 적 콩브레에서 지낼 때 스완씨가 저녁 늦게까지 머물며 부모님과 어울리는 까닭에 혼자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주인공은 어머니의 밤키스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오디푸스 콤플렉스를 떠올리게 합니다만, 어느덧 나이가 들어 사랑의 대상이 어머니에서 질베르트라는 젊은 여성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1권에서는 미각과 후각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마들렌이라는 매개물을 이용하여 설명하였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2권에서는 청각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음악이라는 매개물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스완이 어떤 야회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연주된 음악을 들으면서 느꼈던 감동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연하고, 탄력있고, 치밀하고 통일적인 바이올린의 가는 줄 밑에서 월광에 홀려 반음계로 떨어진 물결의 연보라 소요처럼, 수많은 꼴이 꼬리를 문, 잔잔하면서도 가볍게 서로 부딪치는 피아노의 가락이, 물결의 찰랑거림이 되어 솟아올라오려고 하는 것을 보았을 때, 그건 이미 커다란 기쁨이 되었다.(37쪽)”

 

스완은 오데트를 처음 만나게 되는 베르뒤랭 부인의 파티에서 이 곡을 다시 듣게 되면서 이 곡이 콩브레에서 이미 설명한 뱅퇴유가 작곡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의 안단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41쪽). 이 음악이 오데트에 대한 기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을 읽으면서, 제 경우와 아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학신입생이었던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오랫동안 좋아했습니다. 언젠가 다방에서 만났을 때 마침 폴 모리아 악단이 연주하는 “Song for Anna”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친구는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Song for Anna”를 듣게 되면 반사적으로 그 친구가 머리에 떠오르게 됩니다. 음악이 기억을 되살려내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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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벤 | 2010.10.21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사랑이라, 그래, 사랑을 이렇게 그려내는 사람도 있겠지. 사랑만큼 개별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랑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을이 가기 전에 무지무지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바로 엽서를 쓰는 일이다. 책 속의 인물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느니 내용을 볼 때마다 '나도 써서 보내야겠다, 편지는 무거우니까 엽서가 좋겠다';
리뷰제목

사랑이라, 그래, 사랑을 이렇게 그려내는 사람도 있겠지. 사랑만큼 개별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랑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을이 가기 전에 무지무지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바로 엽서를 쓰는 일이다. 책 속의 인물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느니 내용을 볼 때마다 '나도 써서 보내야겠다, 편지는 무거우니까 엽서가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 엽서 10장과 우표 10장을 샀다.(엽서는 한 장에 220원, 우표는 250원이다. 얼마나 오래 잊고 있었던 값인지.) 누군가의 시간 속에 내 엽서를 넣어 드리리라.

 

다시 사랑으로 돌아온다. 사랑이, 사랑이 그립지 않다. 그러니 오데트를 향한 스완의 사랑이 참 재미없고 지루하고 난감했다. 뭘 그리 집착하는가 싶으니까, 한심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마치 내게는 그런 일이 한번도 없었던 것처럼.(내게도 그런 때가 있기는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부질없는 노릇이었던 것을)

 

남자와 여자 사이의 이끌림과 이끌림을 연결시키기까지의 그 수많은 노고들의 총합, 정말 그건 생산적인 일일까 낭비일 뿐일까. 어떻게 그것이 인생의 한 지점에서는 절대적인 과제가 되어 사람을 못 견디게 하는 것인가. 사랑이 뭔지, 무엇 때문에 스완이 그렇게나 매달리고 있는 것인지, 나는 왜 그때 그러했으며, 우리들 모두는 왜 또 여전히 그러는 것인지. 사랑은 정말 위대한 것일까. 내 목숨이 아깝지 않은 사랑이라는 것, 남녀 사이에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새삼 의문이 생긴다.

 

작가를 생각한다. 그는 사랑을 어떻게 겪었을까. 어떻게 잊지 않을 수 있었을까. 잊혀지는데, 잊지 않으려고 해도 잊혀지는데,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데, 작가는 어떻게 사랑을 이렇게 고스란히 살려 놓았을까. 보통의 연애 소설처럼 사건이나 줄거리로 풀어가는 것도 아니건만, 말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그 사소한 일상들을 어떻게 정지된 그림처럼 글로 썼을까. 사랑이 그만큼 깊었던 탓일까.

 

이 책 역시 지루했다. 어떻게 다 읽어내나 싶을 만큼 더디었다. 읽다가 멈춘 자리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앞에 읽은 대목이 기억나지 않았다. 몇 번 되돌아가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잡혀 있는 대로 읽었다. 어차피 외우지 못할 것이라면, 어느 부분을 읽든 내게는 마찬가지였다. 기억의 정지, 정지된 화면, 사념의 묘사. 계속되는 쉼표를 따라 이어지고 이어지는 문장의 긴 호흡.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일이, 아무렴, 쉬울 수야 없겠지.

 

음악과 미술도 나를 주눅들게 했다. 내게는 낯설기만 한 고전 음악과 연주회,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그림과 미술의 세계. 이 책 속의 인물들은 음악과 미술이 가꾸어 놓은 공간 그 안에서 살고 있었다. 음악과 미술을 뺀다면 허허벌판이 되고 말 듯한 삶.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일상화되어 있는 그들의 음악감상과 미술감상 문화에 나는 위축되었으니까. 모든 기억들이 음악과 미술과 함께 있는데, 그 음악과 미술에 대한 기억을 바로바로 떠올릴 수 없는 나로서는 당연히 읽는 일이 더딜 수밖에.

 

스완은 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거야 내 취향과 다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작가는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정말 세상을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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