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재난〉시리즈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말은 ‘안전’이다. 작년 한 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경주 리조트·판교 환풍구 붕괴, 장성 요양 병원·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같은 사고가 새해 벽두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세계 곳곳에서도 지진, 쓰나미, 태풍, 허리케인, 폭우, 폭설 같은 자연 재해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재해는 인간 편의로 구축한 문명의 이기와 결합하여 ‘인재’라는 더욱 참혹한 결과를 빚어내 우리 모두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내가 만난 재난〉은 역사 속에 기록된 엄청난 재난을 동화로 구성한 시리즈로, 재난이 일어났을 당시에 살았을 법한 가상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재난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보여 준다. 재난을 극복해 낸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난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감각과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자세를 배우도록 기획된 시리즈이다. 책 말미에는 재난의 역사적·사회적 배경을 실어, 독자들이 각 권에서 다룬 재난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작은 재난의 위협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요즘 어린이들이 일독한 만하다. 원작〈I Survived〉시리즈는 2010년 미국에서 첫 책이 출간된 이래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아 왔다.〈뉴욕타임스〉와〈유에스에이 투데이〉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지금까지 1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인류가 기억해야 할 대재난을 다룬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인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수많은 재난을 겪어 왔다. 세계의 역사 속에는 지진,쓰나미,화산 폭발,태풍,홍수 같은 천재지변은 물론, 전쟁,비행기와 선박 사고,화재,테러 같은 인적 재난도 수없이 기록되어 있다.
〈내가 만난 재난〉시리즈는 불과 4년 전에 일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라는 대재앙으로 이어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미국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장면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9.11 테러,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풍 중 하나로 기록된 허리케인 카트리나, 건조 당시 혁신적인 기술을 자랑했던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타이타닉 호의 침몰, 고대 도시 폼페이를 한순간에 멸망시킨 베수비오 산 화산 폭발과 같은 대형 재난을 우선 다룬다.
재난의 실체를 경험하고 대처 능력을 배운다
언론을 통해 자주 각종 재난 뉴스를 접하지만, 우리는 일생 동안 재난을 한 번도 겪지 않고 지나가기 쉽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 듣는 재난 이야기를 ‘나와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하지만 재난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우리는 누구도 영원히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주인공이 겪는 재난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재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위기감에 사로잡힌다. 시리즈 각 권마다 실화와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재난의 실체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위기를 헤쳐 나가는 침착한 대응 자세를 배워 볼 수 있다.
책 말미에 실린 ‘한눈에 보는 재난 이야기’는 각 권에서 다룬 재난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왜 이런 재난이 일어났으며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재난이 일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리나라는 과연 이런 재난으로부터 안전한지, 어떻게 재난을 대비할 수 있는지 짚어본다.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이 만나 문학적 완성도를 높인다
재난의 위기감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야기 구도는 오랫동안 문학잡지 편집장을 지낸 저자의 역량에서 비롯하였다. 미국의 대형 출판사 스콜라스틱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대상의 문학잡지를 만드는 작가 로렌 타시스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어 흥미진진한 역사 동화를 탄생시켰다.
작가는 재난의 가장 긴박한 순간을 본문 첫 장면에 두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였으며, 독자가 재난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표현으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재난을 견디고 살아남아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문학적 장치가 뛰어나다.
1권〈검은 파도가 몰려온다〉
재난의 쓰나미, 동일본대지진
〈내가 만난 재난〉시리즈의 첫 책 《검은 파도가 몰려온다》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 해안을 강타한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를 소재로 삼았다. 약 2만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으며, 수십만 채의 집이 파도에 휩쓸려 간 이 재난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천재지변으로 기록된다. 지진과 쓰나미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이어져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퍼졌으며, 지구촌 원자력 발전의 존폐 논쟁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재난 속에서 침착하게 걸어 나오게 한 아버지의 유산
이 책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인 일본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찾은 미국 소년 벤의 이야기이다. 삼촌네 집에 머물던 벤은 어느 날 오후, 집이 통째로 흔들리는 지진을 경험한다. 곧바로 밀어닥친 쓰나미가 온 가족을 휩쓸어 간 뒤 물속 자동차에 혼자 갇힌 벤은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가 들려준 수중 탈출 훈련 이야기를 떠올리며 가까스로 차에서 빠져나온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뒤 폐허 속에 홀로 남았을 때에도 추락하는 전투기에서 탈출한 뒤 적지의 동굴에 숨어 지낸 아버지를 떠올린다. 벤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끔찍한 재난 앞에서 아버지가 남긴 이야기를 실마리로 의연하게 살아남는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벤의 동생은 벚나무 꼭대기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나무에 올라가 소원을 빈다. 아버지를 돌려달라고. 그만큼 벤의 가족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특히 벤은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은 물론 가족과도 벽을 쌓아 갔다. 하지만 벤은 지진과 쓰나미를 겪으면서 영영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존재를 마음속 깊이 다시 느끼고, 자신을 걱정해 주는 가족의 마음도 깨닫는다.
우리나라는 지진과 쓰나미에 안전할까?
‘한눈에 보는 재난 이야기’에는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전 과정을 지진,쓰나미,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나누어 알아본다. 지진과 쓰나미는 왜 일어나는지, 왜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이어지는지, 더불어 지진과 쓰나미가 잦은 일본을 이웃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이런 자연재해와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부터 과연 안전한지, 만약 이런 재난이 일어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펼처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