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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그림자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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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48g | 140*210*30mm
ISBN13 9788952780973
ISBN10 8952780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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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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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최고은
대학에서 일본사와 정치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일본 대중문화론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좋은 책들을 소개하려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증명 시리즈> 《킹을 찾아라》 《64》 《부러진 용골》 《소녀지옥》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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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갔다. 침실 문을 살며시 열고 방 안의 기척을 살폈다. 다섯 평쯤 되는 넓이였다. 왼쪽 벽에 목표물인 장롱이 있었고, 그 옆에는 불이 꺼진 석유난로가 놓여 있었다. 이불 두 채의 베갯머리에 놓인 스탠드 불빛이 제법 밝았다. 두 채 중 안쪽 이부자리에 드르렁 코를 고는 남자가 누워 있었고, 바깥쪽 이부자리에는 등을 돌린 채 누워 있는 여자가 보였다. 드러난 목덜미가 숨을 삼킬 정도로 희었다.
들어가지 마. 오감을 뛰어넘은 지령이 뇌를 자극했다. 하얀 목덜미가 그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여자는 깨어 있다. --- p.13~14

쌍둥이란 서로가 서로의 그림자를 밟으려 하며 살아가는 존재였다. 마카베가 나라면 이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곧 게이지 역시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했다. 가슴이 시커멓게 타 들어갔다. 생김새는 물론 자신과 마음까지 똑같은, 복사판이나 다름없는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저주했다. 차라리 사라져버려. 그렇게 빌었다.
소원은 이루어졌다. --- p.134

아침 뉴스는 주인 할멈의 사망 소식도 전했다.
이치노 야스코. 일흔여덟. 이름도, 나이도 처음 알았다. 불이 난 직후 밖으로 도망쳤지만, 소방관의 제지를 뿌리치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숨졌다. 불구덩이로 뛰어들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소중한 물건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한 지금 와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 p.303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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