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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어?

맛없어?

: 유쾌한 탐식가의 종횡무진 음식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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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424g | 148*215*15mm
ISBN13 9788967260125
ISBN10 8967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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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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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고이즈미 다케오(小泉武夫)
후쿠시마 현의 양조장 집에서 태어나 숙명적으로 맛에 대한 감각을 타고났다. 학술조사를 겸해 지구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세계 속의 진미, 기이한 식문화에 도전하는 ‘음식 탐험가’. 도쿄 농업대학에서 오래도록 강의했으며, 현재 발효학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농학박사. 전공인 양조학, 발효학, 식문화론을 총동원하여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분석하는 등 ‘먹는 이야기’로 100여권의 책을 낸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저서로 『모험하는 혀』 『지구를 안주로 술 마시는 사내』 『먹을 것이 있으면 즐거움도 있다』 『발효는 연금술이다』 『발효미인』 『고래는 나라를 살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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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먹어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몇 마리를 입 안에 던져 넣고 씹기 시작했다. 유충이 이빨 사이에 껴서 톡! 하는 파열음을 남기며 터지더니 뒤이어 입 안으로 끈적끈적한 벌레의 내용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달달하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이번에는 노린재 성충의 냄새만큼이나 요상한 냄새가 맹렬하게 코를 찔렀다. 그리고 그 냄새는 얼마나 버티나 보자며 입 안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입 안의 탐미적인 감미로움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환멸 상태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희미하게 장미꽃을 떠오르게 하는 달콤하고 탐미적인 냄새’는 무슨 개뿔! (p33「곤충의 맛」)

비닐봉투에 든 맥주를 사가는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봉투 안의 액체가 갈색인 데다 거품까지 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의 소변을 봉투에 담아 들고 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소변이 든 봉투를 들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한층 더 맛없게 여겨졌다. (p47「비닐봉투 속의 맥주」)

그 홍어회를 비밀의 양념고추장에 찍어 상추에 싸서 먹었다. 입에 넣고 씹는 순간 격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쿡!! 하고 찌르더니 뒤이어 머리에도 쿵!!하고 충격이 왔다. 암모니아의 강렬한 자극이 전해진다고는 듣긴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홍어를 먹기 위해 목포까지 일부러 찾아왔으니 여기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도전! 계속해서 씹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눈물 콧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나는 항상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던 만능 페이퍼(pH) 리트머스시험지 한 조각을 꺼내 그것을 콧구멍 앞에 놓고 콧김을 흥! 하고 내뿜어보았다. 그 결과를 보고 놀라 자빠질 뻔했다! 나도 펄쩍 뛰고 개구리도 펄쩍 뛸 정도였다. (p50「목포 홍어회」)

빨갛게 물든 다섯 마리 게가 커다란 쟁반 위에 담겨 눈앞에 내밀어졌을 때는 흥분이 절정에 이르렀다. 이야말로 식욕의 발기로구나 생각하며 첫 번째 게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크기에 비해 가벼웠다. 순간, 불안한 기분이 엄습했다. 내가 ‘껍데기 게’라고 부르는, 살이 거의 들어 있지 않고 껍데기뿐인 게를 만나는 불행한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운이다. 일단 먹어보기로 했다. 게의 등딱지를 쩍 하고 갈라 안을 들여다보니 아아, 역시. 순간적으로 식욕의 발기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안은 우윳빛의 얇은 셀룰로이드 판이 얽혀 있는 것 같은 구조였는데 그 판과 판 사이에 그저 변명하듯이 아주 작은 살점이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일명 ‘달밤의 게’라고도 불리는, 속이 텅 빈 게였던 것이다. (p110 「게의 배신」)

도쿄에 있는 한 유명한 소바집에 들어가 모리소바를 시켰는데, 대부분의 유명한 가게는 한결같이 양이 극단적으로 적다. 어떤 가게에서는 소바 가닥을 눈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여서 어딘가 불안함이 느껴지는 것을 내놓는다. 국수 가닥이 무엇인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거였다. 온갖 상품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바코드! (p204 「소바 유감」)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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