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4월 21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04쪽 | 266g | 153*200*9mm |
ISBN13 | 9788954635875 |
ISBN10 | 8954635873 |
발행일 | 2015년 04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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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04쪽 | 266g | 153*200*9mm |
ISBN13 | 9788954635875 |
ISBN10 | 8954635873 |
제1부 눈 위에 찍힌 발자국 털실 12 봄 13 나비 14 1학년 15 신발 한 짝 16 욕 18 아코디언 내 동생 19 매미 울음과 소나기 20 산안개 22 해바라기 23 계란 가게 할머니 24 붕어빵 먹는 고양이 26 눈 내린 등굣길 28 메리 크리스마스 30 제2부 나비를 두고 이사 간다 청개구리 36 황소개구리 37 코끼리 38 낙타 39 자벌레와 부자 40 달팽이 42 소라 껍질은 44 반달가슴곰 45 나비 생각 46 동태 48 쳇바퀴 49 제3부 민들레 꽃씨 후우 불지 마세요 아기의 셈 52 민들레 꽃씨 54 감자꽃 56 계란 가게 58 참외 59 파도와 모래 60 홍시 61 방학 숙제 62 반성문 63 할머니 64 눈물 66 가을 나무 68 제4부 엄마 몰래 열어 둔 창문 빈집 72 토요일 73 줄다리기 74 모기 75 일요일 76 수수비 77 나는 누구 이름 부르며 살까 78 집 나온 앵무새 80 말 안 듣는 어른들 83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84 급소 86 전학 88 귀뚜라미 89 눈꽃 90 해설 유강희 92 |
곽해룡 시인의 동시집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는 묘한 울림이 있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시인은 일부러 아름답게 꾸미지 않는다. 아울러 아름답고 선한 것들에만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아니 도리어 삶의 아픔과 고단함, 눈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아픔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된다.
예를 들면, 이런 짧은 줄시가 있다.
낙타는 사람을 등에 업고 다니지만 제 자식은 한 번도 업어 주지 않았다.
< 낙타 > 전문
짧은 한 줄의 시이지만, 그 울림이 오랫동안 남는다. 어쩌면,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이 세상을 이렇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분명, 예쁜 동시는 아니다. 도리어 아픔이 있다. 하지만, 그 애틋한 마음 안에 아름다움이 녹아 있다.
이 시집을 해설한 유강희 시인은 이를 ‘모성적 시선’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 시인의 시들에는 모성적 시선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를 단지 ‘모성’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부성’은 이에 못 미칠까? 그러니, ‘부모의 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자녀들을 세상에 내 놓기 위해 자신을 온통 뭉개버리는 희생을 여전히 오늘도 삶 속에서 감내하고 있을 그런 부모의 마음 말이다. <홍시>라는 시를 보자.
책장 위 단단했던 감이 / 물렁물렁해졌다 //
잘 여문 씨들에게 / 온 힘을 다해 / 젖을 짜 먹이고 있다 //
달이 꽉 찬 씨들을 / 세상에 내보내려고 / 스스로 뭉개지고 있다
< 홍시 > 전문
오늘도 달이 꽉 찬 씨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스스로 뭉개지고 있을 부모들의 삶, 그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자신은 여전히 세상 속에서 뭉개지면서도 자식들만은 더욱 단단한 삶으로 빚어내려는 부모의 마음, 부모의 헌신, 부모의 사랑이 있기에 오늘 세상은 이만큼 잘만 해진 것이 아닐까?
<참외>라는 시 역시 그러하다. 이 시에서는 여전히 본인들은 세상의 쓴맛을 감내하면서도, 자녀들에게만은 좋은 것으로 채우려는 부모의 인생을 읽게 된다.
참외 꼭지는 쓰다 // 쓰디쓴 꼭지를 빨면서 / 참외는 제 몸을 //
단물로 가득 채웠다
< 참외 > 전문
자신들은 안 먹고, 안 입으면서도 자녀들에게만큼은 좋은 것 먹이고, 좋은 것으로 입히는 부모의 마음이 물씬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 시집 가운데 가장 내 마음을 울린 시를 소개한다.
민들레 꽃씨 / 후우 불지 마세요 //
엄마가 / 마지막 젖을 물리고 있으니 //
민들레 꽃씨 / 후우 불지 마세요 //
동무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으니 //
민들레 꽃씨 / 후우 불지 마세요 //
제각각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 기차를 기다리고 있으니
< 민들레 꽃씨 > 전문
왠지 앞으로는 민들레 꽃씨를 쉽게 불 수 없을 것 같다. 다가오는 이별을 아쉬워하며 마지막 젖을 물리고 있을 꽃대의 모성이 생각날 것이기에. 그리고 이젠 각기 사방으로 흩어지게 될 것을 아쉬워하며 동무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을 꽃씨들이 생각날 것이기에.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민들레 꽃씨를 후우 불게 되겠지. 어쩌면 그것이 꽃씨들을 위해주는 일이기에. 그들은 시인의 노래처럼 각각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기에. 비록 헤어짐은 아픔이지만, 그 아픔을 지나 꽃씨들은 새로운 삶을 향해 기차를 탈 것이기에, 그리고 내 작은 입김이 그들에게 기차가 될 것이기에, 민들레 꽃씨를 후우 부는 행위도 이젠 예사롭지 않겠다.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곽해룡 시 │ 강태연 그림
곽해룡 시인의 상처를 안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어린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마음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51편의 작품이 담겨있어요 :)
파도와 모래
밀려오는 파도 끝에
때가 낀 거품이 인다
저것은 파도가
모래의 등을 밀어 주는 거다
아니다, 저것은
모래가 파도의 발을 씻어 주는 거다
아니다, 저것은
파도와 모래가 서로의 몸에서
티끝을 떼어주는 거다
밀려오는 파도의 모습을 보고
모래의 등을 밀어준다..
어쩜 저런 생각을 하셨을까? 생각하며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 꼭 모래의 등을 밀어주는것만 같네요
또 파도가 모래를 어루만져주며 위로하는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
급소
급소는 급한 곳
오줌 마려울 땐 화장실이 급소
배고플 땐 분식집이 급소
용돈이 필요할 땐 아빠가 급소
울고 싶을 땐
엄마가 급소
엄마한테 호되게 혼나 울면서도 '엄마~' 찾으며 우는 아이들
울고싶을때, 힘이 들 때, 엄마품만큼 따뜻하고 위로가 되어주는것은 없는것 같아요
그 품에 안겨있는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지요
짧지만 강한 메시지와 긴 여운을 주는..
괜시리 뭉클해지기도 하는 시 한편 이네요
이상하게 '엄마'라는 단어는 참 뭉클하고 애틋한 것 같아요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아빠 없이 자란 나를 눈치 챈 아이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내가 축구공 같았다
.
.
축구공처럼 둥근 달에 사는 건
방아를 찧는 토끼가 아니라
히말라야산맥을 거닐던
갈색 곰 한 마리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보니 왜그렇게 가슴이 아파오는지...
아이가 축구공처럼 늘 이러저리 치이는 기분이 항상 느낀다는게 마음이 아프네요
하늘을 바라보는 갈색곰 아이의 모습은 왜이리 쓸쓸해 보일까요
그 쓸쓸함과 그리움을 엄마의 자리로만 채워나가긴 부족한가봅니다
아이의 진한 그리움이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져오네요
+++
짧은 시 한편, 한편속에서 느껴지는 깊은 감동이
마치 따뜻한 손길로 나를 위로해주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시, 그리고 따뜻한 그림 _
긴 여운을 주는 동시집이네요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이 책은
곽해룡 시인의 동시집 입니다.
곽해룡 동시의 특징은 다정하고 따뜻합니다.
시 한편 한편이 친근한 느낌이 드는것은
시가 표현하고자 하는바가 어렵지 않게 느껴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1부 눈 위에 찍힌 발자국
제 2부 나비를 두고 이사 간다
제 3부 민들레 꽃씨 후우 불지 마세요
제 4부 엄마 몰래 열어 둔 창문
이렇게 총 4부로 나뉘어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작가의 말에 보니 시란 자신의 가장 아픈 상처를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합니다.
곽해룡 시인이 동시를 쓰는 이유는
어릴 적 엄마에게조차 보이지 못했던 상처를
독자에게 내보이며 엄살을 피우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구요...
작가의 말을 읽고 다시끔 동시를 읽으니
참으로 이상합니다.
처음에 읽었던 그 느낌과은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지요.
나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은 그 거리감을 말이죠.
또한 우리 아이가 느끼고 있을 감정,
그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엄마인 나.
음... 풀어쓰지 않아도, 비유법, 은어법 등 동시의 특징적인
어감에도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생각했고, 그것이 참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마음이 아픈 동시도 있었어요.
이 책의 제목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가 그랬는데요,
이 동시집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빠 없이 자란 나를 눈치 챈 아이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내가 축구공 같았다
축구공이 없으면 배구공이라도
배구공이 없으면 돌멩이나 빈 깡통이라도
차는 것이 아이들이기에
차이지 않기 위해 나를 차는
배구공 돌멩이 깡통들 대신
나는 나를 낳아 준 엄마를 원망했다.
엄마 살결은 백두산처럼 하얗지만
아빠는 아콩카과 산처럼 까매서
나는 배구공처럼 하얗지도
농구공처럼 까맣지도 못하고
얼룰덜룰 축구공처럼 태어났다
사람들은 내가 아빠를 닮았다고 했다
아빠도 나처럼 축구공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도 나처럼 돌멩이 깡통 같은 사람들에게 치이다가
어느 날 뻥 하고
달나라까지 날아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축구공처럼 둥근 달에 사는 건
방아를 찧는 토끼가 아니라
히말라야산맥을 거닐던
갈색 곰 한 마리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라는 큰 울타리 없이 성장한 아이의 그리움과 원망 등의
아픈 상처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삶의 곤고한 결핍들을 보듬어 주는 동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포괄적 따뜻한 표현이
마음의 여유로움을 선사했구요.
동시는 어린이만 읽으라는 법이 없지요.
우리 어른들도 동시 한 편으로 위안의 힘을 받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