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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배신

: 인간보다 비열하고 유전자보다 이기적인 생태계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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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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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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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43MB ?
ISBN13 9788960514768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자연은 풍요롭고 온화한 곳이라는
인간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책!

자연은 한 장의 멋진 사진이 아니라 쉼 없이 변화하고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역동적인 삶과 죽음의 드라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전쟁에 의해 굴러간다. 에너지는 숙주에서 기생생물로, 피식자에서 포식자로, 썩은 사체에서 청소동물로 살아남아 DNA를 전달하기 위해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생명체들 사이를 흐른다.
박쥐 전문가이자 세계 유일의 일일 과학 프로그램인 [데일리 플래닛]의 진행자 댄 리스킨은 이처럼 ‘오로지 꿀만 있고 침을 쏘는 벌은 없는’ 기형적인 환상으로 포장된 자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탐욕, 색욕, 나태,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이라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자연에 대입하여 평온해 보이는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생존과 번식을 위한 막장 드라마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우리를 둘러싼 ‘온화한’ 대자연의 이면을 재미있는 사례로 보여줌과 동시에 , 자연을 내세운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던지는 반론이기도 하다. 자연의 일원으로서 DNA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인간의 의미를 고찰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이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는 글. 조지아는 내 마음속에 남아 있네
1. 탐욕. 얼룩말을 죽이는 것은 사자가 아니라 얼룩말이다
2. 색욕. 고깃덩이 로봇, 서로를 탐하다
3. 나태. 기생충 낙원의 평범한 하루
4. 탐식. 먹고 먹히는 살벌한 먹이사슬
5. 질투. 도둑과 비열한 수컷
6. 분노. 자연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
7. 오만. 일어나라, 고깃덩이 로봇이여!
감사의 말
참고문헌
미주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만약 인간이 근본적으로 고결하다면, 해양 재난 시 남자는 항상 여자를 도와야 한다. 그러나 18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일어난 18건의 해양 재난에 대한 연구에서, 여성의 생존 가능성은 남성에 비해 약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남성이 여성의 목숨을 구해 줄 때도 있지만 자신을 구하는 경향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선원의 생존율은 승객에 비해 더 높다. 선원들은 구명 뗏목이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타닉호 는 위 연구에 등장하는 18건의 해양 재난 중에서 ‘여자와 아이들 먼저’라는 규칙을 실제로 따른 단 두 건의 사고 중 하나다. 이 사고에서 여성의 생존율은 70퍼센트였던 반면, 남성의 생존율은 20퍼센트에 불과했다. 타이타닉호를 특별하게 만든 해답은 불세출의 영웅 에드워드 스미스다. 빙산과 충돌한 직후, 스미스 선장은 선원들에게 여자와 아이들을 먼저 구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선원들은 배를 탈출하는 내내 이 명령을 철저히 수행해서, 혼자 살려는 이기적인 남자들의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했다. 심지어 선원들이 구명정에 먼저 탑승하려던 남자에게 발포를 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선원들이 ‘여자와 아이들 먼저’라는 규칙을 강요했기 때문에 이기적인 남자 승객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 - 본문 43쪽

궁극적으로, 훌륭한 DNA를 찾으려는 이 욕구는 짝짓기 게임 전체의 기반이 된다. 인간에게는 낭만적인 사랑이 필수적인 요소지만, 낭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낭만이 성생활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인간의 아기를 양육하려면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부모가 한 팀이 되어 함께 아이를 돌보는 것은 양육 과정의 성공을 보장하는 훌륭한 전략이다. 인간 고깃덩이 로봇인 우리의 DNA에는 섹스를 했던 상대와 함께 짝을 이뤄 그 일을 하도록 우리를 독려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욕구가 각인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낭만적인 사랑을 하는 유일한 이유는 인간의 유년기가 유독 길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이 이기적인 것처럼, 인간도 근본적으로 여전히 이기적이다. 그러나 인간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적인 이기심을 포기하지 않고도 좋은 짝이 될 수 있다. - 본문 85쪽

엄밀히 말해서 셸비와 내가 생명을 창조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난자와 정자는 융합하기 전부터 이미 살아 있었다. 샘은 부모, 조부모, 그 윗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생명의 사슬에서 다음 연결고리가 된다. 샘의 몸은 나와 비슷하고, 내 몸은 내 아버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이 비슷함은 작은 차이가 되고 그 작은 차이들이 점점 더 쌓여 가기 시작한다. 샘은 나를 거쳐, 빙하기의 수렵채집인, 4족 보행을 하는 영장류, 나무를 타는 다람쥐만 한 크기의 영장류, 선사시대의 파충류, 악어만 한 크기의 양서류, 고대 바다에 살았던 총기 어류, 그 전에 살았던 지렁이처럼 생긴 원생 어류를 거쳐 과거의 시간 속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이 사슬의 시작점, 즉 성 자체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원시 대양에는 DNA가 들어 있는 단순한 주머니 하나만 떠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이 주머니는 바로 생애 첫날의 샘처럼 장엄한 하나의 세포다. 이렇게 수십억 년의 시간을 거쳐 오는 동안, 바뀐 것이라고는 DNA 분자가 만들 수 있는 고깃덩이 로봇들뿐이다. DNA 자체는 이 모든 시간 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남아 있었다. - 본문 88쪽

흡혈박쥐는 매일 피를 섭취하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허탕을 치고 보금자리로 돌아오면 다른 흡혈박쥐에게 피를 구걸한다. 배고픈 박쥐는 다른 박쥐가 피를 게워 줄 때까지 이 박쥐 저 박쥐의 입을 핥으며 돌아다닌다. 흡혈박쥐의 프렌치 키스에서 대단히 놀라운 점은(프렌치 키스를 통해 피를 교환한다는 사실은 제외다), 친척이 아닌 개체들에게까지 이 방법으로 피를 나눠 준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모든 동물은 스크루지 같은 이기심의 지배를 받는다는 규칙이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먹이 나눔 방식은 그들이 영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흡혈박쥐는 자신을 도왔던 박쥐와 그렇지 않았던 박쥐를 기억한다. 만약 어떤 박쥐가 끈질기게 애원했는데도 먹이를 나눠 주지 않았다면, 무리의 다른 박쥐들은 그 박쥐에게 더 이상 피를 게워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나눠 줌으로써 다음에 허탕을 쳤을 때 도움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본문 101쪽

적혈구 속으로 벌레가 들어가는 게 별로 끔찍하지 않은 당신을 위해, 대자연은 당신이 마음껏 고를 수 있도록 인간 기생충 종합 선물세트를 준비해 두었다. 모두 저마다의 역겨움을 뽐내는 것들이다. 내게 가장 역겨운 기생생물은 하체를 기괴한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게 하는 상피병을 일으키는 사상충이다. 사상충은 모기의 침을 통해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온 후에는 곧바로 림프관에 자리를 잡는다. 사상충은 일단 림프관을 발견하면, 면역계의 감지를 피해 최대 30년까지 그곳에서 숨어 지내면서 2.5~10센티미터 길이로 성장한다. 무려 30년 이다! - 본문 105쪽

인간에게 나타나는 이런 행동 변화가 톡소플라즈마에게 어떤 유용한 기능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인간을 달라지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세계 여러 지역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의 원인이 톡소플라즈마라는 주장이 있다. 일부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의 톡소플라즈마 감염률이 67퍼센트인 브라질은 감염률이 4.3퍼센트인 한국에 비해 ‘남자는 규칙을 경시하고 여자는 마음이 따뜻한’ 경향이 뚜렷하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주인을 어떻게 마음대로 조종하는지에 관한 농담을 좋아하지만, 고양이 기생충을 생각하면 그런 농담이 썩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 본문 121쪽

별개의 유기체인 임신부와 태아가 9개월 동안 하나의 몸을 공유한다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힘겨운 일이다. 이를테면, 임신부의 면역계와 태아의 면역계 사이의 긴장 상태가 동성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도 있다. 아들을 계속 임신한 엄마의 면역계에서는 남성의 항체에 대해 점점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이 발달한다. 이렇게 나중에 임신된 아들일수록 엄마의 면역계로부터 더 강한 공격을 받는다. 이 사실을 근거로 나중에 태어나는 아들일수록 동성애자가 되기 쉽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이것 때문에 동성애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동생이 형들보다 동성애자가 될 확률이 33퍼센트 높은 까닭은 엄마의 면역 반응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장남이 동성애자일 확률은 약 2퍼센트다. 차남은 2.7퍼센트이고, 여섯 번째 아들은 8.5퍼센트다. 이런 상관관계는 남성 동성애자에게만 적용되고, 여성 동성애자는 형제자매의 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 본문 123쪽

아카시아가 만드는 꽃꿀의 양은 초식동물에 대한 염려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달라진다. 1년에 걸쳐, 심지어 하루에 걸쳐서도, 식물은 가능한 한 적은 양의 꿀을 감질나게 주면서 방비를 보강하기 위해 개미가 필요한 곳에만 조금 더 꿀을 분비한다. 나무에 살 수 있는 개미의 개체 수는 그 나무의 변덕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비유를 하자면, 아카시아 나무는 공장을 지키는 경비원들에게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임금을 지불하는 악덕 백만장자인 셈이다. 어떤 경비원들은 침입자와 싸우다 죽고, 어떤 경비원들은 범죄율이 낮은 기간에 해고되어 굶어 죽는다. - 본문 139쪽

땃쥐는 아마 동물계에서 가장 대식가일 것이다. 물론 체중 1700킬로그램인 코끼리가 먹는 양이 체중 2그램인 땃쥐가 먹는 양보다는 당연히 훨씬 많다. 그러나 몸의 크기에 비해 먹는 양을 따져보면, 상황은 완전히 뒤집힌다. 하루에 대략 100킬로그램을 먹는 코끼리가 자기 체중의 약 6퍼센트에 해당하는 먹이를 먹는 데 비해, 땃쥐는 하루에 체중의 384퍼센트를 먹은 기록이 있으며, 이에 견줄 수 있는 동물은 어디에도 없다. 포유류를 살펴보면, 몸집이 작을수록 단위 질량당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한다. 땃쥐는 크기가 가장 작은 포유류이기 때문에 식탐이 가장 많은 것이다. 만약 코끼리 한 마리의 무게와 맞먹을 만큼의 땃쥐가 모이면, 이 50만 마리의 땃쥐 무리는 코끼리 한 마리에 비해 64배나 많은 먹이를 먹어 치울 것이다. - 본문 155쪽

주머니날개박쥐의 일부다처제 체계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두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모리 포비치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친부 확인 분석을 한 결과, 연구자들은 주머니날개박쥐의 추악한 비밀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하렘의 수컷이 위성 수컷에 비해 더 많은 새끼 박쥐를 자식으로 두었지만, 하렘 수컷의 새끼 중 친자식의 비율은 겨우 30퍼센트에 불과했다! 나머지 70퍼센트는 근처의 위성 수컷과 다른 하렘 수컷의 자식이 섞여 있었다. - 본문 188쪽

우리는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을 따분한 천재라 치부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논리다. 일부 수컷들의 대안적인 짝짓기 전략을 보고 10대 자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해 보자. “네가 미식축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너의 매력이나 지성이나 유머 감각을 알아봐 주는 여자를 만나게 될 거야.” 참으로 다정한 말이긴 하지만, 자연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당신은 10대 소년에게 미식축구 선수와 데이트하러 가는 여자를 납치해서 강간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을 나누고 있는 커플의 침대 속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여자 역할을 가로채서 미식축구 선수가 엉뚱한 곳에 사정을 하게 만들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수는 없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좋지만,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인간에게는 지켜야 할 도덕이 있지만, 자연은 도덕적인 곳이 아니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결코 인간의 행동을 정의하는 데 활용할 수 없다. - 본문 197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느 박쥐학자의
날조된 ‘자연’을 향한 유쾌한 도전장


부드러운 풀밭이나 폭포수가 떨어지는 물웅덩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모델들이 한 올도 흐트러짐 없는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뛰어다닌다. 이런 광고에는 꽃과 나비, 심지어 말까지 등장하지만 말벌이나 전갈, 거머리는 보이지 않는다. ‘비호감’ 생물들은 판매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보는 자연의 형상은 언제나 반쪽짜리다. _ 서문 중에서

현대인에게 자연은 먹거리나 제공하는 풍요의 땅일 뿐, 욕실 곰팡이나 개미, 촌충의 서식지가 아니다. 이 책의 저자 댄 리스킨은 인류가 진화할수록 엄연한 자연의 구성원들이 단지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되레 침입자 취급을 받고, 자연이 생존을 위해 행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잔인함조차 기업의 상술로 미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생물학자로서 ‘오로지 꿀만 있고 침을 쏘는 벌은 없는’ 기형적인 자연은 그저 인간의 환상 속에 존재할 뿐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자연적’인 것을 추구하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의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를 둘러싼 ‘온화한’ 대자연의 이면을 수백 종의 다양한 동식물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탐욕, 색욕, 나태,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이라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자연에 투영해 자연의 욕망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했다. 독자들은 흡혈박쥐를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걸쭉한 박쥐 배설물의 진창 속을 기어 다니고, 자신의 두피에 자리를 잡은 말파리 애벌레와 친구가 되고, 아들을 출산하는 부인 곁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저자와 함께 자연의 예기치 못한 순간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 이제 수백여 종의 매혹적이고도 섬뜩한 생물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보자. 이 책은 혹독한 자연이 우리를 어떻게 인간답게 만들었고, 우리가 보금자리라 부르는 이 끔찍하고도 경이로운 지구에 대한 인간의 책무는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자연이 온화하고 풍요로운 존재라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모순을 파헤치다


자연은 아름다운 한 장의 풍경 사진이 아니다. 그곳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난무하는 잔인한 전쟁터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자연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연을 떠올릴 때, ‘평화롭고 온화한’ 이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는 대개 우리에게 뭔가를 팔고자 하는 광고회사와 기업들의 상술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늘 행복한 삶을 선사하는 자애로운 어머니’로 포장하고 날조하며 이득을 챙긴다.
저자는 이처럼 자연의 양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인간은 더 ‘자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진짜 ‘자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는 유행처럼 번지는 ‘자연적인’ 섭식, 운동, 의학을 비롯한 생활 전반에 걸친 강요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진화했으니 다시 수천 년 전 인류가 했던 방식대로 먹고 행동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하고 불완전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설한다.
책은 우리의 환상을 깨는 추하고 잔혹한 자연 세계를 소개하는 한편, 한 인간이 또 다른 한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 이를테면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사적인 여정도 보여 준다. 한 인간이 타인을 향해 갖는 좋은 감정을 사람들은 흔히 ‘선’ 혹은 ‘사랑’이라 표현하지만, 저자에게 아들 ‘샘’의 탄생은 DNA를 후대에 남기려는 생물학적 욕구를 인정하며 살아온 생물학자로서의 자신과, 한 인간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 아버지로서의 자신 사이에서 마주하게 된 모순 그 자체였다. 이는 저자 스스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리처드 도킨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의 주제와도 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샘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나의 DNA를 보호하고 남기려는 생물학적 욕구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지극히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선이나 악이라는 개념을 적용해야 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 우리가 부성애라고 느끼는 것은 사실 다음 세대로 전달된 자신의 DNA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말파리의 행동이 ‘악’이 아니라면, 샘에 대한 내 감정을 ‘순수하다’거나 ‘선하다’고 할 이유도 딱히 없다. 내가 뭔가 굉장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내 DNA가 뇌를 속여 믿게 만든 것일 뿐이다. _ 본문 23쪽

인간이 사회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날조된 자연의 이면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책은 대자연이 인간보다 7대 죄악을 더 악랄하게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의 답과, 자식을 향한 넘치는 감정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이기적 자연’의 밀림 깊은 곳으로 향한다.


사기, 절도, 강간, 유혹, 불륜, 배신, 복수가 뒤엉킨
생존과 번식을 위한 막장 드라마


자연은 삶과 죽음이 복잡하게 뒤얽힌 역동적인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이기적인 전쟁에 의해 굴러간다. 에너지는 숙주에서 기생생물로, 피식자에서 포식자로, 부패한 사체에서 청소동물로 살아남아서 DNA를 전달하기 위해 끝없이 전쟁을 벌이는 생명체들 사이를 흐른다.
책은 가장 무자비한 자연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7가지 죄악을 길잡이로 삼아, 자연이 실로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탐욕: 얼룩말을 죽이는 것은 사자가 아니라 얼룩말이다
샌드타이거상어는 어미의 자궁에 있는 난낭 속에서 발생한다. 난낭 속에 들어 있는 각각의 배胚들은 발생에 필요한 에너지를 각자의 난황으로부터 공급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계란 노른자와 비슷한 이 난황은 상어가 태어날 준비가 되기 전에 다 고갈되어 버린다. 그러면 발생이 가장 빠른 첫째 새끼 상어는 자궁 속을 헤엄쳐 다니면서 다른 난낭과 그 안에 들어 있는 형제들을 먹어 치운다. _ 본문 35쪽

사실 이 새끼 상어는 아무 난낭이나 닥치는 대로 먹는 게 아니라 가장 큰 난낭을 찾아 먼저 먹어 치운다. 그렇게 함으로써 훗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자라날 형제의 싹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나와 같은 부류의 일원들은 내가 살고 싶어 하는 장소에 살고 싶어 하고, 나와 같은 먹이를 먹고 싶어 하고, 나와 같은 장소에서 자식을 낳고 싶어 하고, 내가 자식에게 먹이고 싶은 것을 그 자식에게 먹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위협적인 동물은 자신과 가장 닮은 동물이다.
이처럼 자연계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행위들은 대부분 배고픔이나 성욕보다는 자신의 DNA를 남기려는 단계에서 주로 관찰된다. 예를 들어 보석말벌은 새로 태어날 자식들이 좀 더 신선한 상태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먹이를 살려두고, 잔인하게도 매일 조금씩 뜯어 먹게 한다.

▶나태: 기생충 낙원의 평범한 하루
보석말벌에게 쏘인 바퀴벌레는 아무 의지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말벌은 바퀴벌레의 더듬이를 잡아 개처럼 끌고 자신의 굴로 들어가 바퀴벌레의 몸속에 알을 낳고 땅에 묻는다. 알에서 나온 애벌레는 곧장 바퀴벌레의 몸을 파먹기 시작한다. 애벌레는 가능한 한 바퀴벌레를 신선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바퀴벌레의 몸 곳곳에 항균 물질을 분비하고 치밀한 순서에 따라 바퀴벌레의 장기를 갉아먹는다. 이런 전략 덕분에 말벌의 애벌레는 바퀴벌레를 몇 주에 걸쳐 먹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끔찍한 사실은, 애벌레가 성체 말벌이 되어 바퀴벌레의 몸을 뚫고 굴 밖으로 나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바퀴벌레가 살아 있다는 점이다. _ 본문 114쪽

살아 있는 숙주의 몸에 알을 낳는 것 역시 생물학적으로 드문 현상이 아니다. 살아 있는 숙주의 몸에 알을 낳는 동물을 ‘포식기생자’라 부르는데, 곤충의 약 10퍼센트가 여기에 속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모든 파리종의 약 5분의 1이 포식기생자에 해당한다. 우리가 지금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평화롭고 온화한’ 자연 곳곳에 사는 수많은 동식물이 이런 고문을 당하고 있다.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면만 보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자연의 실상은 썩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그 모든 이기적이고 교활한 행위들은 자신의 DNA를 후대로 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잡아먹거나 독살하고, 우리 몸에 기생하면서 알을 까려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자연의 추악함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자연적’인 삶을 사는 길이다


사람들이 ‘자연’이라는 단어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그런 인식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자신을 동물의 한 종일 뿐이라고 인정하는 대신, 자연을 성스럽고 영적인 반열로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연이 경이롭고 완벽하다고 말함으로써, 인류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도 자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DNA를 복제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성스런 피조물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이미지일 수 있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로 살겠다고 몸부림 중이다. 이처럼 자연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대체로 잔인하고 추악한 피바다이며, 인류는 그 한복판에서 진화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자연이 아무리 무자비하다 해도, 인간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백 종의 동식물과는 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눈앞의 먹이에 급급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만 고프 섬의 생쥐를 예로 들며, 인간의 자연적 본능이 마치 지적 행동의 출발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멈추고, 인간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만약 이 생쥐들이 자신들이 향하고 있는 길을 깨달아서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행동을 당장 멈추고, 집단적으로 욕구를 조절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나 그들은 그럴 수 없다. 생쥐는 생쥐이기 때문이다. 육식을 멈추고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것이 그들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자연선택에 의해 도태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모든 생쥐가 적게 먹거나 새끼를 덜 낳는 전략이 집단 전체에 유익하다고 해도, 양심적인 생쥐보다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생쥐들이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진화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처리하지는 못한다. 고프 섬의 생쥐는 결국 본능을 따르다가 불운을 맞게 될 것이다. _ 본문 308쪽

저자는 ‘공존’이 아닌 ‘생존’을 이야기한다. 사실 자연은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다. 단지 우리가 꾸며낸 거짓된 환상이 우리를 배신했을 뿐이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찾아 오랜 시간을 헤맨 인류에게, 우리 손으로 자연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저자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생쥐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대자연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찾아야 할 진정한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가 동물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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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TV에 나오는 북극곰을 보며 귀엽다고 말하지만, 북극곰은 북극에서 사람이 죽는 원인 중 1, 2위를 다툰다. 바다를 헤엄치는 범고래는 그 멋진 외양과 달리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포식자다.
자연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늘 기생충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우리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날것 그대로의 대자연을 보여 준다.
_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민의 기생충 열전』 저자

가장 역겹고 불쾌한 것을 매혹적이고 아름답게까지 보이게 만드는 댄의 재주에 탄복했다.
_ 크레이그 퍼거슨_영화배우, CBS 〈The Late Late Show wite Craig Ferguson〉진행자

흡혈박쥐와 시체성애 두꺼비에 관한 책이 정신을 고양시키는 경험으로 이어지다니! 『자연의 배신』은 추잡하고 섬뜩하지만 한편으로는 매혹적인 생명의 일면을 살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_ 칼 짐머_『기생충 제국』의 저자

더러 엽기적이기까지 한 자연의 전략들을 둘러보는 매혹적인 여행을 통해 당신과 나, 그리고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다른 생명체를 죽이거나 괴롭히는 피조물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의 연구는 철저하고 경이롭지만,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진화’라는 도박이 작용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보게 될 것이다.
_ 칩 월터_『사람의 아버지』의 저자

과학 ‘덕후’들은 다 모여라! 매혹적이면서도 재미난 시각에서 바라본 ‘자연’의 이면을 보게 될 것이다. 웃다가 배우다가, 어쩌면 구역질이 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자연스러운 거니까!
_ 에드 로버트슨_[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의 리드싱어

환상적인 사실들과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나면, 결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자연을 보지는 못할 것이다.
_ 페니 르 쿠터_『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의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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