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6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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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08쪽 | 748g | 140*210*35mm |
ISBN13 | 9791185051826 |
ISBN10 | 1185051821 |
발행일 | 2015년 06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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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08쪽 | 748g | 140*210*35mm |
ISBN13 | 9791185051826 |
ISBN10 | 1185051821 |
남편 크리스토프와 긴 여행을 준비하던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11반의 피아 키르히호프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벌어진 연이은 살인사건 탓에 여행을 포기하고 수사에 합류합니다. 희생자들은 평범하고 원만한 사람들이었지만, 파괴력이 큰 총알에 의해 뇌와 심장을 관통당합니다. 단서 하나 못 잡고 당황하던 피아와 강력11반 반장 보덴슈타인은 어느 날 부고장으로 꾸며진 범인의 메시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10년 전 장기이식수술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한 복수를 벌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무수한 용의자만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그 누구도 범인으로 특정하기 힘든 난감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타우누스 스나이퍼’로 별명 붙은 범인의 복수극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지나 새해가 돼서도 멈출 줄 모릅니다.
‘타우누스 시리즈’ 가운데 뿌리 깊은 원한에 기인한 복수극을 그린 ‘깊은 상처’와 여러 모로 비슷한 느낌을 준 작품입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함에다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까지 장착한 추악한 인간들, 그들로 인해 몸과 마음에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고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했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상처받은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탐욕의 화신들을 향해 복수하는 범인 등 캐릭터와 사건은 물론 정서나 여운에 이르기까지 닮은 부분이 무척 많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초반부터 범인이 뛰어난 저격수라는 점은 물론 그 정체가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지만, ‘누구나’ 범인이 될 가능성과 동기를 지니고 있기에 독자는 마지막까지 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또한 피해자 가족에게 전달된 부고장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범인의 의중과 희생자들 사이의 연관성까지 공개함으로써 경찰과 독자에게 일종의 ‘도전장’을 던지기도 합니다.
“죄 지은 자들은 고통을 맛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관심, 욕심, 허영, 부주의를 통해 초래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나는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러 왔으니 죄를 짊어진 자들은 두려움에 떨 것이다.” (p214)
하지만 피아와 보덴슈타인을 비롯한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11반은 희생자들의 면면이 범인의 주장처럼 ‘죄를 짊어진 자들’이 아닌 탓에 혼란에 빠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의 목적이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자신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는 것이라는 걸 깨닫곤 큰 충격에 빠집니다.
범행 자체는 끔찍하고 잔혹하지만,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물론 독자마저도 출판사의 소개글대로 “배신감과 더불어 깊은 슬픔과 공감”이라는 복잡하고 역설적인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누구를 혐오해야 할지, 누구를 동정해야 할지, 정답을 알면서도 선뜻 답을 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할까요?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보덴슈타인이 여러 차례 순도 100%의 과격한 분노를 쏟아낸 건 어쩌면 ‘복잡하고 역설적인 감정에 빠진 독자’를 대변하고 위로하기 위해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나이퍼에 의한 연쇄살인사건 만큼이나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겪는 가족 문제가 적잖은 분량에 걸쳐 묘사됩니다. 결혼을 앞둔 설렘, 아직도 앙금이 남은 전 남편 헤닝과의 관계, 그리고 20년 넘게 벽을 쌓아놓고 살아온 부모형제에 대한 증오심 등 피아의 마음속에서 복잡하게 자리 잡은 가족에 대한 애증이 그려지는가 하면, 이혼 후 삶의 뿌리가 흔들렸지만 이제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보였던 보덴슈타인이 실은 여전히 혼란의 한복판에 놓여있음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줍니다. 가족에 대한 두 사람의 애증과 혼란은 범인에게 살해당한 희생자들의 사연과 맞물려 가족이란 무엇인지, 언제나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인지, 혹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존재는 아닌지 등 어려운 질문들을 연이어 던집니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적인 수준의 사건들을 좀더 큰 맥락의 서사 - 역사적 배경, 사회구조적 문제, 지도층의 도덕적 부패 등과 연관시킴으로써 단순히 ‘범인 찾기’에 그치지 않고 묵직한 여운과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는데 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 역시 그런 점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야금야금 늘어나다가 이제는 가뿐히 600페이지를 넘기는 게 당연시된 분량이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적 복수라는 소재에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미덕까지 겸비한 덕분에, 또 평소보다 더 많이 힘들어하고 더 많이 괴로워하고 더 날것 같은 감정들을 쏟아낸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매력적인 콤비 플레이 덕분에 시리즈 가운데 랭킹을 매긴다면 꽤 상위권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넬레 노이하우스 책이 푹빠져있습니다.
이 책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경험한 사람이 경찰을 믿지 않고
관련된 사람들의 가족을 처단하고 본인도 자살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저렇게 가족을 잃으면 이성을 잃게 될 것도 같습니다.
과연 용서가 될까요. 곱씹고 곱씹어도 용서가 안될 수도 있지요.
그런내용입니다. 그렇다고 과연 개인이 응징을 해도 될까요.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생길까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넬레노이하우스 님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