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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괴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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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40g | 140*210*27mm
ISBN13 9791185051710
ISBN10 118505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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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오늘의 카나는 텔레비전 뒤편의 틈새에 말을 걸고 있었다.
그저께와 마찬가지로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냐고 물어보니, “키요.”라고 대답했다. 언제부터 친구가 되었느냐고 물어보니, 이사 오고 나서 조금 뒤라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카나가 혼자서도 즐겁게 놀게 되었을 무렵이 아닐까.
다만 텔레비전 뒤의 어디에 키요가 있느냐고 묻자 “어두운 곳”이라고 말했다. 그 대답에 어쩐지 납득이 갔다.
전에 카나는 냉장고와 찬장 사이를 향해 말을 걸던 적이 있었다. 키요는 분명 그런 어둠 속에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어째서 그런 곳에 있는 것일까. 아니, 진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카나가 그렇게 상상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카나는 왜 일부러 어두운 곳을 고른 것일까. --- pp.61-62

……와레온나였다.
눈처럼 새하얀 무표정한 얼굴에 넓은 이마. 조금 치켜 올라간, 길게 찢어진 두 눈. 작지만 오뚝한 코. 반들반들한 두 뺨. 작지만 기품 있는 입술. 작고 갸름한 턱을 멀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전부 손질되지 않은 머리카락과는 정반대의,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다만 얼굴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삐뚤빼뚤하게 뒤틀린 금이 없었을 경우의 이야기지만. --- p.125

그때 갑자기, 검은 봉투 같은 것이 스멀스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머리에 떠오른 것은 거대한 애벌레의 이미지였다. 그런 것이 존재할 리 없는데도, 검고 포동포동한 거대한 애벌레가 지붕 위를 기어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설마.
역시나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하이츠의 지붕 위를 뭔가가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살찐 큰 고양이인가.
여기서 간신히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골이니까 너구리나 족제비일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작은 동물이 틀림없을 것이다.
전에 들었던 소리도 저 녀석이 냈을 것이다.
알고 보니 정말 김이 샌다. 나중에 돌이라도 던져서 저것을 쫓아버리자. 그렇게 내가 결심했을 때였다.
스윽, 하고 그것이 일어섰다. --- pp.173-174

지금 저 여자는 울먹이며 소리치고 있다. 어째서인지 그 격한 어조에는 마치 용서를 구하는 듯한 후회의 마음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상한 것은 그 여자 이외의 목소리가 일체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묵묵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더라도 기침이나 재채기, 몸을 움직이는 소리는 날 것이다. 그렇지만 그밖에는 아무런 소리도, 기척도 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이상한 무늬가 그려진 벽을 향해 혼자서 열심히 이야기하는 여자……. --- pp.303-304

그녀가 한 집 앞에서 멈춰 서서 중얼거렸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있다.”
그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은 밤중에 기묘한 소리에 잠을 깼다. 지붕을 뭔가가 후두둑후두둑 두드리는 듯했다. 처음에는 빗소리인가 했지만 아무래도 눈치가 달랐다. 밖을 봐도 비가 내리는 기미는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해서 밖으로 나와 보니, 지붕에서 조약돌들이 후둑후둑후둑 굴러 떨어졌다.
조약돌 비가 내리고 있던 것이다.
믿기지 않아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려니 점차 조약돌이 주먹만 한 돌이 되고, 급기야는 바위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황급히 가족 모두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 pp.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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