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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쳤다!

한국인은 미쳤다!

: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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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310g | 148*215*12mm
ISBN13 9788956053332
ISBN10 895605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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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쳤다!

“그럼 벽에 부딪힌 소리는 뭐였습니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표님이 서류나 사전을 벽 쪽으로 집어던졌을 거예요. 자주 있는 일이니까 놀라지 마세요. 서로 욕도 하고 서류도 던지고 문도 쾅쾅 닫고 하니까요. 처음에는 충격적일 수 있지만 곧 익숙해져요.”
(중략) 나는 천천히 내 사무실로 돌아왔다. 경직된 분위기의 사무실, 난해한 서류더미, 직원이 책이나 다른 물건을 얼굴에 맞았을지도 모를 벽 너머를 눈으로 쭉 훑어보고는 나직이 말했다.
“에리크,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 온 걸 환영한다.”
---「본문 9쪽, 프롤로그」중에서

로드맵을 받은 사원에게 발언권은 없다. 결정 과정에서 한 번도 사원의 의견을 묻지 않을 뿐 아니라, 사원은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도 아무 말을 할 수 없다. 새로 정해진 목표는 과거의 실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수치만 더 높아진 것이다. 보통 월 단위로 정해지는 기준 기간이 끝나면 수십 개가 넘는 항목에 세 가지 색깔로 표시를 해야 한다. 목표를 100퍼센트 달성했을 때에는 초록색, 95퍼센트 이상일 때에는 노란색, 그 이하는 붉은색이다. 평가 시스템은 가혹하다. 목표의 99퍼센트까지 달성해도 그것은 목표를 달성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90퍼센트는 말 다했다.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46~47쪽, 3장 효율로 무장한 한국 기업들」중에서

수술은 새벽 2시에 끝났다. 한국인 직원들은 의사에게 몰려들었다. 수술이 잘 끝났다는 의사의 답변을 듣고 안심한 그들은 드디어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언제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요?” 그 표현 자체에 나는 깜짝 놀랐다. 물론 걱정보다는 희망을 담은 말이었다. 환자의 복귀가 궁금한 것은 그의 쾌유를 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표시가 다시 일하는 것이라니, 한국인은 아마 죽음의 문턱에서도 업무의 바퀴에 짓눌릴 것이다. 업무를 벗어나면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66쪽, 4장 엘지 제국의 일상」중에서

그날따라 유난히 건배의 강도가 셌다. 우리는 모두 우두머리들이었다. 환호성과 맹세가 두 시간이나 이어졌다. 나는 배도 고팠고 술에 취해 테이블 밑에 나뒹굴까봐 빈속을 채우기 위해 테이블 위에 있던 장식용 풀을 몰래 뜯어 먹었다. 식사가 시작되자 테이블별로 무대 위로 나가 걸으면서 사람들을 향해서 다짐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견딜 수 없는 한밤중의 추위에도 네 시간이나 이런 속도로 행사가 지속되자 참석자의 3분의 1은 거나하게 취했고, 3분의 1은 흥분한 상태였고, 나머지 3분의 1만 버티고 있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형식을 지키는 그 장면 장면들은 언제나 초현실적으로 떠오르곤 했다.

---「109쪽, 6장 꿈의 400클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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